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만기 하나은행 DLS도 원금 반토막…투자자들 대응 본격화

[이데일리 박종오 기자] 대규모 투자자 원금 손실 사태를 낳은 파생결합증권(DLS)의 만기가 속속 돌아오고 있다. 우리은행이 판매한 DLS가 지난 19일 첫 만기를 맞은 데 이어 오는 25일에는 KEB하나은행이 판 DLS의 만기가 돌아오는 것이다.

우리은행 상품의 원금 손실률이 60%에 달한 가운데 하나은행 상품도 원금이 거의 반 토막 나는 것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개인 투자자들은 금융감독원에 분쟁조정 신청뿐 아니라 직접 법정 소송에 나서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이 판매한 DLS 상품인 ‘메리츠 금리 연계 AC형 리자드’가 오는 25일 만기를 맞는다. 이번 만기 규모는 10억원으로 기초 자산인 미국과 영국의 CMS(이자율 스와프) 금리가 만기 시점에 일정 수준 이하로 내려가면 투자 원금 손실이 발생한다.

이 상품의 손실률은 지난 20일 기준 46.4%다. 1억원을 투자했다면 4640만원이 줄어든 5360만원만 돌려받는다는 얘기다. 하나은행이 지난해 9~12월 판 같은 상품 판매액은 463억원에 달한다.

앞으로 DLS의 만기가 줄줄이 도래하며 돈을 잃은 투자자의 반발도 거세질 전망이다. 연말까지 만기를 맞는 우리·하나은행의 DLS 투자금은 모두 1000억원이 넘는다. 하나은행 DLS 투자자들은 “은행 직원이 미국과 영국이 망하지 않는 한 안전한 상품이라고 설명해서 상품에 가입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원금 손실이 확정되며 투자자 대응도 본격화하고 있다.

우리·하나은행 DLS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본 개인 투자자 2명과 법인 1곳은 오는 25일 공동소송 대리인인 법무법인 로고스를 통해 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은행이 투자 권유 과정에서 소비자를 속인 만큼 상품 가입을 취소하고 투자 원금과 이자를 지급해야 한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도 DLS 투자자와 금융회사 간 분쟁 조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금감원에 접수된 DLS 분쟁 조정 신청 건수는 지난 20일 기준 159건에 이른다. 금감원은 원금 손실이 확정된 사례를 중심으로 사실관계를 조사해 은행의 설명 의무 위반 등 불완전 판매가 있었을 경우 금융분쟁조정위원회를 열어 은행 측에 투자자 배상을 권고할 계획이다. 배상 비율은 손실액을 기준으로 개별 투자자 상황에 따라 달리 책정될 전망이다.

또 금감원은 다음달 8일 국회 국정감사 이전에 DLS 합동 조사 결과를 중간 발표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지난달 DLS 상품을 만들고 판매한 은행·증권사·자산운용사 등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합동 검사에 착수했다.

개인과 법인을 대상으로 총 4000억원 규모의 DLS 상품을 판매해 금융회사 중 판매액이 가장 많은 우리은행은 금감원의 검사 결과 발표 전 분쟁 조정 결과를 수용하겠다는 뜻과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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