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국내] 실물경제 한파에 주식펀드 위축

1) 개황

글로벌 신용위기가 실물경기 위축으로 이어지면서 11월 해외증시는 하락세를 기록했다. 코스피 지수 역시 월 중반 1000포인트가 무너지는 등 불안한 장세를 보였지만 월말들어 각국의 강도 높은 경기부양책 발표가 호재로 작용하며 코스피 지수가 반등세를 기록, 그간의 낙폭을 줄이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코스피 지수는 11월 한달간 3.32% 하락했고 국내주식펀드 역시 -4.45%의 성과로 한달을 마감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www.funddoctor.co.kr)이 2008년 12월 1일 공시된 기준가격으로 11월 한달 간 펀드수익률을 조사한 결과, 일반주식 펀드는 -5.0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코스피지수 수익률인 -3.32%보다 저조한 성과로 대형주가 -4.43%의 부진한 성과를 기록함에 따라 펀드수익률에도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업종테마주들을 중심으로 투자하고 있는 삼성그룹주 펀드들이 10월에 이어 11월에도 선전하면서 상위권을 지켰고 시장흐름에 대한 민감도가 비교적 적은 배당주식펀드도 소폭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하락장이 펼쳐진 가운데서도 중형주가 4.23%상승함에 힘입어 중소형주식 펀드들이 오랜만에 상위권에 올라선 것이 눈에 띄었다.

한달간 전기전자업종이 -11.18% 하락하는 부진한 모습을 보인 가운데서도 IT투자펀드들은 양호한 성과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IT투자펀드들의 성과가 양호했던 것은 0.18%하락에 그친 코스닥에 40%이상 투자했기 때문이다.

일반주식혼합 펀드와 일반채권혼합 펀드는 같은 기간 각각 -2.02%와 -0.79%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금융통화위원회의 추가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환율상승 및 외국인 국채선물 순매도, 피치의 한국 국가 신용등급 전망 하향조정 등 우울한 뉴스들이 채권시장에 나오며 채권금리는 줄곧 상승세를 보였다.

그러나 월말들어 한국은행의 RP매입을 통한 유동성 공급과 채권안정펀드 유동성지원 발표 등이 채권시장에 굿뉴스로 작용하면서 채권금리가 급락했지만 그간의 상승폭을 되돌리기엔 힘겨운 모습이었다. 결국 국채 단기물 금리만이 소폭 하락세를 보이면서 채권펀드들 간에 희비가 엇갈렸다. 한달간 국내 채권펀드는 -0.13%(연환산 -1.6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단기물 금리가 하락하면서 듀레이션이 짧은 초단기 채권 펀드가 0.55%(연환산 7.11%)상승하면서 가장 양호한 수익률을 거뒀다. 우량채권 펀드는 0.19%(연환산 2.51%)의 수익을 올렸고 일반채권펀드는 한달 간 -0.02%(연환산 -0.28%)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시장금리는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이는 신용위험 우려가 계속되면서 채권 매수 자체를 꺼리고, 사더라도 부도 위험이 없는 국고채만을 고집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국고채와 회사채 금리 차이는 좁혀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개별펀드 중 최근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신성건설 회사채를 편입했던 ‘도이치코리아채권’펀드는 환매가 연기됐다. 이 펀드는 수익자총회를 거쳐 추후 부실자산을 별도로 펀드에서 분리하고 나머지 정상자산으로 구성된 펀드에 대해 환매를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2) 주식/ 채권시장 요약

주식시장

11월 국내주식시장은 10월에 이어 여전히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부정적인 경기지표들이 발표되면서 신용위기가 실물경기 위축으로 이어지고 있음이 확인됐고 이로 인해 글로벌 주식시장은 기록적인 주가급락을 경험했다. 코스피 시장 역시 11월 중반 이후 1000포인트가 재차 붕괴되는 등 우울한 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월 후반 들어 미 정부의 씨티그룹 구제소식, 중국의 대대적인 금리인하, EU의 경기부양책 발표 등이 호재로 작용하며 국내 주식시장 역시 상승반전했다. 코스피 지수는 마지막 3영업일 동안 10.92%가 급등, 그간의 낙폭을 축소하며 -3.32%로 11월을 마감했다.

11월 국내 증시에서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 뿐만 아니라 이로 인한 전세계 경기침체 및 기업이익 악화에 대한 우려가 더 큰 악재로 작용했다. 국내외 경제관련 기관과 연구소에서 국내 경제성장률을 하향조정했고 경기 불황과 키코에 따른 손실 확대에 기업의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4.8% 감소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증시에 부정적인 역할을 했다. 뿐만 아니라 부동산 시장 불황으로 인해 국내 부동산 PF대출 및 주택담보 대출 부실 우려가 시장에 확산되며 신용위험이 부각되기도 했다.

하지만 월 후반으로 가면서 각국에서 경기 부양책과 더불어 파격적인 금리인하를 단행함에 따라 국내 주식시장은 글로벌 호재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낙폭을 줄여가는 모습을 보였다. 대내적으로는 10월 경상수지 흑자 소식에 이어 외국인이 순매수로 돌아서면서 수급을 받쳐줬던 것에 국내 주식시장이 반등세로 돌아서며 낙폭을 축소시켰다.

시가총액 크기별로는 대형주가 4.43% 하락한 반면 중형주는 4.23% 상승해 눈길을 끌었다. 업종별로는 의약품과 보험 업종이 두자리 수의 상승세를 기록하며 가장 많이 올랐고 10월에 이어 통신, 전기가스, 음식료 등 경기방어주들이 상대적으로 선전했다. 반면 실물경기 침체영향이 제조업까지 파급되면서 운수장비 및 전기전자, 건설업종 등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채권시장

11월 채권시장은 극심한 변동성을 보인 가운데 국고채 3년물 기준이 4.87%를 기록하며 마감했다. 지난 10월의 경우 글로벌 경기침체 위기로 인해 세계 각국의 금리인하 동조 등으로 채권금리가 월말까지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였지만 11월은 월중반까지는 큰 폭으로 상승 후 월후반에는 또다시 급락하는 등 큰 변동성을 보인 한달이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10월 경상수지의 깜짝 흑자전환이라는 요인 이외에 발표된 대부분의 경제지표가 지속적인 부진을 보이며 경기침체 위기감을 고조시켰다. 이처럼 펀더멘털 측면에선 채권시장이 강세를 보이는 게 당연시 됐으나 월초 발표된 내년도 국고채 추가발행 규모가 올해보다 20조원가량 많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수급부담으로 인해 금리가 상승했다. 또한 시장의 기대에 못미치는 금통위의 기준금리인하(0.25%포인트)와 신용평가사 피치의 국가신용등급 전망 하향 수정발표 및 대우차 건설부문의 ABCP 만기상환 문제 등이 이슈화되며 신용위기감이 고조된 것도 채권가격 하락에 악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분위기로 인해 외국인의 국채선물 매도가 월중반까지 지속되며 금리상승폭은 더욱 확대됐다. 그러나 월중 발표된 채권시장안정펀드에 대한 실망감이 한은의 적극적인 행보로 월후반 개선됐고 환율급등, 외국인 선물매도세도 안정을 되찾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국고채 1년물은 0.04%포인트 하락한 4.87%를 기록했고 국고채 3년물과 5년물은 각각 0.39%포인트, 0.31%포인트 하락하면서 단기물이 강세를 보이며 한달을 마감했다.




3) 주식펀드 성과

순자산액 100억원 이상, 운용기간 1개월 이상인 299개의 주식펀드(기타인덱스 펀드 제외) 중 79개 펀드가 코스피지수(-3.32%)보다 양호한 성과를 기록했다.그러나 이중 플러스(+)성과를 보인 펀드는 단 10개에 그쳤다.

10월에 이어 삼성그룹주 펀드들이 양호한 성과로 상위권을 지켰다. 삼성그룹주 펀드들은 업종대표주들을 편입하고 있어 변동성이 높은 시장상황에서도 주가 하락 방어에 효과가 탁월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중형주의 상승세에 힘입은 중소형주 펀드들도 비교적 작은 낙폭으로 양호한 성과를 기록했다.

펀드별로는 ‘한국셀렉트배당주식 1(C)’펀드가 월간 2.15%로 가장 높은 성과를 기록했다. 이 펀드는 같은 기간 0.18%하락에 그친 코스닥종목을 11.18%를 편입하고 있고 상위 편입종목인 에스원, 삼성화재, 유한양행 등이 13%이상 상승함에 따라 펀드 성과도 양호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어 ‘동양중소형고배당주식 1’가 1.94%를 기록하며 뒤를 이었다. 이 펀드는 중형주 투자 비중이 76.22%에 달하는 펀드로 중형주가 상승한데 따른 혜택을 입으면서 비교적 성과가 양호했다. 반면 대형주 비중이 비교적 높은 일반주식펀드들은 대형주 하락에 악영향을 받으면서 월간성과 하위권을 기록했다.

3개월 성과를 살펴보면 1개월 성과와 마찬가지로 삼성그룹주 펀드들이 비교적 작은 하락폭을 보이면서 3개월 성과 상위권을 차지한 반면 1개월 성과에서 두각을 나타낸 중소형주 펀드들은 그간의 낙폭을 줄이지 못하고 3개월 성과 하위권을 기록했다.




4) 채권펀드 성과
순자산액 100억원 이상, 운용기간 1개월이 넘는 49개 채권펀드 가운데 30개 펀드가 플러스(+)수익률을 기록했다. 이중 22개 펀드가 콜금리(연환산 3.99%)수준을 상회하는 양호한 성과를 거뒀다.

11월 한달간 국고채 3년물과 5년물의 금리는 각각 0.39%포인트, 0.31%포인트 상승한 반면 국고채 1년물은 -0.04%포인트로 소폭 하락세를 보이면서 채권펀드별로 엇갈린 성과를 보였다. 단기물 금리가 하락하면서 듀레이션이 상대적으로 짧은 펀드들과 통안채 금리 하락으로 통안채 투자비중이 높은 펀드들의 성과가 양호했다. 반면 듀레이션이 긴 펀드들은 하위권을 기록했다.

펀드별로 살펴보면 10월에 설정돼 아직 두달이 채 안된 ‘플러스탑시드은행채채권 1’, ‘삼성포커스채권 3’가 각각 0.86%(연환산 11.17%), 0.84%(연환산 10.89%)의 수익률을 보이면서 1, 2위를 기록했다.

3개월 성과는 1개월 성과와 상반되는 모습을 보였다. 듀레이션이 비교적 긴 편에 속하면서 신용등급이 높은 펀드들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KB장기주택마련채권 1’, ‘삼성장기주택마련채권 1’펀드들이 상위권을 기록했는데 이 펀드들은 월간성과에서는 저조한 수익률로 하위권에 위치했다.



[ 김주진 제로인 펀드애널리스트 www.FundDoctor.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