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증시에 발 묶인 ELS 투자금…조기상환율 '뚝'

- H지수 고점 대비 24% 하락…조기상환 ‘옛말’
- 3Q 조기상환 규모 전년 比 64%↓
- 줄어드는 조기 상환에 신규 발행규모도 줄어
- “현재 H지수 낮아…신규 투자시 조기상환 가능성 높아”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이데일리 이광수 기자] 3분기 바닥을 찍고 반등할 줄 알았던 홍콩H지수(HSCEI지수)가 이달까지 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주가연계증권(ELS) 투자자들의 자금에도 발이 묶였다. H지수가 ELS 발행 당시보다 적게는 10%대, 많게는 20%대 이상 하락하며 조기상환 기준을 맞추지 못한 상품들이 늘고 있어서다. 국내에서 발행된 ELS 중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활용한 상품은 전체의 56.9%다.

◇ ELS 조기상환 비율 64%줄어

23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3분기 ELS 조기상환 규모는 8조127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22조4963억원) 대비 64.4% 감소했다. 신규 상품 발행규모도 줄었다. 지난달 ELS 발행규모는 4조1026억원으로 전년 동기 7조2621억원 대비 43.5% 감소했다. 이달 발행규모 역시 3조9693억원으로 지난달과 비슷한 수준이다.

기존 ELS에 투자된 자금이 묶이며 신규 상품 투자 여력이 줄어든 탓이다. 설태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조기상환이 돼야 재투자를 위한 상품들이 많이 나올 수 있다”며 “H지수가 하락해 재투자 규모가 줄면 발행물량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6월 1만선까지 내려왔던 H지수는 이날까지 약 넉 달째 뚜렷한 반등 없이 1만~1만1000선 사이를 오가고 있다. 연중 최고치 대비 약 24% 내려온 상태다. 지난 11일에는 오히려 장중 1만선 아래로 내려가며 투자자들에게 녹인(Knock-In, 원금손실 구간) 불안감을 키우기도 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최근 H지수 하락으로 조기 상환이 실패한 ELS는 대부분 1만2000선에서 발행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올해 2~5월 대거 발행된 이들 ELS의 경우 지수가 1만1000원 아래로 내려간 6월 조기상환 요건에서 벗어났다. 1만2500선에서 발행된 ELS의 경우로 가정하면 H지수가 자동조기상환 평가일에 1만1250선까지 올라와있지 않으면 조기상환이 어렵다. 22일 H지수 종가는 1만490.67이다.

◇ “신규 투자자에겐 지금이 기회”

하지만 아직 손실을 우려할 구간은 아니라는게 업계의 설명이다. 올해 최고점이었던 1만4000포인트에 발행된 ELS라고 가정하더라도 8400선까지 내려야 원금손실을 입게 되는 녹인 구간에 해당되는데, 이는 지금시점보다 20%가량이 추가로 더 떨어져야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미 연초 이후 조정을 크게 받아온 만큼 지금 시점에서 추가 하락 가능성은 낮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투자 결정의 키도 H지수의 향후 전망에 있다. 이중호 KB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이 심화돼 사실상 무역전쟁이 되는 경우가 오더라도 H지수의 극단적인 하락은 어렵다고 본다”며 “무역분쟁 혹은 전쟁이 격화되더라도 중국 정부가 일정한 하방 경직성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증시 부양책의 시도 등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이 연구원은 “무역분쟁이 심화될 경우 기존 투자자의 경우에는 기존 투자분을 환매하지 못해 재투자가 어려운 상황이 올 것”이라며 “대부분의 ELS 상환 단위가 6개월인점을 고려할때 향후 3~6개월은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추가적인 지수 하락 가능성을 낮게 본다면 되려 신규 투자자에게는 좋은 투자 기회일 수 있다게 업계의 분석이다. 김경호 미래에셋대우 리테일파생솔루션 팀장은 “현재 미국 기술주 조정과 미중 무역전쟁으로 투자심리가 얼어 붙어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H지수가 1만선인 지금은 조기상환 확률이 높아 ELS에 투자하기 매력적인 지수대”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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