ELS 살아나고 채권손실 줄고…증권사 1분기 실적 ‘맑음’

- 순이익 전년比 14%↑…미래에셋대우 대폭 개선
- ELS 조기상환 5배 급증…수수료 수익 선순환
- 채권금리 하락으로 채권평가손실 부담 완화



[이데일리 이후섭 기자] 미래에셋대우(006800)를 비롯해 주요 증권사의 올해 1분기 수익성이 개선될 전망이다. 채권금리 하락으로 채권평가손실 부담이 완화되고 주가연계증권(ELS) 조기상환 규모가 급증하면서 수수료 수익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삼성증권(016360)·한국금융지주(071050)·메리츠종금증권(008560)·키움증권(039490) 등 주요 증권사의 순이익 합산 추정치는 321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4.6% 증가할 전망이다. 미래에셋대우의 순이익은 전년동기대비 62.3% 늘어난 867억원으로 추정되며 키움증권(540억원)과 삼성증권(495억원)도 각각 6.9%, 6.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메리츠종금증권은 4.4% 늘어난 524억원을, 한국금융지주는 1.4% 감소한 791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ELS 조기상환이 급증하면서 증권사 실적 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조기상환된 ELS는 20조280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25%, 전분기대비로는 146% 증가했다. 1월 4조3604억원에서 2월 7조1119억원을 거쳐 이달 8조8078억원으로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가 올들어 10% 가까이 오르는 등 글로벌 증시가 호조를 보이자 조기상환 조건을 충족한 투자자들이 이익을 확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HSCEI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 발행잔액은 전체 발행잔액의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강승건 대신증권 연구원은 “ELS 조기상환 급증으로 증권사 수수료 수익이 크게 증가했다”며 “ELS 발행 규모 또한 2015년 중국증시 급락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다”고 판단했다. 결국 ELS 조기상환은 재발행으로 연결되며 증권사의 ELS 수익 선순환을 이끌고 있다는 설명이다. 1분기 ELS 발행 규모는 17조3621억원으로 전년동기와 전분기 대비 각각 134%, 72% 늘었다.

삼성증권이 ELS 조기상환 증가로 최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강 연구원은 “삼성증권의 ELS 조기상환 규모가 전분기대비 120% 넘게 증가하며 수수료 인식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라며 “삼성증권의 경우 리테일 판매 규모가 경쟁사대비 월등히 크고 자체헤지 비중이 높아 조기상환 선순환에 진입할 경우 실적개선 속도가 가장 빠르게 나타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실제 삼성증권의 순이익 컨센서스는 한 달 전에 비해 19.2% 늘어나며 가장 큰 증가폭을 기록했다.

미래에셋대우도 ELS 수수료 이익 증가에 힘입어 트레이딩 부문 실적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서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우선 미래에셋대우의 ELS 발행 잔액은 지난달말 기준 14조9000억원으로 2위 NH투자증권(8조7000억원)의 약 170% 수준”이라며 “또 지난해 합병 과정에서 저하됐던 투자은행(IB) 부문의 영업력도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말에 비해 채권금리가 하락하면서 채권평가손실에 대한 우려가 축소된 점도 실적 개선의 배경으로 꼽힌다. 지난해 4분기 채권금리 상승으로 인한 증권사의 채권 처분·평가손실은 1조1000억원 규모로 파악된다. 그러나 올들어 채권금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부각되면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기준 국고채 1년물과 3년물 금리는 1.467%, 1.662%로 지난해 12월말 대비 각각 0.129%포인트, 0.064%포인트 떨어졌다. 강 연구원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으로 금리 상승을 우려했지만 기대감이 지난해말 집중적으로 반영됐고 점진적인 인상기조가 확인되면서 1분기 채권평가손실 우려가 제거됐다”고 판단했다.

다만 올들어 국내 증시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은 소폭 개선에 그칠 전망이다. 1분기 일평균거래대금은 7조40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27% 감소했고 전분기대비로는 4.33% 증가하는데 그쳤기 때문이다. 박혜진 교보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스피지수 상승으로 인한 기대감이 증권업종 지수에 반영되고 있지만 보로커리지 수익은 업종 지수와는 별개로 답보 상태”라며 “거래대금 증가는 개인투자자의 증시 참여가 견인하는데 최근 코스닥지수 보다 코스피지수의 수익률이 좋게 나오면서 개인의 참여가 저조한 상황이라 거래대금 증가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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