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硏 "펀드 대신 ELS·랩으로 쏠림 커져…규제개선 필요"

- 자본硏 20주년 기념 컨퍼런스
- 특정상품에 주로 투자…기관투자자 위주 구성
- "자산관리 서비스 연계 상품판매 기능 강화해야"

[이데일리 이후섭 기자] 국내 금융상품 투자자는 특정 유형의 상품에만 주로 투자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금융상품의 경우 자산관리 기능이 미흡하며 불완전판매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수요기반 확대 등 금융투자업계의 자체 혁신 뿐만 아니라 정부의 규제 개선도 병행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김종민 자본시장연구원 펀드·연금실장은 2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한국경제 재도약을 위한 자본시장의 역할`이란 주제의 자본시장연구원 20주년 기념 컨퍼런스에서 “국내 금융투자상품은 기관투자가 위주의 상품으로 구성됐고 자산 관리보다는 상품 판매 중심의 유인체계를 갖춰 노후준비 수단으로서의 효용성이 떨어진다”며 “단순 판매보다는 자산관리서비스와 연계된 상품판매 기능을 강화하고 저비용·맞춤형 자산관리 플랫폼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원이 이날 발표한 `우리나라 자본시장 상품의 다양성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투자상품별 투자수요 분할정도 추정치는 0.708로 조사됐다. 주가연계증권(ELS)·파생결합증권(DLS) 포함 시에는 0.953으로 집계됐다. 이는 투자자 입장에서 금융상품간 대체성 또는 이동성이 매우 낮음을 의미한다. 또 증권사 금융투자상품 투자자는 주로 기관 위주로 구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정금전신탁과 일임형랩의 개인투자자 비중은 각각 10%, 20% 내외인 것으로 추정됐다. ELS와 DLS 개인투자자 비중도 30~40%에 불과했다. 지난해말 기준 ELS와 DLS 공모잔액 비중은 각각 64%, 16%로 조사됐다. 더불어 지난해말 기준 증권사에서 판매하는 펀드의 개인투자자 비중도 13%로 집계됐다. 김 연구원은 “국내 투자자는 여러 상품보다 특정 상품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며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자산관리 기능이 미비하다”고 지적했다.

ELS·DLS와 일임형랩 상품으로의 쏠림이 관찰됐다. 증권사 상품에서 ELS·DLS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9%에서 지난해 17%로 증가했으며 일임형랩도 13%에서 17%로 늘었다. 반면 펀드는 51%에서 39%로 급감했다. ELS에서는 기초지수별 쏠림도 나타났다. 코스피200 ELS 판매비중은 지난 2011년 62%에 달했으며 이로 인한 수익률 저하 현상도 관찰됐다. 2014년 이후 홍콩 H지수로의 쏠림은 보이지 않았으나 향후 홍콩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의 수익률이 하락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는 판단이다. 실제 지난 2015년 발행된 홍콩 H지수의 수익률은 2.3%로 2011년(11.2%) 대비 9%포인트 가량 하락했다.

개인투자자의 공모펀드 이탈이 계속되고 있다. 공모펀드의 개인투자자 비중은 지난 2010년 67%에서 지난해 49%로 하락했다. 개인투자자의 공모펀드 판매잔고는 지난 2011년 이후 25조원 감소했으며 특히 주식형의 경우 42조원 급감해 전체 판매잔고 감소분(44조원)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김 연구원은 “공모펀드 수요기반 약화는 신뢰저하의 결과”라며 “공모펀드의 가격민감도는 개인이 기관투자가보다 낮아 펀드 판매과정에서 이해상충 또는 불완전판매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국내 금융투자상품이 자산관리 수단으로서의 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반투자자가 자산관리서비스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이를 위한 정부의 정책과제로 맞춤형 자산관리서비스 확대, 자산관리 수단으로서의 공모펀드 기능 제고, 노후소득 안정을 위한 금융상품 관련 제도 개선 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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