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브렐러 펀드는 어떤 면이 좋은 건가요?

낚시꾼들에게 낚시의 묘미가 뭐냐고 물어보면, 물고기가 찌를 무는 순간 낚싯대를 당길 때의 그 느낌이라고 합니다. 실제로 그러한지는 모르겠지만, 주식에 직접투자를 하는 사람들이 간접투자를 꺼리는 이유 중에 하나가 펀드에는 낚시꾼들이 느낄 수 있는 그 느낌이 없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펀드에 투자하고 나면 나머지는 펀드매니저에게 모든 것을 맡겨야 되는 천수답 신세와 같다는 것입니다.

사실 향후 1년 후에 주가가 오를 것인지, 내릴 것인지, 오르면 얼마나, 내리면 얼마나 움직일 것인지를 맞출 수 있다면 모든 사람이 100% 투자에 성공할 것입니다. 하지만 시장은 대부분 이러한 기대치를 무색케 합니다. 혹, 한 번은 맞춘다고 하더라도 그 이후 불안하기만 한 또 다른 예측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아예 시장을 예상하는 것 자체가 의미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펀드에서도 시장 등락의 영향을 적게 받기 위해 적립식으로 투자하거나, 아니면 장기투자를 통해 시장 등락 위험을 최소화하거나, 뛰어난 운용기법을 이용해 시장과 무관한 수익률을 기록하는 등의 방법을 사용합니다. 하지만 위와 같은 방식 역시 기본적으로 펀드에 가입하면 나머지는 펀드매니저의 역량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하지만 펀드매니저 역시 시장의 흐름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습니다.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투자성과에 투자자 본인의 의사가 좀 더 적극적으로 반영될 수 있는 상품이 필요했습니다. 그 대안으로 나온 상품이 바로 엄브렐러 펀드입니다. 하나의 우산은 여러 개의 우산살로 떠받쳐 있듯이, 엄브렐러 펀드는 엄브렐러라는 하나의 세트 안에 주식성장형을 비롯해 안정성장형, 안정형, 특정 주식에만 투자하는 섹터형, 채권형, MMF 등 예닐곱 개의 하위펀드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투자자는 위험 및 특징이 다른 펀드들을 시장상황에 따라 갈아타면서 시장에 대응할 수 있습니다. 즉, 주가가 상승할 때는 주식성장형에 투자하고, 주가가 하락할 때는 채권형이나 MMF로 옮겨 수익을 축적하는 형태로 운영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펀드 운용은 펀드매니저 고유의 영역이므로 투자자가 관여할 수 없지만, 시장상황에 따라 상품을 옮겨 타면서 수익을 챙기는 것은 투자자가 선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옮겨 타기가 가능한 것은 엄브렐러내 펀드간에는 별도 수수료 없이 전환이 자유롭기 때문입니다. 일부 선취판매수수료형 펀드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펀드들이 투자 후 일정 기간이 경과하지 않으면 발생한 수익금의 많은 부분을 환매수수료로 뱉어내야 합니다. 그렇다 보니 시장이 약세장으로 돌아서거나 이미 발생한 수익을 안전하게 확보하고자 할 때에는 기존 펀드들은 많은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고 엄브렐러 펀드 운용 자체가 특이한 것은 아닙니다. 개별 하위펀드들은 특수한 섹터(예를 들어, 정보통신주, 중소형주,금융건설주식 등)에 집중 투자하는 펀드를 제외하면 일반적인 펀드와 동일하게 운용됩니다.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엄브렐러 펀드는 생각만큼 그렇게 활성화되어 있지 못합니다. 이는 자금을 각 펀드에 나누어 분산 투자할 수 없고, 하위 펀드들이 다양한 특색에 따라 운용되지 못하며, 전문적인 판매직원들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문제점 등을 안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엄브렐러 펀드는 투자수익을 단순히 매니저에게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전환시점 등의 선택권이 투자자들에게 있다는 점에서 전환시점을 조언해 줄 수 있는 전문적인 판매직원들의 상담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결국 투자 성패의 많은 부분은 상담직원을 얼마나 잘 만나느냐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또한 투자자 자신도 펀드에 대해 적극적이어야 합니다. 펀드투자자들 중 열에 아홉은 펀드매니저가 알아서 해주겠지 라는 막연한 생각으로 사후 관리에 소홀한 경우가 많습니다. 투자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항상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