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에 가입할 때는 무조건 수익률이 높은 펀드가 최고 아닌가요?

조그마한 장난감 하나를 사더라도 인체 유해물질이 들어 있지는 않은지, 디자인은 괜찮은지, 이음새는 꼼꼼하게 처리되어 있는지, 강도는 높은지 등 조목조목 따져서 구매하는 사람들이 정작 펀드를 고를 때는 그렇지 않은 투자자들이 많습니다.

‘펀드요, 그냥 수익률이 높으면 좋은 거 아닌가요?’

결과적으로는 맞습니다만, 그 수익률은 과거의 성과였다는 것을 간과한 것입니다. 오늘의 수익률은 이미 펀드에 가입했던 투자자들의 수익률이지, 앞으로 투자할 당신의 수익률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현재까지의 수익률 자료가 향후 투자의사결정을 내릴 때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될 수는 있지만 절대적인 기준이 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지금까지의 수익률이 단순히 운(運) 때문에 달성된 것인지 진짜 실력으로 달성한 것인지를 조목조목 살펴봐야 합니다. 그래야만 현재까지의 수익률에 대한 신뢰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수익률을 볼 때는 단기간의 수익률만을 보아서는 안 됩니다. 펀드의 수익률에는 해당 자산운용사와 펀드매니저의 혼(魂)이 담겨져 있어야 합니다. 혼이 담기려면 그 펀드와 오랜 동안 생사고락을 같이 해야 합니다. 즉, 철저한 기업분석을 통해 종목을 고르고, 투자하고, 매도하는 과정에서 운용실력이 펀드에 흠뻑 젖어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단기성과는 겉멋만 화려할지도 모릅니다. 시장의 등락을 적어도 한두 차례 이상은 겪은 후라야 그나마 펀드의 수익률을 숫자 그대로 인정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수익률은 장기성과를 보셔야 합니다.

펀드수익률을 다양한 구간으로 잘라서 보시는 것도 요령입니다. MRI로 인체를 단층 촬영함으로써 몸의 구석구석을 들여다보듯이 펀드수익률도 단층 촬영해 보셔야 합니다.

최근 6개월 수익률, 최근 1년 수익률 등의 누적 수익률은 전체성과를 보기에는 좋으나 상황국면별 성과를 보기는 어렵습니다. 따라서 수익률을 월별로 쪼개서 보거나, 시장 상승기와 하락기로 나누어서 보거나, 가장 수익률이 높았던 때와 하락했던 때는 언제였는지 등을 살펴보셔야 합니다. 그래야만 펀드가 안정적인 성과를 기록하는 펀드인지, 수익률 변동이 심한 펀드인지, 상승장 혹은 하락장에 강한 펀드인지 등의 특징을 알 수 있습니다.

판매사의 펀드 수익률 광고 하단에 보면 ‘...펀드 수익률은 과거의 운용실적이며, 향후 시장 상황에 따라 변동될 수 있습니다...’라는 문구를 가슴에 새겨 펀드도 조목조목 따져 보는 노력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