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운용과 관련된 회사들

펀드는 투자자의 돈을 받아서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운용하고 그에 따른 결과를 투자자에게 그대로 전달해 주는 구조입니다. 많은 투자자의 돈을 맡아 운용하기 때문에 매우 높은 도덕성을 요구합니다. 펀드를 운용하는 펀드매니저에게 가장 중요하게 요구하는 덕목 중 하나가 바로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의무입니다. 이를 선관의무라고 합니다.

펀드는 높은 도덕적 의무와 함께, 전문성을 담보하기 위한 구조적인 체계를 갖추고 있습니다. 자산운용회사, 판매회사, 수탁회사, 사무관리회사, 채권평가회사, 펀드평가회사 등이 모두 펀드와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회사들입니다.

펀드 하나에 이렇게 많은 회사들이 존재하는 것은 각각의 전문성을 확보하면서도 상호 견제를 통해 펀드가 제대로 운용되고 있는지를 감시하고 투자자의 재산을 안전하게 관리하기 위함입니다.

그럼 투자자들의 자금 흐름을 따라 각 회사들의 역할에 대해서 간단히 살펴보겠습니다.

투자자가 펀드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판매사를 찾아가야 합니다. 판매사는 말 그대로 펀드를 판매하는 회사인데, 은행, 증권사, 보험사, 선물회사 등이 있습니다. 판매사에서 펀드를 구입하면 고객의 돈은 수탁회사라는 회사에 보관됩니다.

수탁회사는 신용도가 높은 은행이 맡고 있습니다. 이 돈은 은행이 가지고 있는 다른 돈과 섞이지 않게 분리 보관되며, 은행에서 임의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이렇게 은행에 맡겨진 돈은 자산운용회사의 운용과 관련된 지시에 따라서만 사용될 수 있습니다. 예컨대, 자산운용회사가 수탁회사에 현대자동차라는 종목을 사라고 지시를 하면 수탁회사는 그대로 따라야 합니다.

그러나 수탁회사도 자산운용회사가 하는 운용지시가 법률을 위반하는 등 정상적인 운용이라고 보기 어려울 때는 자산운용회사의 운용지시의 시정을 요구하고 운용지시를 따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즉, 수탁회사는 펀드가 적정하게 운용되고 있는 지를 감시하는 의무도 갖고 있습니다.

자산운용회사의 운용지시에 따라 수탁회사가 각종 자산에 투자를 하면 사무관리회사라는 곳에서 이들 자산에 대한 가치를 기준가로 계산해 줍니다. 쉽게 말해 사무관리회사는 기준가를 만드는 회사입니다. 굳이 사무관리회사를 별도로 두는 이유는 자산의 가치를 자산운용회사 임의로 계산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러나 많은 경우 자산운용회사 내부에서 사무관리회사의 업무를 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자산운용회사는 이렇게 모여진 돈을 전문적으로 운용하기 위해 만들어진 회사입니다.
하지만 자산운용회사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펀드매니저는 아닙니다. 목표는 펀드를 운용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지만 내부에는 하나의 펀드를 운용하기 위해 다양한 역할을 하는 사람이 존재합니다.
일반적으로 어떤 종류의 펀드를 만들까 고민하는 상품개발자들이 있고 직접 펀드를 관리하는 펀드매니저가 있으며, 어떤 종목이 좋은지 나쁜지를 조사분석하는 애널리스트가 있습니다. 또 펀드를 정해진 법의 테두리 안에서 정상적으로 운용하고 있는지를 감시하는 준법감시인(컴플라이언스 compliance)와 펀드매니저의 지시에 따라 실제로 시장에서 매매를 담당하는 딜러가 있으며, 펀드를 외부에 소개하는 마케팅 담당자가 있습니다.

채권평가회사는 펀드가 투자한 자산 중 채권에 대해서 공정한 가격을 계산해 주는 회사입니다. 주식은 증권거래소를 통해 왕성하게 거래되기 때문에 가격이 정확히 나오지만, 채권은 대부분 공개된 장소에서 거래되지 않거나 거래량도 많지 않기 때문에 매일의 가격이 산정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채권평가회사라는 곳에서 별도로 채권의 가격을 계산해 주는 것입니다.

펀드평가회사는 펀드의 운용성과를 수많은 다른 펀드들과 비교 평가하는 회사입니다. 투자자들은 펀드평가사의 평가정보를 이용해 자신에 맞는 펀드를 선택할 뿐만 아니라 투자한 펀드에 대한 객관적인 성과 등을 수시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펀드평가사들이 객관적인 눈으로 펀드를 들여다보기 때문에 펀드매니저의 주의를 환기시키는 부수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