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린이’ 급증에도 증권사 실적 암울… ELS 손실폭탄 '한숨'

- 증권사 1분기 영업익 전년比 80~90% 감소 전망
- ELS운용 손실 탓…규모 가늠안돼 전망치 수백억씩 차이도

[이데일리 이슬기 기자] 증시로 개인투자자들이 몰려들면서 신규 계좌개설이 급증하고 거래대금도 크게 증가했지만 증권사들은 웃지 못하는 상황이다. 주식 위탁매매 비중이 예전에 비해 크지 않은데다 고객유치 경쟁으로 수수료를 크게 낮추면서 큰 수익원으로 기대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반면 파생결합증권(ELS) 에서 손실이 발생하면서 1분기 실적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심지어 그 손실 정도가 어느수준인지 가늠하기 어려운 탓에 실적 전망도 수백억씩 차이가 나고 있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 증권사 1분기 실적 전년比 80~90% 감소 예상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미래에셋대우(006800)의 1분기 지배주주 연결순이익 전망치는 220억원에서 770억원까지 편차가 심하다. 지난해 1분기 1670억원의 순이익을 냈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대 80% 이상 순이익이 깎일 것이라고 전망한 셈이다. 전망치는 지난달 15일 이후 1분기 실적 예상치를 발표한 증권사 네 곳을 비교했다.

한국금융지주(071050)의 순이익은 작년 네자릿수에서 올해 두자릿수로 대폭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1분기 순이익 추정치는 30억~75억원 수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580억원을 벌어들인 것의 50분의 1정도밖에 안되는 규모다. NH투자증권 이익 역시 가파르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NH투자증권의 1분기 실적 전망치는 275억원에서 382억원 수준으로 전망됐는데, 이 역시 지난해 1분기(1711억원)에 비하면 80% 이상 깎인 규모다.

이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금융시장 폭락에 증권사 손실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주식거래 활동계좌 증가폭이 11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하고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도 4월 10조8055억원으로 작년 12월 대비 113% 늘었음에도 웃지 못하는 셈이다. 언제든 주식시장에 진입하고자 대기하는 자금(고객예탁금)이 43조규모로 사상 최대 수준인 것도 위로가 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파생결합증권 헤지운용 손실 가능성과 국내외 경기 침체 우려로 인한 투자자산 손실 가능성, 주식시장 악화 및 대면 접촉 지양에 따른 IB 딜 일부 지연·취소에 따라 증권사들의 1분기 실적 부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 손실규모 가늠안돼 전망치 제각각…키움證은 주린이 수혜

이처럼 증권사들의 손실 규모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그 손실규모를 가늠하기 어려운 탓에 실적 전망이 수백 억씩 엇갈리고 있다는 게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의 말이다. 특히 가장 큰 손실이 예상되는 ELS 헤지운용 부분이 그렇다. 실제 지난 2015년 홍콩 항셍지수(HSCEI) 급락 당시 주요 증권사의 ELS 관련 손실은 300억~1500억 수준으로 다르기도 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ELS의 경우 증권사마다 헤지운용을 다른 방식으로 하다보니 손실이 어느정도인지 가늠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어 추정치에 차이가 크게 난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다만 ‘주린이(주식과 어린이를 합친 말로 주식투자 초보자를 뜻함)’의 증가로 상대적으로 수혜를 볼 증권사도 있다. 브로커리지 비중이 높은 키움증권(039490)의 경우 실적이 비교적 선방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증권사 네 곳이 전망한 키움증권의 1분기 순이익은 306억원에서 580억원 수준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실적인 1580억원의 4분의 1 수준이긴 하지만 다른 증권사 대비 실적 전망치가 가파르게 꺾이진 않았다.

김고은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리테일, 특히 브로커리지 부문이 증권사 수익에 주요한 부분을 담당할 전망”이라며 “키움증권도 자기계정(PI) 비중이 높아 1분기 운용 손실을 피할 수 없으나 ELS 관련 손실이 아니기 때문에 장기화 될 가능성도 제한적이고 최근 브로커리지 부분 호황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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