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미국 發 금융위기로 해외펀드 반토막

1. 개황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실물 경기침체로 전이되면서 해외 주식펀드는 큰 폭의 손실을 기록했다. 선진국 경제가 동반 침체되면서 신흥국의 성장세도 뚜렷이 둔화됐다.

상반기 글로벌 증시는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문제로 인한 신용경색과 유가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우려로 동반 하락했다. 하반기에도 리먼브러더스의 파산보호 신청 이후 국제금융 불안이 최고조로 치달으면서 증시는 급격한 내리막길을 걸었다. 각국 정부의 전례없는 직접적인 금융시장 개입조치와 대규모 경기부양책 추진에도 불구하고 주요 선진국의 2009년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로 전망되는 등 실물경기 하강위험이 더욱 고조됨에 따라 글로벌 증시의 하락세가 이어졌다.

펀드평가사 제로인(www.funddoctor.co.kr)이 2009년 1월 2일 아침 공시된 기준가격으로 2008년도 펀드수익률을 조사한 결과 해외 주식형 펀드는 -53.0%라는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중국 펀드의 경우 글로벌 경기침체가 중국의 경기둔화로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55.26% 급락했다. 특히 올림픽 이후 중국증시가 급격히 냉각되면서 하락폭이 확대됐다. GDP성장률이 9%수준으로 하락하고 미국과 유럽의 소비침체가 중국의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지면서 하락세가 이어졌다.
연초 고유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이 오히려 긍정적으로 작용했던 러시아, 브라질 펀드 및 원자재섹터펀드는 하반기 들어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감소로 원자재 가격이 폭락하면서 부진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해외주식혼합형과 해외채권혼합형 펀드는 같은 기간 각각 -48.1%, -16.4%의 성과를 기록했다. 해외 부동산 펀드 역시 주택시장 침체 및 금융불안이 지속되면서 35.5%의 손실을 기록했다.




2. 해외 주식시장 요약

2008년 미국 증시 침체는 주택시장의 침체에서부터 시작됐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의 부실에서 시작된 금융 불안은 미 모기지 업체와 대형 투자은행, 보험회사까지 광범위하게 확산됐고 이는 실물경기침체로 이어졌다. 미국의 대형투자은행인 리먼브러더스가 파산보호를 신청하고, AIG가 구제금융을 지원받기로 하면서 금융위기는 급격히 심화됐다. FRB가 공격적으로 금리인하를 단행하고 대규모의 구제금융을 투입하는 등 사태 해결에 나섰지만 글로벌 실물 경제가 1970년대 이래 최악의 침체국면으로 악화되면서 증시의 하락세가 이어졌다. 이에 MSCI 북미주식은 -41.05%로 한 해를 마감했다.

유럽 주식시장 역시 미국의 경기침체와 신용위기 지속에 따른 금융불안으로 하락세를 기록했다. 특히 국제유가 폭등과 인플레이션 우려로 1월과 6월에 큰 폭으로 하락한 유럽 증시는 이후에도 미국의 금융 위기가 악재로 작용하면서 하락폭을 키워갔다. 글로벌 신용경색 심화로 소비 및 투자심리가 저하되고 주택 경기와 수출이 부진해지면서 유로존의 경제성장률이 1999년 유로화 도입 이후 처음으로 전 분기대비 0.2% 감소한 데 3분기에도 0.2% 감소,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증폭됐다.

일본증시 역시 사상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니케이와 토픽스 지수는 연간 하락률 최고 기록도 경신했다. 일본 경제성장률은 2분기와 3분기에 각각 전 분기 대비 0.9%와 0.5% 감소하면서 경기 후퇴국면에 진입했고, 엔화 강세와 대외수요 감소로 수출이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경강수지 흑자폭도 감소세를 보였다. 일본 정부가 금리인하 등 경기 부양책을 실시했지만 재정적자와 낮은 금리수준으로 인해 큰 효과는 거두지 못했다.

금융불안으로 선진국 경기가 유례없는 침체에 빠지면서 신흥국의 수출이 감소하고 외국인 주식투자자금 등의 자본이탈이 심화되면서 신흥국 증시 역시 동반 하락했다. 2003년 이래 선진국을 상회하던 신흥국 증시는 2008년 3분기 이후에는 선진국보다 큰 폭으로 하락했고 변옘볕?크게 확대됐다.

중국증시는 글로벌 경기후퇴에 따른 중국의 경기둔화 전망과 물가상승압력이 지속되면서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중국 증시는 올림픽 이후 급격하게 냉각됐다. 상반기중 10%를 상회하는 비교적 양호한 성장세를 유지하였으나 3분기에는 한자리수로 성장이 둔화됐다. 증시 하락세가 장기화 되면서 같은 기간 상해 A지수는 65.38% 급락했고, 항셍 중국기업(H)지수도 52.34% 하락했다.

러시아 증시는 올해 72% 하락하면서 최악의 실적을 보였다. 5월에는 15.6%의 높은 상승세를 보였으나 6월에는 미국의 신용위기 재부각과 글로벌 긴축기조의 영향을 받아 4.8% 하락했다. 유가가 최고가 행진을 거듭하면서 에너지주 주도로 상승세를 보였지만 8월 그루지야 전쟁 이후 하강곡선을 그리기 시작했고 9월 미국 발 금융쇼크와 유가하락이 겹치면서 주식거래가 중단되는 등 최악의 주가폭락사태를 맞으며 급하강했다.

브라질 증시는 2008년 41.22% 하락하며 지난 2003년~2007년 사이 5년째 이어온 상승세가 꺾였지만 브릭스 국가 중에서는 그나마 선방했다. 연초 미국의 경기 후퇴에 따른 수출 감소 우려로 하락세를 보였으나 1월 후반 들어 FRB의 금리인하와 원자재 가격상승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자국의 소비시장확대, 헤알화 강세, S&P와 피치의 신용등급 상향 조정으로 최고치를 연이어 경신하는 등 상승세를 이어가는 듯 했으나 인플레이션 우려와 미국 증시 하락세의 영향으로 6월에만 10.7% 급락했고, 국제원자재 가격의 급락으로 주요 수출품목인 대두 및 철광석 수출이 크게 줄면서 하락폭이 확대됐다.

인도 증시도 미국 경기 후퇴와 글로벌 증시 하락에 따른 기업실적 악화, 그리고 인플레이션 부담 가중으로 50% 넘게 하락했다. 특히 8월 인플레이션 12.63%로 치솟는 등 인플레이션 압력이 가중되면서 9월 한달 동안에만 13% 가까이 하락했다. 고유가에 따른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로 6월 이후 세 차례나 금리인상을 했던 인도 역시 국제 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가 확산됨에 따라 9월 이후 기준금리와 더불어 지급준비율도 인하했다. 또한 해외 자본 유입을 위해 비거주자의 주식투자 규제를 완화하고 예금 금리를 인상, 국내 기업의 외화 차입상한을 확대하는 한편 RP거래를 통한 자금 공급을 공급했다.




3. 해외 채권시장 요약

2008년 해외 채권시장은 글로벌 금융위기와 경기후퇴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현상과 디플레이션 공포, FRB의 공격적인 금리 인하 등으로 강세를 나타냈다. 특히 4분기 들어 글로벌 금융위기가 실물경제 침체로 이어지자 각국에서 공격적인 금리인하를 단행하며 경기 부양에 나섰다. 미국 채권시장의 경우 안전자산인 국채 수요가 급증하며 미국채 2년물과 10년물 금리는 2007년 말 대비 각각 2.29%, 1.79% 급락했다.

1/4분기에는 글로벌 경기침체 가능성 고조와 신용 경색이 지속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강세를 보였다. 2/4분기에는 연준의 대규모 유동성 공급 확 조치에 따른 불안 심리 완화, 달러화 약세와 상품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상당 기간 금리동결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금리가 상승세를 보였지만 금융위기 불안감으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확산으로 강세를 나타냈다. 특히 단기자금 시장에 유동성 문제가 제기되면서 단기채 중심으로 금리가 내림세를 보였다. 4/4분기에도 실물경기 침체 확산에 따른 안전자산 수요확대와 기준금리 인하 등으로 강세를 이어갔다.

신용 경색 심화에 따라 추진했던 FRB의 대폭적인 기준금리 인하조치(2007.9.18~2008.4.30일 중 7회에 걸쳐 5.25%->2.00%로 인하)는 지난 4월을 기점으로 소강상태를 보였다. 하지만 이후 10월 금융위기의 전세계적 확산 및 실물경제 침체를 완화를 위해 기준금리를 두 차례에 걸쳐 0.5%포인트씩 인하 한데 이어 12월 1%에서 0%~0.25%로 0.75%~1%포인트 인하했다.




2007년 7월 이후 12개월 연속 기준금리를 4.0%에서 동결했던 유럽중앙은행(ECB)은 7월 인플레이션 효과 차단을 위해 기준 금리를 4.25%로 0.25%포인트 인상했지만 금융위기가 급격히 부상하고 실물경제 부진도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 지속되면서 10월 이후 세 차례에 걸쳐 1.75%포인트(4.25%->2.5%)의 금리인하를 단행했다. 특히 12월에는 유럽중앙은행 출범이래 최대폭인 0.75%포인트를 인하했다.




영란은행(BOE)은 2008년 2월과 4월 기준금리를 각각 0.25%포인트 인하한데 이어 5.5%에서 5.2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10월에도 0.5%포인트 인하했고 11월에는 예상을 상회한 1.5%포인트 기준금리 인하를 발표했다. 3.0%의 기준금리는 1954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 같은 금리인하를 단행한 것은 상품가격이 급락하면서 영국의 인플레이션 전망치가 크게 낮아진 반면 생산이 크게 감소하고 소비부진, 주택투자의 대폭 감소, 기업투자 악화 및 수출시장의 약화 등 경기전망이 크게 악화된 데 따른 것이다.

일본은행(BOJ)도 금융시장 안정 및 실물경기 부양을 위해 7년 7개월만인 지난 10월 기준금리인 콜금리를 0.5%에서 0.3%으로 0.2%포인트 인하한 데 이어 두 달 뒤인 12월 미국 FRB의 제로금리 정책도입에 따른 내외금리차 역전 등의 영향으로 0.1%로 0.2%포인트 추가 인하했다.

4. 해외주식 세부 유형별 펀드 성과

세부 유형별로는 헬스케어 섹터 펀드가 2008년 한해 동안 -20.97%의 수익률로 가장 선방했다. 관련 기업의 실적전망이 상향 조정 되고 업종 특성상 경기 변화에 둔감해 경기둔화에도 큰 영향을 받지 않았던데 힘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원자재 섹터 펀드는 2분기 들어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본격화 되면서 상반기 14.1%의 수익을 거뒀으나 경기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로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꺾이면서 -39.54%의 부진한 수익률로 한 해를 마감했다. 국제유가는 7월초 배럴당 140달러 대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으나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둔화 투자자금 이탈로 급락세로 전환, 연말에는 40달러 대로 고점대비 70%이상 하락했으며 기타 원자재 가격도 대체로 8월 이후 큰 폭으로 하락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와 미국 발 신용경색 우려로 주춤한 글로벌 주식 펀드는 같은 기간 5.16%의 수익률을 기록했고 유럽주식 펀드는 0.37%의 수익률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금융위기로 인한 선진국의 경기침체가 이머징 국가들에게 본격적으로 타격을 입히면서 선진국 투자펀드들 보다 이머징마켓 펀드들의 수익률 하락폭이 더 컸다.

유럽 신흥국 펀드는 유로존의 경기둔화로 수출이 감소하고 대외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을 중심으로 외국인의 주식투자자금 등의 자본이탈이 심화되는 등 불확실성이 증대돼 하락폭이 확대됐다. 특히 10월 들어 미국 등의 선진국의 금융위기가 아이슬란드와 헝가리 등 중동부 유럽국가로 빠르게 파급되고 이들 국가의 디폴트 위험이 높아지면서 국가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되는 등 금융불안이 확산됐다. 이에 유럽 신흥국 주식펀드는 -65.58%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러시아 펀드는 무려 78.48% 폭락했다. 그루지야 분쟁 이후 국제신인도 하락과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외국인 투자자금이 대규모로 유출되면서 외환보유액이 급감하고 루블화 가치가 하락하는 등 금융시장 불안이 심화돼 주가가 급락했다.

상반기까지 비교적 안정된 모습을 보이던 남미 신흥국 주식펀드도 하반기 들어 신용경색 심화, 원자재 가격 하락 등으로 관련국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주가 및 통화가치가 크게 하락하는 등 금융시장 불안이 심화되면서 53.83% 하락 마감했다. 부진한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재정적자 감소, 외환보유액 증가 등으로 금융불안에 대한 적응력이 높아졌고 각국이 경제안정화 대책을 내놓으면서 다른 신흥국 펀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

브라질 주식 펀드는 상반기 중 강세를 나타냈지만 하반기 들어 주가가 급락하면서 49.69%하락했다. 민간 부분의 외채가 급증한 가운데 통화 약세 및 외화자금 조달 여건의 악화로 외채지급 능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2004년 이후 헤알화 강세가 지속되면서 그간 늘어왔던 통화 파생상품 거래에서 대규모 투자손실이 발생해 금융시장 불안감이 가중 됐다.

중국 주식 펀드는 연중 55.26% 하락했다. 미국과 유럽의 경기침체가 중국의 증시에 악재로 작용했다. 9월 이후 금융불안 심화로 실물경기가 더욱 침체되면서 증시 하락폭이 확대됐다. 비유통주의 유통주 전환 등으로 공급 물량이 늘어난 가운데 당국의 긴축 정책 및 대외 여건 악화로 기업 수익성이 크게 나빠졌다. 또한 부동산 가격 하락은 가계 부실로 이어져 금융시장 불안을 가중시켰다. 이에 중국 정부도 금융정책 기조를 긴축에도 완화로 전화하면서 11월 향후 2년간 4조 위안 규모의 재정지출 계획을 발표했다. 금리도 9월과 10월 두 차례 인하 한데 이어 11월 1.08%포인트를 일거에 인하하는 등 4개월 동안 1.97%포인트 인하했다.

일본 펀드는 -43.78%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엔화 강세와 글로벌 증시 하락, 자국 내 경기와 기업실적에 대한 악화우려가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OECD와 IMF가 내년도 일본의 경제성장률을 마이너스로 전망한 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5. 해외 주식펀드 2008년 성과

순자산액 100억원 이상 운용기간 1년 이상인 259개 해외주식형 펀드를 대상으로 2008년 성과를 측정한 결과 금 관련 기초소재 섹터펀드를 비롯해 헬스케어, 소비재 펀드가 상대적으로 선방하며 상위권을 차지했다.

펀드별로는 ‘삼성당신을위한N재팬주식종류형자 2_A’가 증시 하락에도 불구하고 엔화 가치가 상승한 데 힘입어 -10.63%로 2008년 동안 가장 높은 성과를 보였다. 이 펀드는 환노출형 펀드로 동일하게 운용하되 환헤지를 하는 ‘삼성당신을위한N재팬주식종류형자 1_A’와 무려 39.10%포인트 차이를 보였다. 금융위기에 이어 글로벌 실물경제 둔화위험이 고조되면서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증가해 엔화가치가 상승하며 환노출형 펀드가 높은 성과를 기록한 것이다. 엔화는 전통적으로 낮은 인플레이션과 무역수지 흑자로 인해 안전 통화로 인식되어 왔다.

금 관련 산업에 투자하는 ‘SH골드파생상품 1-A’와 ‘기은SG골드마이닝주식자A클래스’도 금 가격이 상승하면서 각각 -11.74%,-29.94%로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푸르덴셜글로벌헬스케어주식 1_A’와 ‘미래에셋PanAsia컨슈머주식형 1(CLASS A)’ 펀드도 경기에 둔감한 업종 특성을 반영하며 각각 -20.02%와 -24.99%로 선방했다.

반면 상반기 우수한 수익률을 자랑했던 러시아와 유럽 신흥국에 투자하는 펀드의 하락폭이 컸다. ‘JP모간러시아주식종류형자 1A’ 펀드는 하반기에만 무려 84.28% 폭락하면서 1년 수익률 -83.68%로 가장 낮은 성과를 보였다.

[제로인 조성욱 펀드애널리스트 : www.funddocto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