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가입이나 환매는 왜 당일에 안되나요?

펀드는 오늘 돈을 들고 가서 가입하고자 해도 바로 가입되지 않고 다음 영업일에 가입됩니다. 왜? 라는 질문을 던지기 전에 먼저 펀드의 기준가격이 적용되는 방식에 대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펀드의 기준가격은 어제의 시장 종가를 반영해서 오늘 적용됩니다. 무슨 말인지 모르시겠다구요? 쉽게 말해서 이렇습니다. 만약 오늘 주가가 10% 상승했다고 하면 주가 상승분을 반영한 펀드의 기준가격은 밤새 계산되어서 내일 나오게 됩니다. 그리고 내일 펀드의 거래가격으로 사용하게 됩니다. 이 말은 오늘 거래되는 기준가격은 어제의 시장 종가를 반영한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만약 당일 날 펀드 가입이 가능하다면, 오늘 주가가 10% 상승한 것을 보고 투자한 투자자는 남의 패를 보고 고스톱을 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보게 됩니다. 오늘 기준가격은 어제 시장 종가이기 때문에 오늘 주가 상승분 10%를 고스란히 향유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되면 당연히 기존 투자자들은 원하지 않은 손실을 보게 됩니다. 주가 상승 10%를 기존 투자자들끼리 나눠야 하는데, 오늘 들어온 투자자들로 인해 자신에게 돌아와야 할 이익이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당일 펀드에 입금처리하지 않고 다음날 처리하면 어떻게 될까요? 주가가 상승한 날 펀드에 투자한 사람은 그날 주가 상승의 혜택을 전혀 볼 수가 없습니다. 다음날 펀드에 가입 처리되기 때문에 오늘의 시장 종가를 반영한 다음날의 기준가격으로 가입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즉, 오늘 투자한 투자자는 다음날 주식시장이 상승해야만 이익을 볼 수 있습니다.

이렇듯 펀드는 펀드수익률의 무임승차를 방지함으로써 기존 투자자를 보호하고자 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으며, 이러한 방식을 미래가격방식 또는 익일입금방식(Blind방식)이라고 합니다.

환매방식도 유사합니다. 차이점이 있다면 미래가격(익일)입금방식이 기존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서 하루 늦춰 입금하는 것이라면, 환매방식은 펀드에서 환매할 때 내줄 현금을 만들 시간을 벌기 위해 환매일자를 늦춘다는 점입니다.

증권사에서 주식을 직접 투자하셨던 분들이라면 쉽게 이해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주식시장의 매매결제기간은 3일입니다. 펀드도 고객의 환매요청이 들어오면 그 환매금액을 만들기 위해서 펀드가 투자한 주식을 시장에 내다 팔아야 합니다. 결제기간이 3일이기 때문에 펀드에는 3일 후에나 자금이 들어오겠죠. 그래서 주식형 펀드는 환매청구일을 포함 4일 환매제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반면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는 3일 환매제를 적용합니다.

염두에 두셔야 할 것은 3~4일 환매제가 금융회사의 영업일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주식형 펀드는 거래소 개장일 기준입니다. 따라서 주식형 펀드는 금요일에 환매신청을 하면 거래소가 개장한 그 다음주 월요일, 화요일을 지나 수요일에나 돈을 찾을 수 있습니다. 만약 연말에 환매를 하게 되면 거래소가 개장하지 않는 날도 고려를 해야 합니다.(통상 매년 말일은 거래소가 문을 닫습니다)

그렇다면 환매시 기준가 적용일은 어떻게 될까요? 주식형 펀드의 경우 환매신청한 날을 T일로 한다면 T일의 시장종가를 반영한 T+1일의 기준가로 T+3일 출금이 가능하고 채권형은 T+2일의 기준가로 T+2일 출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