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27 해외] 美 은행 국유화 논란 속 주식펀드 또 하락

미국 은행의 국유화 논란에 따른 시장 불안으로 글로벌증시는 하락세를 이어갔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이 27일 아침 공시된 기준가격으로 펀드 수익률을 조사한 결과 해외주식형펀드는 한주간 -1.91%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세계 증시 하락 속에 러시아를 비롯한 폴란드, 터키, 체코 등의 증시가 상승하며 유럽신흥국주식펀드는 2.16%의 성과를 보였다.




부진한 경기지표들이 잇따라 쏟아지면서 MSCI북미지수는 2.90%하락했다. 실업수당 및 제조업지수 등 경기지표들이 매우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고 미국의 20개 대도시 주택가격은 사상 최대폭으로 떨어졌다. 1월 기존주택판매도 12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며 투자심리를 크게 위축시켰다. 기술주와 상품주의 경우 실적이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고조되면서 낙폭이 두드러졌다. 특히, 다우지수의 구성종목인 휴렛팩커드는 전 분기 실적 부진과 올 이익 하향 조정이 악재로 작용, 11.62% 급락하며 기술주 약세를 주도했다.
미 은행의 국유화 논란 속에 금융주 역시 하락세를 보였다. 크리스토퍼 도드 상원 금융위원장이 금융위기 해소를 위해 미국 은행들의 단기간 국유화가 필요할 것이라고 밝혀 국유화 논란에 불을 붙인 것이다. 이에 백악관에서는 “연방정부 규제하에서 민간은행 시스템을 유지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강조하며 국유화 논란 진화에 나섰고,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 역시 은행의 조기 국유화 가능성을 일축시키며 금융주 낙폭은 축소됐다. 그러나 정부의 이 같은 입장 표명에도 불구하고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부실이 심각한 일부 은행들은 사실상 국유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지난 한주 북미주식펀드는 -2.93%를 기록했다.

유럽증시는 경기후퇴가 깊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되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 휴렛패커드가 급락하면서 이 여파로 유럽 기술주도 하락했다. 또한 유로존 경제후퇴 심화와 은행권의 금융 건정성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며 금융주 역시 약세를 보였다. 이 외에도 자동차주가 약세를 보였는데 르노와 푸조는 무디스가 신용등급을 정크 수준으로 강등하며 각각 18.19%, 9.24% 하락했고, 모간스탠리가 투자의견을 하향조정한 BMW는 -8.20%를 기록했다. MSCI유럽주식과 유럽주식펀드는 한주간 각각 -5.63%, -4.90%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일본증시는 미국과 유럽의 하락세에 일본의 거품 경제 붕괴 이후 최저치를 경신하며 급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엔화가 주요 통화에 대해 약세를 나타내며 수출주들이 강세로 돌아섰고, 일본 정부가 공적자금을 활용해 증시부양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호재로 작용하며 낙폭이 축소됐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정부가 은행 등 보유주식 취득기구의 구입 대상자산을 확대, 공적자금으로 시장에서 직접 주식을 매입하는 안이 유력하며 정부와 경제계가 공동으로 새로운 주식 매수 조직을 창설하는 안도 검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주식펀드는 -1.85% 수익률을 기록했고, MSCI일본주식은 1.06% 하락했다.

주변국의 하락에도 불구하고 정부정책 기대감에 강세를 보여왔던 중국 증시는 미국 증시 급락과 차익매물 출현으로 하락세를 기록했다. 10대 산업 진흥책이 모두 발표됨에 따라 그 동안 상승세를 이끌어온 호재가 소진됐다는 점과 글로벌 경기, 기업 실적에 대한 우려가 겹치며 투자 심리가 위축된 것이다. 이에 상해A지수는 -4.76%를 기록했고 항셍 중국기업(H지수) 역시 중국과 미국의 하락세에 -3.73% 수익률을 보였다. 중국주식펀드는 2.61% 떨어졌다.

세계증시 영향으로 하락세로 출발한 브라질 증시는 카니발로 휴장한 23, 24일 이후에도 이전의 하락세가 이어지며 MSCI브라질 지수는 -3.49%를 기록했다. 이에 브라질주식펀드는 -2.59% 성과를 보였다. 주초 세계적인 광산개발업체인 발레(Vale)가 큰 폭으로 하락하는 등 자원관련 주가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이며 브라질 증시는 하락했다. 이후 카니발 휴장으로 25일 오후에 장이 열렸지만 최근 4천 여명에 이르는 감원 방침을 밝힌 항공기 제조업체 엠블라에르의 주가가 하락한 데 영향을 받으며 주가하락을 부추겼다. 한편 브라질 헤알화 대비 미국 달러화 환율은 계속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스탠다드앤푸어스(S&P)의 등급 하향조정에 하락세를 보이던 인도증시는 수출주의 강세로 낙폭을 축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MSCI인도주식은 1.24%하락했고 인도주식펀드는 -0.22%를 기록했다. S&P는 인도 정부의 감세를 통한 경기 부양책이 재정적자 규모를 확대시킬 수 있다며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하지만 24일 버냉키 FRB의장의 발언으로 미국은행의 국유화 불안이 다소 덜어진 데 힘입어, 미국시장 의존도가 높은 소프트웨어 수출업체들이 강세를 보였고 4월 세계 최저가 승용차인 ‘나노’가 출시될 것이란 소식이 나오며 타타가 증시 상승을 이끌었다.

러시아주식펀드는 0.69% 상승했다. 러시아 증시는 원유가격 하락과 기업실적 악화 전망으로 MSCI러시아지수는 작년 5월 최고점 이후 76.61%하락했다. 하지만 러시아 중앙은행의 달러화 매수로 러시아 외환보유고가 늘고, 역사적 저점 이란 인식이 확산되며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러시아 최대은행인 스베르 방크(Sberbank)가 만기된 대출이 총 대출의 1.8%라고 발표함에 따라 시장에 호재로 작용했다. MSCI러시아지수는 한주간 2.02% 수익률을 나타냈다.




순자산액 100억원 이상, 운용기간이 1개월이 넘는 273개 펀드 중 29개 펀드가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한 주간 동유럽 국가들이 강세를 보이며 유럽신흥국펀드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유럽 신흥국주식펀드 내에서 투자하고 있는 비중이 높은 러시아(2.02%), 폴란드(0.65%), 터키(1.48%), 체코(3.32%) 등이 상승세를 기록하면서 해당 유형펀드들의 성과가 양호했다. 반면 한주간 5.81% 하락한 헝가리에 투자하고 있는 비중이 높은 ‘템플턴이스턴유럽주식형자 A’의 경우 -2.41%의 성과로 해당 유형에서 유일하게 마이너스 성과를 보였다. 이 펀드는 월간 성과 역시 -11.62%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직전주 강세를 보였던 기초소재섹터펀드는 최하위권으로 밀려났다.

주간 성과 1위는 ‘알리안츠GI동유럽주식(자) 1(C/A)’(4.25%)가 차지했다. 동유럽에 투자하고 있는 펀드들이 상위권을 차지한 가운데 직전주 1위를 차지한 ‘미래에셋아시아퍼시픽컨슈머어드밴티지주식 1’이 주간 2.96%로 유럽신흥국과 러시아펀드에 이어 5위를 차지했다.

주간성과 상위권을 차지했던 유럽신흥국펀드의 경우 최근 동유럽 신용위험 부각으로 큰폭의 하락세를 보인 탓에 한주간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월간성과에서는 여전히 하위권에 머물렀다. 한편 금주에도 중국본토주식이 월간순위 상위권을 차지했다. 글로벌 증시 불안으로 전통적인 안전자산인 금이 인기를 끌며 금투자 펀드들이 양호한 성과를 보였다.




역내설정 해외펀드 자금동향

한편 제로인 분류 기준으로 조사한 결과 27일 현재 공모 해외펀드(역외펀드 제외) 순자산액은 33조 4713억원을 기록했다. 순현금흐름을 살펴보면 한주동안 해외펀드에 1,013억원이 들어왔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중국주식펀드에 1,395억원의 자금이 들어왔고, 유럽신흥국주식펀드와 신흥국주식펀드에서는 각각 138억원, 159억원의 자금이 이탈했다.



[ 류승미 제로인 펀드애널리스트 www.FundDoctor.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