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7 해외] 널뛰는 세계증시…펀드수익률 ‘우수수’

글로벌 주식시장은 구제방안 마련으로 진정국면에 돌입하는 듯 했지만, 실물경제 침체가 예상보다 심각하다는 염려가 투자심리를 악화시키며 글로벌 증시는 폭락세로 마감했다. 이에 대부분의 해외펀드는 약세를 보였다.

펀드평가사 제로인(www.funddoctor.co.kr)이 17일 아침 공시된 기준가격으로 펀드 수익률을 조사한 결과 해외주식형은 한주간 -4.38%의 부진한 성과를 기록했다. 한고비 넘은 줄 알았던 글로벌 증시가 또다시 급락하면서 투자자들 불안이 커졌고, 주요 원자재 가격이 급락하는 등 주요 시장은 극심한 혼란을 겪었다. 이 가운데 레알화 강세에 브라질주식 펀드가 주간 1.13%로 상대적인 선전을 보였고, 원자재 가격하락에 원자재섹터 펀드와 기초소재섹터펀드가 각각 -8.85%, -13.00%로 가장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북미주식펀드는 주간 -10.02%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대공황 이후 최악의 금융위기를 진정시키기 위한 각국의 유례없는 고강도 금융시장 안정책에 힘입어 미 증시는 한때 사상 최대폭으로 폭등했다. 하지만 금융시장 안정책도 다가오는 경기후퇴를 막을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고개를 들면서 공포감이 시장을 지배했다. 세계 경제성장을 이끄는 엔진 노릇을 해 온 미국의 9월 소매판매는 3년만에 최대폭으로 급감하며 3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고, 뉴욕 지역의 10월 제조업 경기는 사상 최악의 수준으로 위축되는 등 경기가 침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는 공포가 확산됐다.

같은 기간 유럽주식펀드 역시 4.38%의 손실을 기록했다. 글로벌 금리인하 공조 등 각국 정부의 잇단 고강도 금융시장 안정대책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면서 상승세를 타기도 했으나 금융위기와 경기후퇴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인식이 다시 팽배해지면서 내림세로 돌아섰다. 경기 침체에 민감한 원자재주 낙폭이 컸고, 미국 경기침체에 민감한 종목들이 일제히 폭락하며 MSCI유럽주식은 -4.28%로 장을 마감했다.

인도주식펀드는 -10.01%로 저조한 성과를 보였다. 미국과 유럽의 무제한 공급 공조안 발표에 화답하듯 했지만, 세계 각국의 금융위기 공동 대응에도 불구하고 경기침체를 피하기 어렵고 기업 실적 역시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며 급락했다. 한편, 인도 중앙은행은 지난 7일 지준율을 8.5%로 0.5%포인트 인하하기로 했지만 세계 경기침체와 금융 불안이 심화되자 10일 지준율을 현행 9%에서 7.5%로 1.5%포인트 인하했다. 15일에는 7.5%에서 6.5%로 재차 인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MSCI인도주식은 한주간 7.50%하락했다.

일본주식펀드는 -4.79%의 성과를 기록했다. 호주에서 시작된 금리인하 움직임이 미국과 유럽을 거쳐 아시아 전반으로 확산됐다. 중국뿐 아니라 한국과 대만, 홍콩 등도 모두 금리를 낮췄지만 일본은 워낙 현 금리 수준이 낮기 때문에 금리인하에 합류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대규모 유동성을 공급하고 추가적으로 경기부양에 나서는 등 시장 친화적인 정책을 계속 내놓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미국의 경제지표가 예측이상으로 악화된 데 따른 미국 경기 악화에 대한 우려에다 엔고 악재까지 겹치면서 수출관련주를 중심으로 주가가 폭락했다.

중국주식시장도 폭락세를 면치 못했다. 선진 7국(G7)과 13개 신흥경제대국으로 이뤄진 G20이 긴급 회동해 금융위기 해소를 위한 글로벌 공조에 나선 데 대한 기대감으로 반등하는 듯 했지만, 향후 중국 중앙 기업들의 증시 투자가 감소할 수 있다는 당국의 예상이 나오면서 투자심리가 냉각됐다. 이에 상해A지수는 -7.92%, 항셍중국기업주식(H)는 -4.91%를 기록하면서 중국주식펀드는 -3.56%의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러시아주식펀드는 -2.46%의 성과를 기록했다. 8일, 9일과 10일 양일간 휴장한다고 밝혔지만 9일 평소와 같이 거래를 시작했다. 이날 10년래 최저가의 밸류에이션을 보이고 있는 주식을 사려는 투자자들이 몰려들면서 폭등했다. 같은날 러시아 대통령의 고위 경제 보좌관은 블룸버그 TV와의 회견에서 금융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곧 은행에 자금을 투입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경기부양책을 검토중인 러시아의 향후 움직임은 글로벌 중앙은행의 조치가 얼마나 잘 조정될 것인지, 얼마나 성공적일 것인지에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브라질주식펀드는 1.13%로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연일 폭락세를 거듭하던 브라질 증시는 13일 뉴욕증시의 급등세 소식과 함께 브라질 중앙은행이 시중은행의 신용경색을 해소하기 위해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급등했다. 그러나 15일 뉴욕증시 추락 소식이 전해지며 브라질 증시 역시 동반 추락했다. 한편, 브라질 중앙은행은 지준율을 인하했다.




순자산액 100억원 이상, 운용기간이 1개월 이상인 해외주식 펀드들에서는 브라질주식 펀드와 러시아주식 펀드가 주간 상위권을 휩쓸었다. 반면, 전 세계 경기 침체에 수요가 감소하며 원자재 가격이 하락함에 따라 기초소재섹터펀드와 원자재섹터펀드들이 하위권을 차지했다.

펀드별로 살펴보면 ‘KB브라질주식형자(Class-C)’펀드가 주간 8.14%로 가장 높은 수익을 냈다. 뒤이어 ‘프런티어중동주식자C 3’펀드가 4.59%로 2위에 올라섰다. ‘KB브라질주식형자(Class-C)’는 ‘KB브라질주식형모’펀드에 투자하는 자펀드의 클래스로 펀드가 투자하는 모투자신탁이 레알화에 대한 환헤지를 실시하지 않아 레알화 강세에 힘입어 양호한 수익을 거둘 수 있었다.

월간성과에서는 금융섹터펀드들이 상위권에 대거 포진되는 모습을 보였고, 러시아주식펀드와 브라질주식펀드는 하위권에 머물렀다.




역내설정 해외펀드 자금동향

한편 17일 제로인 유형분류 기준으로 조사한 공모 해외펀드(역외펀드제외) 순자산액은 39조 9,056억원으로 집계됐다.

현금흐름을 살펴보면, 한주간 해외펀드는 총 2,599억원의 자금이 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유형별로는 해외주식형 펀드의 부진에 해외주식형(ETF제외)에서만 2,083억원의 자금이 이탈했고, 해외주식혼합형에서도 306억원의 자금이 빠져 나가는 등, 전 유형에서 자금 유출을 보였다.

특히, 신흥국주식 펀드와 중국주식펀드에서 한주간 각각 669억원, 660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고, 아시아태평양(ex. J)펀드에서도 310억원의 자금유출이 있었다.



[ 김혜숙 제로인 펀드애널리스트 www.FundDoctor.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