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해외] 미국 發 금융 위기로 해외주식 펀드 손실 증폭

러·브 펀드 폭락… 인도, 헬스케어, 소비재 등 상대적으로 선전

1. 개황

모기지 업체 및 메릴린치 구제책을 통해 금융위기 피해 확산을 막으려던 미국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보호 신청, 메릴린치의 매각, AIG의 유동성 위기 등이 악재로 작용하면서 글로벌 증시가 동반 하락했다. 여기에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까지 확대되면서 해외주식펀드는 큰 폭의 손실을 기록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www.funddoctor.co.kr)이 2008년 10월 1일 아침 공시된 기준가격으로 2008년 3분기 펀드수익률을 조사한 결과 해외 주식형 펀드는 -23.4%의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그 가운데서도 러시아와 브라질 주식펀드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감소로 원자재가격이 하락하면서 기초소재섹터 및 원자재섹터 펀드도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해외주식혼합형과 해외채권혼합형 펀드는 같은 기간 각각 -15.2%, -6.0%의 수익률을 보였다.

해외부동산 펀드 역시 주택 시장 침체 및 금융 불안이 지속되면서 3분기 동안 -5.3%의 손실을 기록했다. 무디스는 미국의 주택경기가 2010년에야 바닥을 칠 것이라 비관적인 전망을 제시했고, 20대 도시의 7월 주택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16.3% 하락했다.




2. 해외 주식시장 요약

미국 증시는 금융불안이 최고조에 달하면서 하락세가 이어졌다. 미국의 양대 모기지 업체인 패니매와 프레디 맥의 유동성 위기로 급락세를 보이던 증시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피해 확산을 막으러 나서면서 안정을 되찾는 듯 했다.
그러나 모기지 업체의 안정성에 대한 불안이 다시 제기되고 리만 브러더스의 파산보호신청, 메릴린치 BoA의 매각, AIG 구제금융 제공, 와코비아 등 많은 금융기관들의 파산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미국 발 금융 위기는 정점으로 치달았다. 뿐만 아니라 9월 말에는 금융위기 타개를 위한 사상 최대 규모의 구제금융 법안이 하원을 통과하지 못하고 부결됨에 따라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

러시아 증시는 최악의 3분기를 보냈다. 고유가 속에 잘 나가던 러시아 증시는 3분기 들어 유가 급락과 그루지야 전쟁, 미국 발 금융쇼크 여파로 사흘 째 거래가 중단되기도 하는 등 최악의 주가 폭락 사태를 맞이했다. 외국자본이 이탈하면서 주식, 채권 발행이 힘들어진데다 글로벌 M&A거래가 무산되면서 기업들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따라 러시아 정부는 증시의 추가 폭락을 막기 위해 잇단 부양책을 발표했다. 저평가된 국영 기업 주식 매입을 위해 자금을 투입하고 금융시장에 대해 유동성 공급하기로 밝히면서 금융시장이 다소 안정을 되찾았다. MSCI 러시아주식은 3분기 동안 무려 47%나 폭락했다.

브라질 증시는 경기 성장세 둔화 및 인플레 우려로 급락한 뒤 미국의 신용위기 우려와 원자재가격 하락이 계속되면서 3분기에만 30% 가까이 폭락했다. 국제유가가 내림세를 보이고 달러 강세가 원자재에 대한 투자 심리를 제한 함에 따라 에너지 생산업체와 제강 업체를 주도로 하락세가 이어졌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7월 기준금리를 12.25%에서 13%로 인상했고, 경제동향 보고서를 통해 GDP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5.01%에서 5.17%로 상향 조정했다.

금융위기가 유럽으로 확산되면서 유럽 주식 시장도 하락했다. 유로존의 경우 2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으며 3분기에도 회복의 신호를 보여주지 못했다. 유로지역 올해 성장률 전망을 EU와 ECB 모두 하향 조정한 가운데 물가상승 압력이 다소 완화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 정부의 7,000억 달러에 달하는 부실채권 매입 효과에 대한 의구심과 유로 가치 상승 등이 악재로 작용했다. 금융기관에 대한 구제금융 투입이 이어지고 미국의 구제금융법안이 부결되면서 금융주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중국 증시는 올림픽 이후 급격하게 냉각됐다. GDP성장률이 9%수준으로 하락하고, 물가 상승압력이 지속 될 것이란 전망이 악재로 작용했다. 또한 세계 경기 침체로 미국과 유럽의 소비침체가 중국의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지고 미국 금융 쇼크에 영향을 받아 하락세가 이어졌다. 이에 중국 정부는 증권거래세 폐지, 3개 국유 은행지분매입, 중앙국유기업의 지분확대 지원 등 증시 부양책을 발표했다. 같은 기간 상해 A지수는 16% 하락했고 홍콩 H 지수는 23.8% 급락했다.

일본 증시도 세계경제 침체 분위기속에 하락세를 보였다. 미국의 금융불안과 경기후퇴 우려가 지속되고 일본 기업들의 실적악화 및 경기둔화 우려로 하락폭이 확대됐다. 8월 실업률이 2년래 최고치를 기록하고 산업생산과 가계 지출이 예상보다 더 큰 폭으로 줄어드는 전반적인 경제 지표가 부진한 것으로 발표되면서 증시에 악영향을 끼쳤다.

빠른 물가 상승으로 고전하던 인도 주식시장은 국제유가하락과 해외투자 활성화 기대감으로 상승세를 보였으나 8월 인플레이션이 12.63%로 치솟는 등 인플레이션 압력이 좀처럼 누그러지지 않으면서 9월 한달 동안 13%가까이 하락했다. 유가가 하락했지만 물가가 올 들어 3배나 올라 1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6월 이후 세 차례나 금리를 인상했음에도 불구하고 추가적인 금리인상에 대한 불안감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도증시는 3개월 동안 6.57% 하락에 그치며 등 다른 주요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은 하락폭을 보였다.





3. 해외 채권시장 요약

3분기 채권시장은 금융위기 불안감으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확산으로 강세를 나타냈다. 특히 단기자금 시장에 유동성 문제가 제기되면서 단기채 중심으로 금리가 내림세를 보였다.

경기하강 리스크와 인플레이션 우려가 상충하면서 등락을 반복했고. 금융불안이 지속되면서 채권 시장은 안정을 찾지 못했다. 3.97%로 출발한 미국채 10년 채권 금리는 신용위기 우려감과 미국 경기둔화에 따른 고용지표 악화 등으로 5개월래 최저 수준인 3.63%까지 하락했으나 금융당국의 시장 안정책에 대한 신뢰가 확산되고 하원이 부결 처리한 구제금융 법안이 재상정을 통한 통과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3.82%에서 장을 마감했다.

美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8월과 9월 열린 정례 회의에서 2.0%의 기준 금리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주택지장의 침체 및 고용부진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금리인하를 통한 금융시장 안정과 실물경제 회복보다는 인플레이션 심화, 모럴 헤저드 조장 등의 부작용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은행(BOJ)도 7월과 8월에 연이어 9월에도 0.5%인 콜금리 목표를 유지하기로 의결했다. 최근의 성장 둔화, 물가상승 문제가 차츰 안정화 될 것으로 평가하면서 금융시장 안정을 고려한 조치다.

유럽중앙은행(ECB)은 7월 기준 금리를 4.0%에서 4.2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경제 성장률 둔화 전망에 불구하고 중장기적인 측면에서 인플레이션 발현 및 파급 효과 차단에 주력했다. 이후 8월과 9월 열린 금융통화 정책 회의에서는 2분기 경제 성장률의 급격한 둔화로 당분간 경제 상황을 관망할 필요성이 제기돼 기준금리를 유지키로 결정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8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5.0%에서 5.2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국제 유가변동성 확대, 국제 금융시장 불안 등으로 향후 경기 흐름의 불확실성이 높은 데다 소비자 물가 상승세 확대로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가 형성됨에 따라 이를 조기에 차단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4. 해외주식 세부 유형별 펀드 성과

인도 주식펀드가 3분기 동안 -2.90%로 선방하면서 해외주식형 가운데 가장 양호한 성적을 거뒀다. 인도 주식 펀드는 기업실적 호조와 국제유가하락에 따른 물가상승압력 완화로 8월까지는 상승세를 보였다. 그러나 미국 발 금융위기와 인플레이션 악재로 9월 한달 동안 10% 이상 급락했다.

헬스케어섹터 펀드도 9월 들어 10%이상 하락했지만 3분기 수익률은 -3.77%를 기록하는 등 상대적으로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관련 기업의 실적전망이 상향 조정되고 업종 특성상 경기에 둔감해 경기둔화에도 큰 영향을 받지 않았던데 힘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명품관련 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럭셔리 펀드들이 속한 소비재섹터 펀드도 -7.63%로 비교적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반면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꺾이면서 그간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수혜를 입었던 러시아, 브라질, 원자재, 기초소재 섹터 펀드들의 성과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가급락과 그루지야 전쟁, 미국발 금융 쇼크로 주식거래가 중단되는 등 최악의 주가 폭락으로 러시아 주식펀드는 3분기 동안 무려 47.37% 하락했다.




5. 해외 주식펀드 3분기 성과

순자산액 100억원 이상 운용기간 1개월 이상인 336개 해외 주식형 펀드를 대상으로 3분기 성과를 측정한 결과 인도주식 펀드들이 강세를 보이며 상위권을 차지했다.

펀드별로는 ‘프랭클린인디아플러스주식형자-A’ 가 2.72%로 3분기 동안 가장 높은 성과를 보였다. 글로벌 금융 관련 업종 주식에 투자하는 ‘하나UBS글로벌금융주의귀환주식Class A’는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대책 발표 등이 호재로 작용하면서 1.23%로 우수한 수익률을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 다른 금융주섹터 펀드보다 상대적으로 미국 비중이 낮은데다 그 동안 상대적으로 많이 하락한 금융 기업에 투자한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미래에셋인디아디스커버리주식 1ClassA △피델리티인디아종류형주식-자(A) △ 미래에셋인디아인프라섹터주식형자 1(CLASS-A) △ 인디아인프라주식A 등의 인도펀드들이 -1%~-3% 대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상위권 차지했다.

‘푸르덴셜글로벌헬스케어주식 1_A’ 와 ‘미래에셋PanAsia컨슈머주식형 1(CLASS A)’ 펀드도 경기에 둔감한 업종 특성을 반영하여 각각 -3.54%, -3.77%로 선방했다.

반면 상반기 우수한 수익률을 자랑했던 러시아와 브라질 등 신흥국에 투자하는 펀드의 하락폭이 컸다. 러시아와 브라질에 분산 투자하는 ‘SH더드림러브주식자 1(A클래스)’ 펀드가 -48.94%로 조사대상 펀드 중 가장 낮은 성과를 보였다.








[ 조성욱 제로인 펀드애널리스트 www.FundDoctor.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