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폭락에…3244억원 규모 DLS 원금손실 가능성

- 5개 증권사 126개 DLS 위험 발생
- "당분간 20~40달러 저유가 지속"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국제 유가가 20달러 선까지 떨어지면서 원금 손실(낙인·knock in) 위험이 발생한 유가 파생결합증권(DLS)이 대폭 증가했다.

17일 각 증권사에 따르면 전일(16일) 국제유가를 기준으로 NH투자증권·미래에셋대우·한국투자증권·KB증권·삼성증권에서 발행한 원유 DLS 총 156개에서 유가 하락으로 원금 손실 조건이 발생했다. 이들 DLS는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또는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가격을 기초자산 중 일부로 삼고 있다.

전체 발행규모는 3244억원에 이른다. NH투자증권은 50개 1441억원, 미래에셋대우는 25개 795억원, 한국투자증권은 38개 514억원, KB증권은 13개 352억원, 삼성증권은 30개 143억원이다. 앞서 하락 배리어 미만으로 떨어진 상품과 여타 증권사를 합하면 누적 규모는 훨씬 더 늘어난다. 대부분 2018년 초부터 올해 1월 발행됐다. 당시 유가는 60~75달러 선에 머물렀다. 유가가 발행 당시 기준가격의 약 50% 미만으로 떨어지지 않는 이상 원금 손실은 발생하지 않도록 설계됐다.

문제는 지난 6일(현지시간) 석유수출국기구(OPEC)과 러시아가 추가 감산량에 대한 견해차이로 합의 도출에 실패하면서다. 여기에 사우디아라비아까지 증산을 선언하면서 유가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지난달 말 배럴당 44.76달러에 거래되던 WTI는 지난 16일 28.70달러까지 떨어졌다. 보름 만에 35.88%나 떨어진 금액으로, 최근 10년 사이 26.21달러까지 떨어졌던 2016년 2월에 근접한 수준이다.

물론 DLS는 2~3년 가량 만기이기 때문에 조기 상환 실패가 곧 투자금 손실을 의미하진 않는다. 조기 상환을 원하는 투자자로선 의도와 달리 자금이 묶일 수 있고, 최악의 경우에는 원금 전액을 잃을 수도 있다. 향후 중간기준가격 결정일 또는 최종기준가격 결정일에 각 기초자산의 종가가 약속된 가격 이상으로 상승하면 원금 및 약정된 수익률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저유가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봤다. 심혜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확진자 수 증가가 본격화 된 상황에서 미국의 적극적 중재나, 산유국의 전향적 태도 전환이 가시화되지 않는 한 배럴당 20~40달러 대의 낮은 유가 수준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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