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눈에 확 끌리네`..매력높인 ELS 속속 등장

- 현물도 펀드도 별로..ELS 수요 `급증`
- 수익 얹어주거나 빨리 확정짓거나..가려운 곳 긁어주는 상품 인기↑

[이데일리 최한나 기자] 상품은 심리를 탄다. 때마다 가장 인기있는 상품은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투자심리를 투영한다.

최근 가장 뜨거운 상품은 단연 주가연계증권(ELS)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시장이 아예 없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부를 정도로 위축됐던 ELS는 요즘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ELS를 찾는 발길이 끊이지 않으면서 증권사도 바빠졌다. 이제까지 거의 정형화돼 있던 상품을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기 위해 경쟁하고 있는 것.

◇ 조정장에 지친 투자자들 너도나도 `ELS`

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5월 ELS 발행규모는 4조원에 육박하면서 지난 2008년 6월 기록했던 사상 최대치를 뛰어넘었다. 무려 2년11개월만의 일이다. 국내 시장에서 ELS가 발행되기 시작한 이후 가장 많은 양이기도 하다.

발행건수도 사상 최대를 돌파했다. 지난 5월 ELS 발행건수는 총 1559건으로, ELS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 출처: 동양종금증권
이처럼 ELS가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배경에는 지난 달부터 이어지고 있는 조정장세가 자리잡고 있다. 증시 조정이 길어지면서 직접 투자에 멀미를 느낀 투자자들이 대안으로 ELS를 많이 찾게 된 것.

증권사 한 관계자는 "직접 종목을 사자니 더 빠질까 두렵고, 펀드에 돈을 넣자니 오래 기다려야 할 것 같은 심리가 상대적으로 ELS를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는 것"이라며 "ELS는 최대 3년 만기를 지니지만 조기에 수익이 확정되거나 같은 기간이라도 더 높은 수익이 가능한 옵션을 달고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 한 명이라도 더 모으자..ELS 매력 높이기 `분주`

ELS 수요가 늘면서 다양한 구조의 상품으로 투자자들을 유인하려는 업계 노력에 속도가 붙고 있다.

이제까지 ELS는 거의 비슷한 구조를 갖고 있었다. 기초자산을 2개로 하는 스텝다운형(step-down)이 그 것이다. 종목이나 지수의 최초 지수를 측정하고, 3개월 또는 6개월 단위로 변화를 관찰해 일정 수준 이상이면 수익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증권사마다 새로운 형태로 내놓는 상품도 기본적으로는 이와 같은 방식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다만 일정 구간에서 추가 수익을 주거나 더 빨리 수익이 확정되는 조건을 달아 이전보다 한층 매력을 높인 상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손석우 한국투자증권 투자금융본부장은 "기본적인 골격을 그대로 가져가면서도 수익이나 헤지 면에서 남다른 상품을 만들어내는데 주력하고 있다"며 "ELS 시장이 커지면서 증권사간 경쟁도 치열해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 안전장치를 달았거나 수익을 더 주거나

대우증권에서 판매하는 `세이퍼(Safer) ELS`는 발행 2년 후부터 하단을 관찰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대부분 ELS는 6개월 단위로 조기상환 기회를 주되, 기간 중 한번이라도 기초자산 주가가 일정 수준을 밑돌면 낮은 수익률로 고정된다. 돌발 변수가 발생해 주가가 일시적으로 급락할 경우 수익 얻을 기회가 아예 차단돼 버리는 것.

이런 경우를 막기 위해 세이퍼ELS는 최대 2년까지 유예기간을 뒀다. 만기 3년 중 2년까지는 주가가 급락하더라도 수익이 고정되지 않도록 한 상품이다.

지금은 주가가 옆으로 기어가고 있지만 앞으로 크게 반등할 경우 수익을 배로 얻을 수 있는 상품도 있다. 우리투자증권에서 판매하는 `플러스 알파 ELS`가 그 주인공.

6개월마다 기초자산 주가를 확인하고 조기상환 여부를 결정한다는 점에서는 기존 상품과 다를 바가 없다.

특징은 첫 번째 주가 확인시점을 제외하고 나머지 확인시점에 조기상환이 확정되면 두 개의 기초자산 중 상승률이 낮은 쪽을 택해 초과 상승분만큼을 수익에 얹어준다는 것. 조기상환 수익률에 플러스 알파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다. 지난달 말부터 판매가 시작돼 최근까지 180억원 가까이 팔려나갔다.

증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일찌감치 수익을 확정시켜버리고 싶은 심리를 노린 상품도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목표전환형 조기종료 ELS`가 그렇다.

이 상품은 기초자산 주가가 최초 기준가 대비 107% 이상 오르기만 하면 언제든지 조기종료되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기존의 조기상환 조건과는 별도로 또 하나의 옵션이 달려있는 셈.

업계 관계자는 "좀 더 매력적인 상품을 만들어내기 위해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며 "특히 최근 투자자들이 어떤 마음을 갖고 있을지를 읽어내는 일이 첫 번째"라고 말했다.

▶ 이데일리ON, 무료로 이용하는 실시간 현재가 조회 1666-2200
▶ 가장 빠른 글로벌 경제뉴스ㆍ금융정보 터미널, 이데일리 MARKETPOINT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안방에서 만나는 가장 빠른 경제뉴스ㆍ돈이 되는 재테크정보 - 이데일리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