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국내] 몰려든 악재에 맥 못추며 주식펀드 -7%

1) 개황

2월 국내 주식시장은 미국 구제금융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월 중반까지 상승세를 보였다. 이후 유럽발 신용위기와 미은행 국유화 논란, GM파산설 등 대외적인 악재들이 대거 몰려오면서 하락세로 방향을 틀었다. 여기에 원/달러환율 급등이 더욱 무게를 더하면서 주식시장은 급락했다. 이에 코스피 지수는 2월 한달간 8.53%나 하락했고 국내주식펀드도 -7.00%의 부진한 성과로 한달을 마감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www.funddoctor.co.kr)이 2009년 3월 2일 공시된 기준가격으로 한달 간 펀드수익률을 조사한 결과, 일반주식 펀드는 -6.73%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8.53% 하락한 코스피지수를 1.8% 상회하는 성과였다. 미국 경기부양안 통과와 정부 녹색성장 정책 등으로 관련 기업들이 강세를 보인 코스닥이 2월 한달간 0.46% 하락에 그치면서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과를 기록했다.

대형주에 비해 중소형주가 상대적으로 적게 하락함에 따라 한달간 중소형주식펀드들이 -2.27%로 주식형 펀드 중에서 가장 작은 낙폭을 보였다. 삼성그룹주펀드가 속한 테마주식펀드는 -7.61%를 기록했고 시장흐름에 대한 민감도가 비교적 적은 배당주식펀드도 6.39%의 하락세를 보였다. KOSPI200인덱스 펀드는 -9.10%로 추종지수인 KOSPI200(-8.76%)를 하회하면서 가장 낮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한달간 전기전자업종이 2.00% 하락에 그치면서 이들 업종 비중이 높은 IT섹터 투자 펀드들이 양호한 성과를 기록했다. IT섹터 투자펀드들이 많이 투자하고 있는 코스닥지수 역시 -0.46%로 상대적으로 적게 하락함에 따라 펀드의 수익률 낙폭이 작게 나타났다.

일반주식혼합 펀드와 일반채권혼합 펀드는 같은 기간 각각 -3.62%와 -1.94%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12일 금융통화 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치인 2.0%대로 인하했음에도 불구하고 환율 폭등과 증시 불안으로 채권시장 역시 좋지 않은 흐름을 보였다. 특히 정부의 추가경정예산 편성규모가 30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에 월중반 채권금리가 폭등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는 적자예산을 위한 국채 발행 확대에 대한 우려가 채권시장의 수급 부담을 가중시켰기 때문이다.

월말들어 국고채(20년) 입찰호조와 외국인 채권 투자 이자소득 면제 조치, 한국은행 부총재의 국채 매입 발언이 호재로 작용했으나 그간의 금리상승폭(가격하락)을 되돌리기엔 힘겨웠다. 장기물에 비해 단기물의 상승폭이 더 작게 나타나면서 채권펀드들 간에 희비가 엇갈렸다.

유형별로 살펴보면 한달간 국내 채권펀드는 0.0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장기물 금리가 더욱 큰 오름세를 보이면서 듀레이션이 긴 중기채권펀드가 -0.22%로 가장 부진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반면 듀레이션이 짧은 초단기 채권 펀드가 0.41%의 상승세를 보이면서 양호한 성과를 거뒀고 일반채권펀드도 한달 간 0.38%의 수익을 올렸다.




2) 주식/ 채권시장 요약

주식시장

2월 코스피 지수는 -8.53%의 깊은 낙폭을 기록하며 시장을 불안감 속으로 몰아넣었다.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이 불안한 흐름을 보이면서 지난달 1월말 1162.11포인트를 기록했던 코스피지수는 한달만에 약 100 포인트가 하락하며 1063.03포인트로 장을 마감했다.

2월 초 국내 주식시장은 외국인 매수세가 지속된 데 힘입어 1200선까지 회복하는 등 강세를 보였다. 여기에 중국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과 미 상원의 경기부양법안 합의 소식 등의 적극적인 정책 공조가 잇달으며 2월 중반까지 주가는 견조한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이후 동유럽 디폴트 위험이 제기됨에 따라 이와 관련한 부실이 서유럽 은행으로 이전될 것이라는 우려가 형성되면서 주식시장에 커다란 악재로 작용했다. 또한 미 GM파산 가능성과 원/달러 환율 급등, 그리고 급격한 원화약세 진행에 따른 외국인 순매도 및 프로그램 매물의 영향으로 주가지수는 큰 폭 하락했다. 여기에 미국 씨티그룹 등 미 은행들의 국유화 논란 등이 이어지면서 주가는 그간의 낙폭을 만회하지 못한 채 2월을 마쳤다.

2월 증시에서는 시가총액 별로 차별화가 두드러졌다. 한달 간 대형주는 -9.57%를 기록한 데 반해 개인 매수세력이 증가하면서 중형주는 -2.94%, 소형주는 -0.51%로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였다. 업종별로는 의약품이 2월 한 달간 3.79% 올랐다. 중외제약의 신약개발 소식에 외국인 매수세가 몰리면서 주가가 한달 새 32.29% 급등했다. 이어 한미약품 역시 국내 최초로 다국적 제약사와 전략적 제휴를 맺으면서 2월 주가가 20% 넘는 고성장을 시현했다. 이 외에도 삼일제약, LG생명과학, 한독약품, 일양약품 등 모두 25% 가량의 급등으로 의약품 업종의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전기전자 역시 환율에 대한 수혜와 전세계적 구조조정으로 인한 경쟁력 강화 기대감 등이 작용하며 -2% 하락에 그쳤다. 반면 동유럽발 금융위기의 확대와 미 은행들의 국유화 논란 등이 파급되며 국내 은행(-22.90%), 금융(-16.54%), 증권(-15.16%) 업종은 폭락세를 면치 못했다.







채권시장

2월 국내 채권시장에서는 특히 중순 이후 국내외 악재와 호재가 팽팽히 맞서며 변동성이 큰 장세를 보였다. 채권 종류별로도 차별화가 크게 나타났다.

잔존만기 1~3년 채권금리가 강세를 보이는 시기에 장기채 금리는 오히려 큰 폭으로 상승했고 반대로 저가 메리트를 바탕으로 장기채 금리가 하락하는 시점에서 1~3년 채권금리는 상승하는 양상을 보이는 등 만기별로 가격의 차별화가 심하게 나타났다. 또한 잔존 만기가 비슷한 채권들 가운데서도 특정 종목에서만 매수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난 점도 특징적이었다.

2월 금통위에서는 0.5%포인트로 시장의 예상보다 큰 폭의 기준금리 인하(2.0%)를 단행했고 향후 금리인하 가능성에 대해서도 여지를 열어뒀다. 하지만 단기간 금리 인하폭이 컸던 점과 통화정책 조절목표가 금리에서 통화량으로 변경하는 양적 완화로 선회될 것이라는 판단으로 시장의 반응은 큰 치우침 없이 무덤덤한 편이었다.

2월 금리상승의 주된 원인은 환율의 거침없는 상승이었다. 동유럽 국가의 부도 가능설, 미국 정부의 씨티그룹 국유화설, AIG의 파산설 등의 악재가 외환시장을 불안하게 만들며 원달러 환율은 2월말 1.530원대까지 치솟으며 시장에 큰 악재로 작용했다. 그리고 수급측면에서 추경 편성으로 인한 추가 국채발행 가능성 또한 금리상승을 부추겼다.

결국 국고채 1년물은 0.10%포인트 상승한 2.56%를 기록했고 국고채 3년물과 5년물은 각각 0.22%포인트, 0.47%포인트 상승하는 등 장기채 금리가 더욱 큰 상승세를 보였다.







3) 주식펀드 성과

순자산액 100억원 이상, 운용기간 1개월 이상인 299개의 주식펀드(기타인덱스 펀드 제외) 중 단 3개 펀드만이 플러스(+)수익률을 기록했다.

중소형주가 대형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였고 코스닥이 0.46% 하락에 그치면서 직전월에 이어 중소형주식 펀드들이 월간성과 상위권을 유지했다. 또한 전기전자업종도 -2.00%를 기록하면서 IT섹터 투자비중이 높은 펀드들도 양호한 수익률로 상위권을 차지했다. 반면 KOSPI200인덱스펀드들은 부진한 수익률로 월간성과 하위권을 기록했고 삼성그룹주펀드 역시 보유 종목들이 큰 폭으로 하락세를 보임에 따라 부진한 성적을 면치 못했다.

펀드별로는 ‘하나UBS IT코리아주식 1ClassA’펀드가 하락장 가운데서도 월간 2.58%의 우수한 수익을 거두며 1위를 기록했다. 이 펀드는 전기전자 업종이 무려 46.39%에 달하고 상대적으로 낙폭이 작았던 코스닥에도 35.02%의 높은 비중으로 투자하고 있어 펀드 성과가 양호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종목별로는 엔씨소프트(11.71%)와 코스닥 종목인 KH바텍(19.57%), 에스에프에이(36.13%) 들이 선전하면서 수익률 상승에 힘을 실어줬다.

이어 ‘우리CS부울경우량기업플러스주식투자 1C 1’가 0.25% 상승하면서 직전월에 이어 양호한 성과를 기록하며 2위를 차지했다. 이 펀드는 특히 녹생성장 테마주와 대체에너지 관련 기업의 투자 비중이 높은데 이와 관련한 정부 정책의 혜택을 입으면서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직전월에 이어 중소형주 펀드들이 3개월 성과에서도 상위권을 차지한 가운데 ‘동양중소형고배당주식’펀드가 21.59%로 1위 자리를 고수했다. 반면 삼성그룹주 펀드들은 3개월 성과에서도 극히 부진한 수익률로 최하위권에 자리했다.




4) 채권펀드 성과

순자산액 100억원 이상, 운용기간 1개월이 넘는 60개 채권펀드 가운데 40개 펀드가 콜금리(연환산 1.87%)수준을 상회하는 양호한 성과를 거뒀다.

2월 한달간 단기채권금리를 제외한 1년물 이상 채권들의 금리가 상승하며 약세를 보였다. 반면 회사채를 비롯한 1년물 미만의 단기 국채들은 금리가 하락하면서 보유 채권 종류와 듀레이션에 따라 채권펀드 별로 엇갈린 성과를 보였다.

펀드별로 살펴보면 듀레이션이 1.87인 ‘동양매직국공채 1Class C- 1’가 월간 1.21%로 1위를 기록했다. 뒤를 이어 ‘한국투자장기회사채형채권 1(A)’가 1.20%의 수익률을 보이면서 2위를 기록했다. 이 펀드는 회사채에 72% 이상 투자하고 있는데 2월 한달간 타 채권에 비해 회사채 금리가 전반적으로 높은 하락세를 보이면서 펀드 성과가 양호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3개월 성과에서도 월간성과 1위를 기록한 ‘동양매직국공채’펀드가 11.21%의 우수한 성적으로 1위를 차지했다. 전체적으로는 듀레이션이 비교적 긴 편에 속하면서 신용등급이 높은 펀드들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제로인 김주진 펀드애널리스트 : www.funddocto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