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S·DLF 손실 가능성에도 은행·증권사 신용도 영향 제한적"

- 나이스신평 보고서 "독일국채 연계상품 예상손실률 95%"
- "증권사, 백투백 헤지 설계로 운용손실 인식 가능성 낮아"
- "은행, 불완전판매 이슈 제기될 수 있어…배상책임 크지 않을 것"

[이데일리 이후섭 기자] 8000억원 규모가 넘는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증권(DLS)·파생결합펀드(DLF) 관련 손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은행 및 증권사의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김서연 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본부 선임연구원은 20일 보고서를 통해 “국내 증권사들은 독일국채 10년물 금리를 기초자산으로 한 DLS를 대부분 해외증권사들과의 백투백헤지를 통해 설계하고 판매했다”며 “이에 따라 증권사들이 파생상품 운용손실을 인식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영국과 미국의 이자율스와프(CMS) 금리와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를 기초자산으로 삼은 DLS, 이를 편입한 펀드인 DLF의 판매잔액은 8224억원이다. 이 중 99%가 우리은행(48.8%)과 하나은행(47.1%) 등 은행에서 사모 DLF 형태로 판매된 것으로 나타난다. DLF 상품 판매는 대부분 은행에서 이뤄졌으나, DLF의 기초자산이 되는 DLS 발행은 증권사에서 이뤄졌다. 영국·미국 CMS 금리 연계 DLS는 하나금융투자·IBK투자증권·한화투자증권 등 10개 증권사들이 발행했고, 독일국채 10년물 금리 연계 DLS는 IBK투자증권·NH투자증권·하나금융투자에서 발행했다.

김 연구원은 “독일국채 10년물 금리 연계 상품의 예상손실률이 95.1%로 영국·미국 CMS 금리 연계 상품(56.2%) 대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영국·미국 CMS 금리 연계 상품의 만기는 대부분 내년에 도래하는 것에 비해 독일국채 10년물 금리 연계 상품은 오는 9~11월 사이 만기가 집중돼 있어 손실액 및 손실률 축소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들 상품의 손실 가능성이 매우 높음에도 불구하고, 증권사의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진단이다. 은행도 해당 상품의 판매사로서 원칙적으로 운용손실에 따른 책임이 없다. 다만 상품 구조가 복잡하고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는 고위험군 자산일 뿐더러, 전체 규모의 약 90%가 개인투자자에게 판매됐다는 점에서 불완전판매 이슈가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

김 연구원은 “금감원은 은행을 비롯한 판매사는 물론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에 대해 상품 설계와 운용 및 판매 관련 합동검사를 실시할 계획”이라며 “만일 상품 판매절차상 하자가 발견될 경우 은행은 손실분에 대한 일부 손해배상 의무를 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과거 사례를 보면 은행의 배상 책임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5년 불완전판매 관련 분쟁 조정을 겪었던 파워인컴펀드의 경우 금감원은 은행의 책임비율을 50%로 결정했고, 이후 2014년 대법원에서 최종 배상비율을 20~40%로 판결한 바 있다. 김 연구원은 “현재 상황에서 파워인컴펀드 사례를 적용할 경우 은행의 손실규모는 약 800억~1600억원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직접적으로 은행의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나이스신평은 이번 이슈가 수익성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과는 별개로 은행의 금융상품 판매 및 운용 관련 내부통제시스템과 불완전판매 이슈 제기로 인한 평판위험 상승 여부에 대해 추가 모니터링을 실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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