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조에서 미운오리새끼로.."ELS 어찌하오리"

- 인기톱 누리다가 폭락장 공범으로 눈총.."시장 위축될수도"
- "지금이 바로 투자해야 할 때..변동성 확대로 기대수익↑"

[이데일리 최한나 기자] 한 때는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를 누렸다. 불과 2주 전까지만 해도 그랬다. 그런데 요즘, 처지가 180도 달라졌다. 이제는 폭락장의 공범으로 몰리기까지 한다. 주가연계증권(ELS) 얘기다.

증시가 심하게 요동치면서 사상 최대 규모를 목표로 달려가던 ELS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ELS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잘 나가는 상품 가운데 하나였다. 작년 내내 매월 평균 2조원 넘게 팔려나갔을 만큼 많은 사랑을 받았다. 올들어서도 인기몰이가 계속되면서 상반기에만 20조원에 달하는 물량이 발행됐다. 월간 발행물량이 사상 최대를 갈아치우기도 여러 번.

하지만 연일 가파른 조정이 이어지면서 ELS를 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ELS는 말 그대로 주가에 연계해서 수익률을 결정하는 상품이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유형은 스텝다운형(step-down)이다. 기초자산으로 활용되는 지수나 종목의 가격구간을 정해놓고 특정 날짜에 가격이 해당 구간 안에 있으면 높은 수익을 주고, 벗어나면 수익 기회가 미뤄지거나 손실이 발생하는 구조다.

요즘처럼 주가가 급변동하는 장세에서는 지수나 종목 가격이 구간을 벗어날 확률이 높아진다. 그만큼 투자자들은 손실을 볼 가능성이 커지는 셈이다.

하락장에서 ELS가 눈총받는 이유는 또 있다. ELS를 발행한 증권사는 이 상품을 헤지하기 위해 기초자산으로 쓴 종목을 꾸준히 매수한다. ELS가 만기를 맞았을 때 투자자에게 줘야하는 금액을 미리 만들어놓기 위해서다.

그런데 ELS의 기초자산으로 쓰인 종목 가격이 일정한 수준 아래로 떨어져서 손실이 발생하면, 증권사는 투자자에게 줄 자금을 확보할 필요가 없다. 따라서 그동안 매입했던 주식을 모두 팔아버린다. 안 그래도 하락하고 있는 증시를 한층 아래로 끌어내릴 수 있는 압력이 된다. ELS 관련 매물이 증시의 복병으로 지목되는 이유다.

한 증권사 ELS 발행 담당자는 "ELS는 최종 수익률이 주가와 연계해서 결정되기 때문에 증시 조정기에는 그만큼 투자 매력이 떨어진다"며 "이런 장에서는 지수보다 개별 종목 가격이 더 가파르게 하락할 수 있기 때문에 지수형보다 종목형 발행이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도 "조기 상환돼서 투자자에게 나간 자금이 다시 유입되면서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져야 하는데 빠져나간 자금이 되돌아오지 않고 있는 상태"라며 "당분간 수요가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지금이야말로 ELS에 투자해야 할 적기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변동성이 커진 만큼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확률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주가가 아래위로 심하게 출렁거리면 구간을 벗어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에 증권사에서 반대 급부로 내거는 수익률이 오른다.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을 반영해 원금보장 조건을 끼워넣은 상품 비중도 높아진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증시 변동성이 커진 만큼 ELS에 대한 기대수익률이 이전보다 더 높아졌다"며 "이번 주 급락을 반영해서 나오는 다음 주 ELS 상품의 수익률이 괜찮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 역시 "리먼 사태 때도 30% 이상 수익을 제시하는 ELS가 나왔었고, 해당 상품에 가입한 투자자들이 크게 이익을 본 사례가 있다"며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지만 오히려 좋은 투자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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