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 위해 영혼 팔지말라"‥'DLS 사태' 막은 진옥동의 전략

- 리스크 큰 상품 자체적으로 걸러
- 신한은행 대규모 손실 발생 예방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파생결합금융상품(DLF·DLS) 사태 이후 위험관리의 중요성이 부각하는 가운데 진옥동(사진) 신한은행장의 ‘고객 퍼스트’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지난 7월부터 VIP고객 자산관리 전담 복합점포인 PWM센터 중 최대 규모인 신한PWM프리빌리지와 강남센터의 핵심성과지표(KPI)에서 고객 수익률, 자산분산도 등 고객가치 관련 평가 비중을 기존 10%에서 30%로 높였다. 연말까지 시범 운영한 뒤 내년부터 나머지 25곳의 PB센터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신한은행 PB의 KPI에서 고객 관련항목은 60%까지 늘어난다. 2~5% 수준의 다른 은행과 비교하면 격차가 큰 편이다.

은행의 KPI는 은행원의 성과급과 승진을 결정하는 잣대다. 결과적으로 고객에게 안정적으로 수익을 올린 PB가 승진이나 성과급을 더 받는 구조인 셈이다.

이런 방식으로 KPI를 적용하다보니 신한 PB들은 고객 입장에서 꼼꼼히 상품을 선정하며 리스크가 클 경우 아예 판매 대상에 올려두지 않는 분위기다. 신한은행의 한 PB는 “판매 상품을 고를 때 서 너번의 심사과정을 거치는데 수익률이 아무리 높다해도 위험이 크다면 마지막 팀장회의 단계에서 거른다”고 전했다. 실제 경쟁은행이 PB를 통해 팔다가 모두 대규모 손실을 낸 DLS 사태와 엮여 있지만 신한은 한 걸음 떨어져 있다.

이런 KPI체계 도입은 고객을 중시하는 진 옥동 행장의 의지가 반영됐다. 과거에는 펀드나 방카슈랑스처럼 본점에서 미는 상품을 팔 때 높은 KPI를 받았다면 앞으로는 고객의 안전한 자산관리를 도우면서 수익도 높인 직원과 영업점의 성과를 인정해주겠다는 것이다. 선진 시장인 일본에서 오랜 고객관리 경험이 있는 진 행장은 고객 수익이 늘어야 더 많은 자산이 은행으로 유입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진 행장은 취임일성으로 “이익을 위해 영혼을 팔지 말라”는 지멘스의 사례를 소개하며 “은행이 고객을 이익 창출 수단으로 보면 안 된다. 은행은 고객의 자산을 증식시켜줘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진 행장은 기회가 될때마다 이런 지론을 전하고 있다.

신한은행의 한 관계자는 “DLS 사태 이후 고객 위험관리와 수익률이 부각하면서 PB센터를 찾는 고객이 늘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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