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채 시장도 덮친 DLS 대란…약세 언제까지?

- DLS·ELS에 기초자산으로 담아…발행 줄어 수급 영향
- 독일국채 DLF 1250억 규모…여전채 20~30%에 그쳐 `미미`
- 안심전환대출도 투자심리 `발목`…실제 영향은 글쎄
- 이달말쯤 강세 전환…ELS 발행시장 회복 기대

[그래픽=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이데일리 김재은 기자] 독일 국채 금리 연계 파생결합증권(DLS)·파생결합펀드(DLF) 손실 우려가 카드·캐피탈·할부리스채 등 여신금융전문채(여전채) 시장까지 덮쳤다. 주가연계증권(ELS), DLS를 포함한 파생결합증권 발행이 급감하면서 담보자산으로 활용되던 여전채 수요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안심전환대출로 인한 수요 급감 우려까지 더해지면서 최근 회사채보다 두배 빠른 속도로 금리상승(가격하락)을 보였다.

다만 조만간 ELS 발행이 다시 늘어날 것이란 기대가 높고 여전채 가격조정이 충분히 이뤄졌다는 점에서 이같은 약세는 오래 가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 쉼없이 달려온 여전채, DLF에 안심전환대출 겹악재로 ‘뚝’

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6일 기준 AA- 3년만기 여전채 금리는 1.723%로 지난달 초(1.636%)에 비해 8.7bp 급등한 상태다. 같은 기간 AA- 3년만기 회사채 금리가 1.626%에서 1.67%로 4.4bp 상승한 데 비하면 2배 가까이 금리가 오른 것이다.

이에 따라 여전채와 회사채간 금리차이도 벌어졌다. 지난해 8월 8일 기준 여전채 AA- 3년물과 동일등급 회사채 3년물간 금리차이(스프레드)는 18.9bp을 기록한 후 꾸준히 축소돼 지난달 8일에는 되레 -0.3bp로 역전되기도 했다. 그러나 독일 국채 DLS 디폴트 우려에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되며 최근엔 5.3bp로 재차 벌어진 상태다.

수신기능이 없어 동일등급 대비 금리가 높은 여전채는 크레딧시장 의존도가 높아 강세장에서는 상대적으로 회사채보다 금리 하락(채권값 상승)폭이 크다. 반대로 약세장에선 회사채대비 채권금리 상승 폭이 큰 특성이 있지만, 이번에는 DLS 대란에 따른 우려가 투자심리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통상 DLS나 ELS 등 파생결합증권 발행시 여전채를 담보자산으로 주로 담는다. 이는 동일등급 회사채에 비해 쿠폰 금리가 높은 데다 발행이 매달 이뤄져 유동성 확보가 쉽기 때문이다. 하지만 DLS 손실 우려가 불거지면서 발행액이 급감했고, 여전채 수요 감소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높아졌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인 세이브로에 따르면 8월 원화 ELS와 DLS 발행액은 각각 4조2748억원, 9448억원으로 전달에 비해 35%, 50% 급감했다.

여기에 정부가 이달 중순 총 20조원 규모의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을 출시한다고 밝힌 것도 여전채 투자심리 위축 요인으로 꼽힌다. 안심전환대출을 공급하기 위해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주택저당채권(MBS)을 발행하면 상대적으로 여전채 수요가 줄어들 것이란 우려에서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안심전환대출의 경우 MBS 물량 우려 등 수급 부담 가능성이 제기되며 여전채 등 크레딧물 약세에 영향을 주고 있다”면서도 “실제 물량 부담은 크지 않아 보이지만, 지금은 심리가 약해진 상태”라고 설명했다.

한광열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스프레드 확대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여전채가 회사채대비 금리 상승폭이 크다”며 “여전채의 밸류에이션 부담과 파생결합상품 손실 우려에 따른 향후 수급 악화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 여전채 약세 언제까지…“ELS 발행시장 회복 기대”

전문가들은 여전채 약세가 적어도 추석 이후나 분기말 효과로 인해 이달 말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김상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수급 관련 이슈가 단기간에 소멸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여전채 금리 추세가 바뀌더라도 동일 등급 회사채와의 금리차이가 빠르게 좁혀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약세 폭이 더 심화하지는 않을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10월 한국은행이 금리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높고, ELS 발행액이 다시 늘어날 것이란 기대도 있기 때문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독일 국채 금리 연계 DLF 판매규모가 1250억원이고 이 가운데 여전채 비중은 20~30%에 그칠 것이란 분석이 있다”며 “ELS와 DLS 발행 위축에 따른 여전채 신규 매수 수요 위축 등 수급이 다소 꼬일 수는 있지만 여전채 펀더멘털에는 문제가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 ELS와 DLS 발행규모는 크게 줄었지만 앞으로 ELS 발행시장은 조만간 위축됐던 투자심리가 풀릴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이중호 KB증권 연구원은 “ELS의 경우 기본적으로 손실이 발생해서 투자가 감소한 것이 아니라 최근 홍콩의 정치이슈로 인한 홍콩 H지수 우려 때문에 투자가 감소한 것”이라며 “시간이 흐를 수록 기초자산의 가격 메리트가 서서히 부각되면서 짧게는 1~2개월, 길어봐야 분기 내 이슈가 종료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금리 상승으로 여전채의 가격 매력이 높아졌다는 분석도 있다. 김상만 연구원은 “월간 기준 신용스프레드의 변동폭 추이를 살펴보았을 때 지난 8월의 스프레드 확대는 2016년 10월 이후 최대 수준을 보였다”며 “가격변동폭만 놓고 본다면 주로 수급적인 요인에 의해 촉발된 이번 조정은 어느 정도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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