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살아난 ELS…안정성 더했더니 인기 `쑥`

- 신한금융투자 리자드 ELS 1조 이상 판매
- 중위험 중수익 특성 살린 ELS로 자금 쏠려
- 금융투자업계, 안정성 높인 새로운 상품 잇달아 출시

[이데일리 박형수 기자] 뉴욕 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가 랠리를 보이는 와중에도 국내 증시는 여전히 박스권에 갇혀 있다. 지난해 큰 폭으로 올랐던 삼성전자를 비롯한 정보기술(IT)주마저 최근 조정흐름을 보이면서 개별 종목 투자자도 재미를 못보고 있다. 최근 주가연계증권(ELS)이 매력적인 투자처로 다시 뜨는 이유다. 특히 대내외 불안정성으로 언제든 증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안정성을 강화한 ELS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

◇리자드배리어 더했더니…NH·신한 1조 판매고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투자는 최근 리자드 ELS 누적 판매고 1조원을 돌파했다. NH투자증권에 이어 업계 두번째다. 리자드 ELS는 위기에 처한 도마뱀이 꼬리를 자르고 도망치듯 기초자산이 추가로 하락하기 전에 조기상환을 통해 위험을 관리할 수 있는 상품이다. 신한금융투자가 최근 판매한 리자드 ELS를 보면 구조를 이해할 수 있다. 닛케이225지수,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구성한 리자드 ELS를 판매했다. 6개월마다 기초자산이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연 3.70% 수익과 원금을 상환하는 구조다. 여기까지는 일반 ELS와 다르지 않다.

리자드 ELS는 일반 ELS와 달리 조기에 상환받을 조건이 하나 더 있다. 조기 상환 조건을 만족하지 못해도 가입 후 12개월 시점까지 모든 기초자산이 종가 기준으로 최초 기준가격의 65%(리자드배리어) 미만으로 하락한 적이 없으면 투자자는 원금과 함께 연 수익률의 두 배 수익을 받는다. 1년 동안 기초자산으로 들어간 지수가 급락하지 않으면 원금과 함께 시중 예금금리의 3~4배에 달하는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 투자자 사이에서 인기를 끈 요인이다.

◇작년 40% 줄어든 ELS…안정성 강화해 인기

특정 ELS 상품이 1조원 이상 팔린 것에 대해 금융투자업계는 고무적인 현상으로 인식했다. 박스권 증시에서 상대적으로 적은 위험을 감수하고 예금보다 높은 수익을 낼 금융상품으로 다시 자리 잡은 것으로 보고 있다. 작년초 홍콩 H지수가 급락하면서 투자자 사이에서 ELS 투자에 대한 경각심이 커졌다. 중위험 중수익 상품으로 여기고 자금을 넣었던 투자자들은 원금 손실을 걱정하기 시작했다. 게다가 금융당국이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 발행에 대해 감독을 강화하면서 지난해 ELS 발행규모는 전년대비 큰 폭으로 줄었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발행된 ELS는 총 49조2000억원으로 2015년 77조원 대비 40%나 줄었다.

올들어 분위기가 달라진 데는 증권사가 앞다퉈 안정성을 높인 ELS를 발행한 덕분이다. 10년 가까이 ELS 발행업무를 담당한 최영식 신한금융투자 OTC 부장은 “안정성을 보완하면서 중위험 중수익 상품으로 ELS 투자가치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며 “높은 쿠폰을 제시하려고 상환 조건을 높이는 것보다 조기상환에 초점을 둔 ELS에 대한 수요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안정성 강화한 ELS 신상품 더 내놓는다

리자드 ELS를 통해 투자자의 니즈를 확인한 금융투자업계는 안정성을 강화한 ELS 상품을 추가로 내놓고 있다. NH투자증권은 기존 ELS에 조기상환 조건을 하나 더 추가한 ‘듀얼 엑시트(Dual EXIT)형’ ELS를 출시했다. 보통의 3년 만기 ELS처럼 발행 후 6개월마다 조기상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이고 2차 조기상환 평가일부터 각 상환평가 기간 6개월 동안 최초 기준가격 대비 30% 이상 하락한 적이 없으면 조기 상환하는 조건을 추가했다. 주식시장에 큰 변동성이 발생하더라도 평가 기간에 6개월 정도만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조기상환된다.

신한금융투자도 기계적으로 6개월마다 조기 상환기회를 주는 기존상품과 달리 발행사에 의해서 3개월 후 매월 상환되는 구조를 갖춘 이슈어 콜(issuer call) ELS를 준비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에 상환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위험에 노출되는 기간도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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