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29 해외] 3주 연속 하락에 연초 후 수익률 줄줄이 마이너스 전환

미 정부의 은행 규제 강화 정책 발표로 인한 투자심리 악화가 전세계에 미치며 금융주를 중심으로 글로벌증시가 동반 하락했다. 미국의 금융 규제안이 신흥국의 단기 유동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에 신흥국 시장의 하락폭이 컸다. 이에 MSCI글로벌주식은 3.16%, 신흥국주식은 3.02%씩 하락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www.funddoctor.co.kr)이 29일 아침 공시된 기준가격으로 펀드수익률을 조사한 결과, 해외주식펀드는 한 주간 -4.91%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미국과 중국 정부의 규제에 글로벌증시에 빨간 불이 켜지며 해외주식펀드도 국가와 섹터를 가리지 않고 전 유형이 하락했다.

연초 시장을 지배했던 낙관론은 씻은 듯 사라지며 해외주식펀드는 3주 연속 하락하며 유럽신흥국, 프론티어마켓, 러시아, 헬스케어섹터펀드를 제외한 해외주식펀드의 연초 후 수익률이 모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최근 뉴욕증시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가 △중국 긴축 시동 △일본 신용등급 전망 하향 △그리스 부채 위기 △미국의 강력한 금융 규제 및 지지부진한 성장 전망 △S&P의 영국 금융안정성 경고 등 전세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터져 나오는 잇단 악재들을 감당하지 못하고 취약한 모습을 드러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금융기관들이 금융위기 이전의 시스템으로 복귀하려는 움직임을 우려하며 △상업은행의 투자제한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의 분리를 골자로 한 Volcker Rule을 발표하며 이틀 연속 2%가까이 하락하며 한 주를 시작했다. 대형은행들이 고객들의 수익과 상관없이 자체적인 투자 사업을 벌이는 것을 제한하는 내용으로 특히 은행 내부에 헤지펀드나 사모펀드를 두고 투기적 사업에 나서는 것을 제한하여 금융위기 재발을 막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주 후반에 접어들며 시장에서는 그간 낙폭이 과했다는 인식이 확산되며 저가매수가 유입됐고, 양호한 경제지표와 기업들의 어닝 소식에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낙폭을 줄이는데 그쳤다. 이에 북미주식펀드는 3.39% 하락하며 한 주를 마감했다.

유럽주식펀드도 미국의 은행규제 정책 발표 영향으로 금융주를 중심으로 약세를 보였다. 여기에 글로벌 경기회복이 가시화되면서 기존의 부양 정책들이 종료될 것이란 우려가 확산되며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포르투갈,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등 이른바 '돼지'(PIGS) 4개국의 취약한 재정 상황도 유럽발 경제위기 가능성을 고조시키며 유럽주식펀드는 한주간 3.67% 떨어졌다.

일본 상무성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수출이 전년동기대비 12.1%늘어나며 시장의 예상치를 상회했다. 하지만 엔화 강세 우려가 수출 지표 개선 효과를 압도하며 일본주식펀드는 -3.51%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미국 정부의 은행 규제안 후폭풍에 큰 폭으로 하락하며 출발한 일본주식펀드는 중국의 주요 은행들이 지급준비율을 추가 인상하면서 대(對)중국 수출 악화 우려 등으로 약세를 이어갔다. 주 후반 주요 기업들의 실적 회복소식에 힘입어 5거래일 만에 반등에 성공하며 한 주를 마감했다.

중국주식펀드 은행주와 원자재주의 부진에 4.58% 하락했다. 중국은행(BOC)이 자기자본 확충을 위해 400억위안(59억달러) 규모의 보유 채권을 매각할 계획이라고 밝힌 후 더 많은 은행들이 자본확충에 나설 것이라는 우려가 악재로 작용했다. 여기에 인민은행이 대형은행들의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추가 인상하며 은행권 대출 우려 역시 투심을 위축시켰다. 정부의 신규대출 중단과 함께 부동산 관련 대출도 감소될 것으로 전망되고, 수입업체의 신용장 개설 중단으로 원자재 수요 역시 감세가 예상되며 관련업종들이 하락을 주도했다. 이에 중국증시는 3개월 만에 3000선을 이탈했다.

인도주식펀드는 정부의 금리인상 우려에 5.15% 떨어졌다. 인도의 국내총생산(GDP)이 크게 늘지 않고 인플레이션 우려 때문에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모간스탠리의 전망이 나오며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여기에 두부리 수바라오 RBI 총재가 “출구전략의 타이밍과 계획이 이번 주 나의 가장 큰 임무”라고 말해 금리인상 가능성을 더욱 높였다. 인도준비은행(RBF)은 29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금리 인상 여부를 논의한다.

전세계 증시의 약세분위기에 동조하며 러시아주식펀드는 6.58% 하락했다. 국제 신용평가기관인 피지가 재정 상태 호전을 이유로 러시아의 신용등급을 이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상향조정 했으나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반면 원유, 금속 등 원자재 가격이 하락한 점이 수익률 악화를 주도했다. 특히 동 시베리아 지역의 석유 채굴에 대한 세금인하 철회 전망에 시가총액 상위 기업들이 급락했고, 미 원유 재고 감소에도 불구하고 달러약세와 조기 출구전략에 대한 우려로 국제유가 역시 약세를 이어가며 에너지, 철강섹터를 중심으로 크게 하락했다.

브라질주식펀드는 상품가격 하락에 한주간 -7.15% 수익률을 보였다. 중국의 긴축 체제로 인한 원자재 수요 둔화와 가격 하락 전망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거래일 연속 하락하는 모습이었다. 한편 브라질 중앙은행이 27일 기준금리를 8.75%로 5차례 연속 동결했지만, 다음 단계를 준비하는 뜻밖의 발언("define the next steps")으로 3월내 금리인상 가능성이 대두되며 이 역시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또한 2009년 12월 경상수지와 소득수지의 적자확대로 사상최대의 적자를 기록하며 낙폭을 키웠다.




순자산액 100억원 이상, 운용기간이 1개월 이상인 329개 해외주식펀드 모두가 주간 마이너수 수익률을 기록했고, 연초후 수익률은 35개 펀드만이 플러스 성과를 올렸다.

미국과 중국 정부의 규제에 글로벌증시에 빨간 불이 켜지며 해외주식펀드도 국가와 섹터를 가리지 않고 전 유형이 하락했다. 특히 신흥시장의 경우 미 금융규제안으로 시장의 유동성에 단기적으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내다보며 큰 폭으로 하락한 가운데 정부의 기준금리 인상까지 예견되고 있는 인도와 브라질주식펀드의 낙폭이 두드러졌다.

반면 프론티어마켓주식과 경기방어성격이 큰 헬스케어섹터펀드는 -1%대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상대적으로 낮은 하락률을 기록했다.

‘템플턴프런티어마켓 자(주식)Class A’는 -1.13%의 수익률을 기록해 주간성과 1위를 차지했다. 홍콩에 상장된 중국본토 기업 주식 25개 종목으로 구성된 항셍메인랜드25지수를 추종하는 ‘미래에셋맵스TIGER차이나상장지수(주식)’는 -1.14%로 그 뒤를 이었다.




해외펀드 자금동향

제로인 분류 기준으로 공모 해외펀드(역외펀드 제외) 설정액은 29일 현재 61조 1,100억원으로 직전 주 대비 2,358억원 감소한 것으로 집계돼 자금유출이 계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순자산액은 해외펀드 자금유출 및 글로벌 주식시장의 하락세로 2조 4,292억원 감소한 46조 2,679억원을 기록했다.

해외주식펀드의 자금유출은 금주 역시 이어지며 ETF를 제외한 해외주식펀드 설정액은 한주간 2,267억원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유형별로 살펴보면 글로벌신흥국과 중국주식펀드의 자금유출이 두드러졌다. 반면 작년 하반기부터 이어진 해외주식펀드 환매 속에서도 자금이 꾸준히 유입된 기초소재섹터로는 금주 역시 설정액이 168억원 증가했다.



[ 류승미 제로인 펀드애널리스트 www.FundDoctor.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