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처펀드 (Vulture Fund)

  투자자들이 조합을 결성, 부실한 기업을 정리하는 기업이나 그 기업의 자금을 말하며, 이는 기업의 정상화ㆍ자산매각 과정을 통한 수익창출을 목적으로 한다. '기업구조조정펀드'라고도 한다. 벌처(vulture) 펀드는 미국 금융계에서 나온 용어인데, 벌처란 말은 썩은 고기만 먹는 대머리독수리, 다른 사람의 곤란을 이용해 이익을 얻는 사람이란 뜻이다.

 부실한 기업을 낮은 가격에 인수하여 경영을 정상화한 뒤 매각하는 전문적인 기업회생회사이다. 요컨대 부실기업을 인수, 구조조정을 통해 경쟁력을 회복시킴으로써 완전히 새 회사로 개조한 뒤 차익을 남기고 팔아넘기는 투자방식이다. 벌처펀드는 고위험을 수반하는 대신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미국에서는 자금능력이 뛰어난 회사들을 중심으로 1980년대에 유행하였다. 손해를 봤을 때는 출자자들이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하는 위험부담이 있지만, 미국-영국 등 선진국에서는 정부가 나서지 않고 민간 스스로 기업구조조정을 한다는 측면에서 활성화되어 있다.

 벌처펀드의 주 업무는 고수익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성한 뒤 사업성은 괜찮지만 일시적인 자금난이나 부실경영으로 유지가 곤란해진 회사를 인수, 회생시킨 뒤 비싸게 되파는 것이다. 보통 부실회사는 정상적인 가치의 20~30%만 주더라도 쉽게 살 수 있다는 점을 노린다. 벌처펀드는 회사를 넘겨받은 뒤 인원정리와 자산매각, 사업 분리 등을 통해 덩치를 줄이고, 내실을 다진 뒤 다른 인수자에게 웃돈을 받고 팔아넘긴다. 이자를 비싸게 받을 수 있는 부실 유가증권을 전문적으로 사들여 고수익을 얻기도 한다. 벌처펀드가 부실기업을 회생시키는 데 평균 3년 정도가 소요된다.

 1989년 미국의 몇몇 벌처 펀드들이 한때 건실한 컴퓨터 제조업체였던 왕 라보라토리즈(Wang Laboratories)에 전체 지분의 5~10% 정도를 투자, 5년 만에 1900%의 수익률을 올린 적도 있었다. 반면 세계적인 투자운용회사인 피델리티투신이 수익률 저조로 벌처펀드를 포기하기도 할 만큼 위험도가 크기도 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산업자원부(현 지식경제부)에 등록한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CRC)만이 벌처펀드를 모집할 수 있고 금융감독위원회에 3개월마다 운영실적을 보고하는 등 관리감독을 받았다.


출처 : 시사상식사전, 박문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