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해외] 경기부양책 호재로 중국펀드 상승

1. 개황

최악의 금융위기가 실물경기로 확산되면서 경기침체를 넘어서 디플레이션 공포가 세계증시를 위협하고 있다. 글로벌 경제의 핵심 축인 선진국의 2009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0.3%로 하향 조정됐다. 이처럼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글로벌 금리인하와 G20회담에 대한 기대에도 불구하고 기업이익에 대한 우려와 고용, 소비시장 냉각으로 글로벌 증시가 흔들리고 있다. 이는 해외 투자펀드 성과에도 악재로 작용했다.

글로벌 증시는 직전월 이어 지난 달에도 지속적인 하락세를 기록했다. 월말 들어 각국 정부의 강도 높은 대책이 시행되면서 주가하락 폭은 줄어들었다. 특히 중국 증시는 중국 정부가 경기부양책을 잇달아 발표했고, 기준금리를 1997년 10월 이후 최대폭인 1.08%포인트 인하하면서 상승세를 보였다.

펀드평가사 제로인(www.funddoctor.co.kr)이 2008년 12월 1일 아침 공시된 기준가격으로 2008년 11월 펀드수익률을 조사한 결과 해외 주식형 펀드는 1.4%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글로벌 증시 약세에도 불구하고 해외주식펀드 순자산액의 1/3가량을 차지하는 중국펀드가 강세를 보이면서 소폭의 이익을 냈다. 하지만 미국, 유럽, 일본을 비롯한 선진국 펀드들이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고, 러시아 및 유럽 신흥국 등 이머징 마켓펀드들의 수익률 하락폭이 크게 나타났다.

해외주식혼합형과 해외채권혼합형 펀드는 같은 기간 각각 -6.7%, 1.4%의 수익률을 보였다.

해외부동산 펀드 역시 주택 시장 침체 및 금융 불안이 지속되면서 한달 동안 1.9%의 손실을 기록했다. 미국의 기존 및 신규 10월 주택판매가 전월 대비 감소했고, 신규주택 판매가격도 전년동월대비 7.0% 하락했다. 유로지역 및 영국 주택가격도 하락폭이 확대되거나 상승세가 둔화되고 있다. 중국의 부동산 가격 역시 상승세 둔화 및 거래량 감소 등 부동산 경기 위축이 지속되는 모습을 보였다.




2. 해외 주식시장 요약

미국 주식시장은 10월에 이어 11월에도 추세는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였으나, 월말에 접어들면서 상승 회복하여 장을 마감했다.

미 대선기대감으로 월초 상승세를 보였으나 선거가 끝난 후부터 경기침체 우려가 다시 불거져 나오고 경기후퇴에 따른 기업파산 및 실적 악화로 20일 다우 지수가 월 최저치를 기록할 때까지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미국 ISM 제조업 지수가 1982년 이후 최저치로 하락했고, 소비판매가 4개월 연속 감소하는 등 소비도 위축됐다. 비농업부문 고용 역시 10개월 연속 감소했다. 기업실적 부진, GM 파산 우려에 미 재무부의 구제금융계획이 변경 되면서 금융불안이 확산됐다. 특히 13일에는 다우지수가 8,000선이 무너지면서 300포인트 이상 곤두박질 쳤으나 이후 900포인트 이상 수직 상승하면서 하루 등락폭이 무려 10%에 달했다. 21일 이후에는 오바마 정부의 경제팀 구성과 씨티그룹 구제안 발표 등이 호재로 작용하며 상승세로 반전 그간의 하락폭을 줄였다. 11월 다우지수는 5.32% 하락, 나스닥 지수와 S&P500지수는 각각 10.77%, 7.48% 하락했다.

유럽경제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유럽 주요국 증시도 일제히 하락했다. 유럽중앙은행(ECB), 영란은행(BOE), 스위스와 체코, 덴마크 등 파격적인 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경기 후퇴 우려가 증폭됐다. IMF가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일제히 하향 조정한 것도 대형 악재로 작용했다. 하지만 월말 미국 정부가 씨티 그룹에 추가 자본투입 및 부실자산 지급보증에 나서고, 영국 정부의 200억 파운드 규모의 경기부양책 발표에 이어 유럽연합(EU)이 향후 2년간 2,000억 유로 규모를 투입하는 경기부양책을 제안하면서 유럽증시는 상승 반전했다. 하지만 영국 FTSE100 지수는 2.03% 하락, 독일 DAX30지수와 프랑스 CAC40지수는 각각 6.38%, 6.43% 하며 장을 마감했다.

미국을 비롯한 유럽 선진국 증시가 하락세를 보임에 따라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하락했다.

일본 니케이 지수는 한달간 0.75% 하락하는 등 약세를 면치 못했다. 20일을 기점으로 상승세로 돌아 섰으나 여전히 불안한 장세를 보였다. 엔화 강세와 글로벌 증시 하락, 자국 내 경기와 기업실적에 대한 악화우려도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OECD와 IMF가 내년 일본의 경제성장률을 마이너스로 전망한 점도 증시의 하향세를 부추겼다.

인도 주식시장은 월초 중앙은행의 금리인하 조치에 힘입어 상승세를 보였지만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가중되며 하락 반전했다.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으로 대거 이탈하는 등 펀드의 환매 압력이 지속됐다. 인도 중앙은행의 유동성 지원에도 불구하고 내수경기가 살아나지 못하고 기업실적 우려가 커지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월말에는 각국 정부의 경기부양책 효과로 상승세를 타기도 했지만 연쇄테러로 인도 증시가 임시 휴장하기도 했다. 인도 뭄바이 증시는 전월 대비 7.10% 하락 마감했다.

중국 증시는 중국 정부가 내수진작을 위해 4조 위안을 투입하기로 한데 이어 대규모 감세와 보조금 지급을 통한 경제부양책을 잇달아 마련했고, 기준금리를 1997년 10월 이후 최대폭인 1.08%포인트 인하하면서 상승세를 보였다. 상해 A 지수와 항생 중국기업(H)지수는 각각 8.20%, 9.02% 상승했다.




3. 해외 채권시장 요약

11월 글로벌 채권시장은 대공황 이후 최악의 금융위기에 따른 경기위축과 디플레이션 우려로 강세를 나타냈다.

미국 채권시장의 경우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 확대로 안전자산인 국채수요가 급증하며 장단기물 모두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였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월 말 대비 1.04%포인트 하락했으며 미국채 2년물 금리는 0.55%포인트 하락했다. 미국 10년 채권금리의 월간 낙폭은 지난 1981년 이후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실물경제 침체 확산에 따른 안전자산 수요확대와 FRB의 기준금리 인하 등을 겨냥한 국채 매입수요가 증가하면서 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 출발했다. 이후 구제금융 재원마련을 위한 국채 발행과 뉴욕증시의 반등 등으로 일시적으로 금리가 상승하기도 했으나 부진한 경기지표 발표가 계속되고 FRB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확대되면서 미국채 금리는 사상 최저수준으로 하락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6일 열린 정책회의에서 기준 금리를 3.75%에서 3.25%로 0.5%포인트 인하했다. 유로지역 물가는 상승압력이 약화된 반면 경기는 내수 및 수출이 모두 둔화 되고 있으며 기업 및 가계의 자금 조달도 어려운 상황이다. 유럽은행 총재는 향후 금리 정책 방향에 대하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유로 지역 경기, 물가 전망 및 여타 선진국들과의 공조를 통해 탄력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영란은행도 같은 날 열린 정례회의에서 예상을 상회한 1.5%포인트 기준금리 인하를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10월 7일 0.5%포인트 인하 이후 나온 파격적인 조치로 3.0%의 기준금리는 1954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 같은 금리인하 배경은 최근 2개월 동안 상품가격이 급락하면서 영국의 인플레이션 전망치가 크게 낮아진 반면 생산이 크게 감소하고 소비부진, 주택투자의 대폭 감소, 기업투자 악화 및 수출시장의 약화 등 경기전망이 크게 악화된 데 따른 것이다.

일본은행(BOJ)은 21일 기준금리인 콜금리를 현수준(0.3%)으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일본은행 총재는 수출둔화로 인해 경제활동이 더욱 정체되고 있으며 향후 수 분기 동안 지속될 것으로 평가하면서도 추가적인 금리인하는 금융기관의 대출의지를 저하 시킴으로써 오히려 단기 금융시장을 통한 원활한 자금 도달에 부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언급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26일 충분한 유동성 공급을 위해 금융기관의 예금 및 대출 금리를 각각 1.08%포인트 인하하고 지급준비율도 1~2%포인트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이로 인해 1년 만기 예금 기준 금리는 3.60%에서 2.52%로, 1년 만기 대출 기준 금리는 6.66%에서 5.58%로 인하했으며 여타 장단기 예금·대출 기준 금리도 0.36~1.26%포인트 씩 인하했다.

이번 금리 인하 폭은 평소 금리 조정폭(0.27%포인트)의 4배로 대출 금리의 경우 아시아 외환 위기가 발생한 1997년 10월 이후 최대폭이다.




4. 해외주식 세부 유형별 펀드 성과

11월 한달 간 경기침체에 따라 글로벌 증시가 하락세를 보이면서 해외주식펀드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기초소재섹터 펀드가 금 가격 강세에 힘입어 11월 한달 동안 6.61%의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해외주식형 가운데 가장 양호한 성적을 거뒀다. 금융시장 불안으로 안전자산에 선호현상이 강화돼 금 가격이 11월 중 14%나 급등하며 지난 1999년 9월 이래 월간 최대 상승률을 나타냈다.

중국 증시가 경기 둔화 전망으로 등락을 거듭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월 중반 이후 중국당국이 증시부양 정책을 발표, 증시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중국 주식 펀드의 월간 수익률은 3.65%를 기록했다. 중국 정부는 내수진작을 위해 4조원을 투입하기로 한데 이어 기준 금리를 1.08%포인트 인하면서 경기 부양을 꾀했다.

인도 주식펀드는 인도 증시 하락에도 불구하고 환율 등의 영향으로 3.01% 상승해 눈길을 끌었고 아시아태평양 주식(ex-J)펀드도 5.19%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강세를 나타내냈다.

러시아 펀드는 같은 기간 14.03% 하락하며 해외주식형 가운데 가장 낮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러시아 증시는 글로벌 증시하락에 큰 영향을 받으면서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러시아는 그루지야 전쟁과 원자재 가격 하락, 미국발 금융위기로 인해 최근 3개월 사이 1,900억 달러의 자금이 해외로 빠져나갔다. 러시아 정부는 루블화 가치의 추가하락을 막기 위해 금리를 인상하고, 외환시장 개입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또한 법인세율 4% 인하, 실업수당 증액, 중소기업에 대한 추가세제 감면 등을 추진했다.

브라질 주식펀드는 1.26% 하락했다. 브라질 경제 역시 본격적인 침체현상을 나타내면서 4분기 경제성장률이 제로를 기록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는 등 위기감이 확산됐다. 헤알-달러 환율도 급등하면서 우려를 더했다. 하지만 브라질의 내수 경기가 다른 신흥국 국가들에 비해 양호한 모습을 보이고, 미국과의 통화스와프 체결 등 글로벌 금융공조의 영향과 중국과 유럽 등의 경기부양책 발표 호재로 증시하락폭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다.

일본 주식펀드 역시 글로벌 경기 후퇴에 따른 기업실적 악화 우려 등으로 1.13% 하락했다. 자동차와 전기전자 등 수출주가 약세를 보이는 등 기업실적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엔화강세로 환헷지를 하지 않는 펀드들이 수혜를 입으면서 증시 하락폭에 비해 양호한 성적을 냈다.

유럽 주식펀드도 -0.74%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글로벌 신용경색 심화에 따른 소비 및 투자심리 저하, 주택경기 및 수출 부진으로 유로지역 실물경제 침체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증시를 압박했다. 2009년에 이어 2010년에서 유로지역 경제성장률이 1%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유럽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도 증가했다.


5. 해외 주식펀드 성과

순자산액 100억원 이상 운용기간 1개월 이상인 285개 해외 주식형 펀드를 대상으로 11월 성과를 측정한 결과 중국 주식 펀드들이 강세를 보이며 상위권을 차지했다. 금 관련 기초소재섹터 펀드도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했고, 전반적으로 아시아 신흥국에 투자하는 펀드들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반면 러시아주식펀드와 러시아 비중이 높은 유럽 신흥국 펀드는 하위권에 머물렀다.

특히 월간 성과에서 일본, 인도에 투자하는 펀드들 가운데 환헷지를 실시하지 않는 펀드들이 엔화 및 달러화 등 기준통화 강세에 힘입어 투자지역 증시 약세에도 불구하고 상위권을 차지하기도 했다.

펀드별로는 중국 본토 증시에 투자하는 ‘PCAChinaDragonAShare주식A- 1ClassA’ 가 1개월 동안 25.14%의 수익률로 가장 높은 성과를 보였다. ‘삼성KODEX China H’ 가 24.40%의 우수한 수익률을 기록하며 그 뒤를 이었다.

‘SH골드파생상품 1-A’ 펀드는 금가격이 급등하면서 같은 기간 15.83%의 수익률을 기록했고, ‘프랭클린인디아플러스주식형자-A’ 와 ‘프랭클린템플턴재팬플러스주식형-자Class A’는 투자 지역 증시 약세에도 불구하고 통화 강세 영향으로 각각 11.52%와 11.59%의 수익률로 상위권을 차지했다.

반면 상반기 우수한 수익률을 자랑했던 러시아와 동유럽 등 신흥국에 투자하는 펀드의 하락폭이 컸다. 러시아에 투자하는 ‘JP모간러시아주식종류형자 1A’ 펀드가 -75.21%로 조사대상 펀드 중 가장 낮은 성과를 보였다.




[ 조성욱 제로인 펀드애널리스트 www.FundDoctor.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