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채권

ESG채권은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 개선 등을 위한 자금조달을 위해 발행되는 채권을 의미한다. ESG채권은 친환경 사업을 위한 녹색채권(Green Bond), 사회적 가치창출을 위한 사회적채권(Social Bond),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지속가능채권(Sustainability Bond) 등을 포괄하는 개념이며, 사회책임투자채권(Socially Responsible Investment Bond)라는 용어로도 불린다. 최근 지속가능성장과 ESG요소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하면서, 투자대상으로서의 ESG채권의 위상도 높아지고 있다.

우선 ESG채권의 수요 측면을 살펴보면, 연기금 및 주요 기관투자자들이 책임투자를 확대하면서 ESG채권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국민연금의 경우 2019년 11월 '국민연금 책임투자 활성화 방안'을 공개하고, 기존에 국내 주식 일부만 대상으로 제한적 주주관여 전략을 적용하던 입장을 바꿔 주식뿐만 아니라 회사채 등 채권에도 우선 적용하도록 책임투자대상 자산군을 확대하였다. 국민연금 외 공적 기관투자자들도 이러한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사학연금, 공무원연금, 우정사업본부, 교직원공제회 등도 ESG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오고 있다.

ESG채권의 공급 측면도 확대되고 있다. 국내 기관이 최초로 ESG채권을 발행한 사례는 2013년 수출입은행이 A+등급으로 저탄소 친환경 산업 프로젝트 지원을 위해 5억 달러 규모 녹색채권을 발행한 것을 들 수 있다. 이후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한국주택금융공사 등 금융공공기관들이 ESG채권을 꾸준히 발행하고 있으며, 신한은행, 국민은행, 우리은행 등 시중은행 및 한국전력, SK에너지, GS칼텍스 등 에너지 관련 기업들도 활발하게 ESG채권을 발행하고 있다. 2020년 10월말 현재 한국거래소의 사회책임투자채권 전용 세그먼트에는 489개 종목, 75.03조원(발행총액) 규모의 채권이 거래소에 상장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국내 ESG채권시장은 아직 성장 초기단계이며, 양적 성장과 함께 질적 성숙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8월 Financial Times는 한국의 ESG채권시장의 빠른 성장세를 언급하면서 환경 관련 채권의 발행비중이 3%에 불과하며, Green Washing의 우려가 존재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전세계적으로 ESG채권시장은 녹색채권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으며 녹색채권이 전체 발행비중의 약 8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국내의 경우,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ESG채권의 경우 녹색채권은 3% 수준에 불과한 반면, 사회적채권이 90%를 초과하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한국주택금융공사가 2019년 3월부터 모든 주택저당증권(MBS)을 사회적채권 형태로 발행하면서, 국내 ESG채권 통계에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게 된 것에 기인한다. 이러한 현상은 통상 Green Washing이라고 말하는, 금리, 평판 등 이득을 노리고 녹색채권을 발행하여 조달한 자금을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는 문제와는 구별된다고 할 수 있다.

앞으로 다양한 기관과 기업들이 다양한 목적의 ESG채권 발행을 확대하는 등 국내 ESG채권시장이 질적으로 성숙하게 되면 한국주택금융공사 발행채권으로 인한 통계 왜곡문제도 점진적으로 해소될 것으로 생각한다.


출처
이데일리, [31st SRE][Issue]④ESG채권, 코로나發 기회 활용하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