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해외] 美 · 동유럽 발 악재에 주식펀드 약세

1. 개황

미국 경제 침체가 심화된 가운데 동유럽 경제위기 가능성 고조로 금융시장 불안이 재확산되면서 해외주식펀드는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선진국 경제가 동반 침체되면서 신흥국의 성장세도 뚜렷이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흥국 펀드들이 선진국 펀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신흥국 펀드 역시 안전자산 선호현상 심화로 인한 자본이탈로 신흥국 통화가치가 하락하면서 변동성이 확대됐다.

펀드평가사 제로인(www.funddoctor.co.kr)이 2009년 3월 2일 아침 공시된 기준가격으로 2월 한 달간 해외펀드의 수익률을 조사한 결과, 해외주식형펀드는 -0.50%의 성과를 기록했다.

월말 반등에 성공한 러시아주식펀드가 2월에 가장 높은 성과를 보였고 브라질, 인도 주식펀드도 소폭 상승하며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

반면 뉴욕 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북미주식펀드가 해외주식형 중 가장 부진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AIG의 손실 누적에 따른 처리방안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씨티그룹에 대해 사실상의 국유화 조치가 이뤄지면서 다른 은행들도 국유화가 이뤄질 것이란 우려감이 확산된 점이 악재로 작용했다.

해외주식혼합형과 해외채권혼합형은 같은 기간 각각 -2.5%, -1.2%의 성과를 보였다.

해외부동산형도 미국 1월 기존주택과 신규주택 판매 모두 전월 대비 감소하는 등 주택시장 침체가 지속되면서 6.8%의 손실을 기록했다. 해외채권형도 경기부양을 위한 각국의 재정 지출 확대 조치에 따라 국채 발행물량 증가가 전망되면서 4.0% 하락했다.




2. 해외 주식시장 요약

2월 미국주식시장은 씨티은행 국유화 논란, 경제지표 악화 등으로 1월에 이어 큰 폭 하락했다.

미국의 1월 ISM 제조업 지수, 1월 소비판매 등 일부 경제지표 개선에도 불구하고 12월 개인소비지출, 12월 건설지출, 1월 비농업 신규고용, 1월 재정적자, 1월 무역적자, 2월 소비자신뢰지수 등 대다수 경제지표들의 부진으로 미국 경제의 침체 우려가 지속됐다. 재무부가 금융시장안정과 부실자산 매입과 대출 확대에 최대 2조 달러를 투입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금융안정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자금조달과 운용방식, 부실자산 가치평가 방법 등과 관련해 구체적인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시장의 지적을 받으며 증시가 하락세를 보였다.

오바마 대통령이 7,870억 달러 규모의 경기부양법안에 서명했지만 경기후퇴 우려를 진정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또한 뉴욕 지역의 제조업 경기가 사상 최악의 수준으로 나타나고 동유럽 발 금융불안이 증시에 악재로 작용해 낙폭이 확대됐다. 정부가 2,750억 달러 규모에 달하는 주택시장안정대책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증시는 상승탄력을 받지 못했다.

미국정부가 금융기관에 스트레스 테스트를 진행하면서 일부 은행들의 사실상 국유화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확산됨에 따라 금융주가 급락, 지수하락을 주도했다. 미국의 4분기 GDP성장률이-6.2%(전기대비 연율)를 기록하며 예비치 -3.8%를 크게 하회한 점도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결국 2월 한 달간 다우존스지수는 11.72% 하락했고, 나스닥은 -6.68%를 기록했다. S&P500지수도 10.99%나 빠졌다.

유럽 주요국들도 2월 한 달간 하락세를 보였다. 동유럽 발 디폴트 위기에다 미국 주요 은행 국유화 논란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재차 부각되며 투자심리가 급속도로 냉각됐다. 여기에 경기침체에 따른 기업실적 악화가 현실화 되고 있는 것도 증시 악재 요인으로 작용했다.

2월 한 달간 영국FTSE100은 7.70% 떨어졌고, 프랑스 CAC40 주가지수는 9.13% 내렸다. 독일 DAX 주가지수는 11.40% 급락했다.

중국 본토증시를 제외한 아시아 지역 증시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일본의 경제지표들이 예상보다 악화된 모습을 보였고, 미국과 유럽, 아시아 증시의 동반 하락 역시 일본 증시에 악재로 작용했다. 월말 일본 정부가 공적 자금을 통한 증시부양 검토안과 기업들에 대한 지원책을 발표하면서 상승반전 했지만 낙폭을 만회하지 못하면서 일본 니케이225지수는 5.32% 하락 마감했다. 인도증시는 대규모 경기부양책 추진에 따른 재정적자 확대우려와 경제성장률 둔화 전망이 악재로 작용하면서 5.65% 하락했다. S&P는 인도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했고, IMF는 2009년 인도의 경제성장률을 5.1%로 전망했다.

중국의 경제지표 역시 예상에 미치지 못했지만 중국정부의 10대 산업을 위주로 한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중국본토 증시인 상해A지수는 한 달간 4.63%의 오름세를 보였다. 홍콩 H지수는 월초 급등세를 보였으나 홍콩을 포함한 글로벌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면서 3.21% 하락 마감했다.

러시아 증시는 큰 폭 상승뒤 다시 큰 폭 하락하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인 가운데 월말 소폭 반등에 성공해 1.78% 상승 마감했다.




3. 해외 채권시장 요약

2월 미국 국채시장은 글로벌 경제상황 악화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현상 및 국채발행 물량 증가에 따라 등락을 거듭했다. 결국 월말 들어 사상 최대 규모의 국채발행 에 따른 물량 부담으로 장·단기물 금리 모두 상승(채권가격 하락)하는 약세장을 연출했다.

미국채권 10년물 금리는 경기부양을 위한 국채 발행이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10일 재무부가 금융기관 감독강화, 부실자산 인수기관 설립을 골자로 하는 금융안정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실행방안이 결여됐다는 시장의 실망감으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강화되며 금리가 하락했다.

17일 예정된 미 국채 발행규모가 670억 달러에 달하여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자 공금물량 부담으로 금리는 다시 상승세를 보였으나 동유럽 경제악화에 따른 경기침체우려가 심화되며 급락했다. 월말에도 국채발행에 따른 공급물량 증가 예상과 씨티은행의 국유화 가능성 대두 등으로 등락을 거듭하다 상승 마감했다. 미국채권 10년물 금리는 0.29%포인트 상승했고, 2년물 금리는 전월 대비 0.02%포인트 상승했다.

2월 중 일본채권 10년물 금리는 경기침체 우려 및 국채발행 증가에 따른 물량 부담이 상충하며 전월 대비 0.017%포인트 하락했다. 월초 아시아 증시 상승으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완화되며 상승세를 보였으나 미국 구제금융안에 대한 실망감, 주식시장 하락 및 일본 국채 경매 수요의 호조로 하락세로 반전됐다. 하지만 16일 일본의 4분기 GDP가 74년이래 최대의 감소율을 기록하자 경기부양을 위한 국채발행 증가 예상으로 금리를 다시 상승했다. 월말에는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 엔화가치 하락에 따른 수출 부담 완화 및 국채물량 부담 등이 상충하며 등락을 거듭하다 하락 마감했다.

일본은행(BOJ)은 18, 19일 양일간 개최된 정례 금융통화 정책회의에서 0.1%인 무담보콜금리 목표치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수출 감소, 고용시장 악화 및 소득저하에 따른 민간소비 둔화, 자금시장 경색으로 인해 당분간 일본 경제의 악화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 데 따른 것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은 물가상승압력은 감소한 반면 실물 경기가 매우 취약하여 경기 하방위험이 상당한 것으로 평가하며 기준금리를 현행 2.0%로 동결했다.

영란은행(BOE)은 글로벌 경기침체 확산으로 생산과 소비가 감소하고 신용경색이 심화됨에 따라 경기진작을 위해 기준금리를 1.0%에서 0.5%로 0.5%포인트 인하했다.




4. 해외주식펀드 세부 유형별 펀드 성과

미국과 유럽 시장의 동반 침체가 악재로 작용하면서 해외주식펀드도 전반적으로 부진한 성과를 기록했다. 반면 러시아, 브라질, 인도 등 신흥국 주식펀드들은 소폭 상승하면서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과를 보였다.

지역별로 경기지표 악화와 금융기관들의 부실문제가 선진국펀드의 불안감을 높이면서 신흥국 펀드보다 선진국펀드들의 성과가 더 낮았다.

섹터펀드 중에는 기초소재섹터펀드가 한 달간 1.55%의 수익을 냈다.

반면 헬스케어 펀드는 같은 기간 8.25% 하락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예산안을 의회에 제출하면서 추가 금융구제예산을 포함시킨 반면 이를 위해 헬스케어 시스템을 수정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헬스케어 관련 업체의 실적악화 우려가 부각됐다.

해외주식형 가운데 러시아 주식펀드가 2월 한 달간 3.60%로 가장 양호한 성적을 거뒀다. 월초 피치가 주요 수출품인 원자재 가격하락, 자본유출, 외환 보유고 감소 등을 이유로 러시아 국가 등급을 하향조정(BBB+->BBB)했지만 러시아 정부의 4,000억 루블 규모의 금융기관 지원 결정과 금속 및 광산주 강세 영향으로 러시아 증시는 20% 넘게 폭등했다. 그러나 안드레이 클레파치 재무차관이 러시아 2009년 국내총생산 성장률이 -2.2%를 기록할 것이라고 발표함에 따라 증시는 다시 폭락했다. 이는 러시아 경제가 올 한해 크게 위축될 것임을 정부차원에서 처음 공개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면서 충격이 더욱 컸다. 이후 러시아 중앙은행의 달러화 매수로 러시아 외환보유고가 늘고, 역사적 저점이란 인식이 확산되며 소폭 반등했다.

유럽신흥국 주식펀드는 동유럽 국가들의 채무불이행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4.85%의 부진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금융불안에 다른 안전자산 선호현상으로 자금이탈이 심화되며 체코, 폴란드, 헝가리 동유럽 국가들의 통화가치가 급락했다. 러시아를 포함한 동유럽 국가들의 대외부채는 GDP 규모에 비해 과도해 동유럽 발 금융위기설이 확산됐다. 이미 우크라이나, 헝가리, 라트비아 등이 IMF의 구제금융을 지원 받은 데 이어 루마니아도 IMF에 구제금융 요청을 검토 중이며 폴란드 및 체코도 구제금융 신청 가능성이 고조됐다.

유럽주식펀드는 유로지역 경기침체와 금융불안으로 6.99% 하락했다. 독일의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은 전기 대비 2.1% 감소하며 3분기 연속 둔화됐다. 유로지역 전체로도 전기 대비 1.5% 감소했다. 또한 유로지역의 무역수지 및 재정수지 악화 역시 불안요인으로 작용했다. 한편 동유럽 국가의 경기위축은 서유럽 금융기관의 손실로 연결돼 금융불안이 확산됐다. 무디스는 서유럽은행들의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을 경고했다. 이에 MSCI 유럽주식은 경기침체가 오랜 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 속에 8.43%급락했다.

인도주식펀드는 증시하락에도 불구하고 기준가 적용시점과 환에 따른 영향으로 1.40% 상승해 눈길을 끌었다. 인도증시는 재정적자 확대와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되며 내림세를 보였다. 국제신용 평가사인 S&P가 인도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한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 하지만 추가 금리인하 기대와 수출주의 강세로 낙폭을 축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본토증시는 상승했지만 홍콩증시가 약세를 기록하면서 중국주식펀드는 1.46% 하락했다. 주변국의 증시하락에도 불구하고 중국 본토 증시는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 효과로 상승세를 보였다. 월초부터 지속된 중국정부의 10대 산업 진흥책이 중국본토 증시상승을 이끈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이에 상해 A지수는 4.63% 상승했다.

그러나 중국 펀드의 투자비중이 높은 항셍중국기업(H)지수는 글로벌 경기침체와 기업 실적에 대한 우려가 겹치면서 3.21% 하락했다.

일본주식펀드도 한 달간 -5.62%의 부진한 성과를 면치 못했다. 일본 증시는 미국과 유럽의 하락세에 일본의 거품 경제 붕괴 이후 최저치를 경신하며 급락했다. 특히 국내외 금융 기관과 금융회사들의 향후 일본경제에 대한 전망 역시 악화일로에 서면서 증시 하락폭이 확대됐다. 일본의 지난해 4분기 GDP성장률이 전기대비 3.3% 감소(연율 -12.7%)하며 3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고, 경기후퇴로 수출이 감소하며 1월 무역적자가 100억 달러로 사상 최대규모로 확대됐다. 이에 같은 기간 MSCI 일본주식은 4.58% 떨어졌다.

브라질주식펀드는 브라질 증시의 소폭 하락에도 1.04%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MSCI 브라질주식은 전강 후약의 흐름을 보이면서 1.45% 하락했다. 월초 자원관련주와 금융주 강세 속에 급등세를 보였으나 글로벌 증시 약세와 브라질 철강업계의 실적악화 영향으로 급락하면서 하락 마감했다.




5. 해외 주식펀드 2월 성과

순자산액 100억원 이상 운용기간 1개월 이상인 271개 해외 주식형 펀드를 대상으로 1개월 성과를 측정한 결과 중국 본토 증시에 투자하는 일부 중국주식펀드와 브릭스 지역에 투자하는 신흥국 주식펀드가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과를 기록했다. 반면 유럽주식펀드와 유럽신흥국 주식펀드, 헬스케어섹터 펀드들은 하위권을 기록했다.

펀드별로 보면 중국 본토에 투자하는 ‘PCA China Dragon A Share주식A- 1Class A’가 월간 12.71% 상승하면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고 기초소재섹터펀드인 ‘JP모간천연자원주식종류형자 1A’와 브릭스에 투자하는 ‘NH-CA파워브릭스주식Class A 1’가 각각 10.88%, 9.14%의 양호한 성과로 그 뒤를 이었다.

3개월 성과에서는 기초소재섹터펀드가 상위권을 차지한 가운데 금에 투자하는 기초소재섹터 펀드들이 상위권에 올라서 눈길을 끌었다. 러시아주식펀드, 유럽신흥국펀드 등은 3개월 성과에서도 여전히 하위권에 위치하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펀드별로는 금, 기타광물, 석유 등의 천연자원에 투자하는 ‘JP모간천연자원주식종류형자 1A’ 가 3개월 수익률 18.90%로 1위를 차지했다. ‘신한BNPP골드파생상품 1-A’와 ‘기은SG골드마이닝주식자A클래스’가 3개월 성과 2, 3위를 기록했다. 이 펀드들은 모두 골드(GOLD) 관련 상품에 투자하는 펀드로 금 가격 상승에 따른 혜택을 봤다.
[제로인 조성욱 펀드애널리스트 : www.funddocto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