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국내] 상반기 인플레 악재에 주식펀드 무릎꿇어

상반기 인플레 악재에 주식펀드 무릎꿇어

1) 개황

지난해 말부터 지속된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와 인플레이션 우려 등이 2008년에도 여전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상반기 국내주식시장은 내리막길을 벗어나지 못했다. 올초 1,897.13포인트로 시작했던 국내증시는 급등락을 반복하며 1,674.92포인트로 상반기를 마감했다. 코스피지수가 11.71% 하락함에 따라 국내주식펀드도 연초후 -12.01%의 큰 손실을 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www.funddoctor.co.kr)이 2008년 7월 1일 아침 공시된 기준가격으로 상반기 펀드수익률을 조사한 결과, 일반주식 펀드는 -12.73%의 부진한 성과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대형주가 11.68% 하락세를 보이면서 코스피지수를 밑도는 수익률을 보임에 따라 일반주식펀드가 시장수익률을 하회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중소형주식 펀드는 상반기 중소형주와 소형주의 낙폭이 상대적으로 적게 나타나며 –6.63%의 수익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배당주식펀드는 -10.92%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주식형보다 주식투자 비중이 낮은 일반주식혼합 펀드와 일반채권혼합 펀드는 각각 5.86%와 2.26% 하락했다. 이외에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도록 설계된 K200인덱스 펀드는 같은 기간 -11.43%의 수익률로 -11.50%를 기록한 KOSPI200지수를 소폭 상회하는 성과를 기록했다.

6월 주식시장은 유가의 고공행진과 인플레이션 우려가 증폭된 가운데 신용경색위기가 재부각되며 한달간 -9.56%의 급락세를 보였다. 이렇게 낙폭이 커지면서 국내주식펀드도 같은 기간 10.05% 하락하면서 상반기 성과를 더욱 아래로 끌어내렸다.




상반기 채권펀드는 금리가 하락세를 보임에 따라 양호한 성과를 기록했다.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에 따른 정책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연초 채권금리는 하락세를 지속했다. 그러나 5월에 들어서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크게 부각되자 물가통제를 위한 정책금리 인상이 화두에 오르며 금리는 큰 폭 상승했으나 그간의 낙폭을 줄이지는 못했다. 이에 일반채권펀드는 연초후 2.92%(연환산 5.89%)의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외에 초단기 채권펀드는 2.94%(연환산 5.94%), 중기채권 펀드는 1.89%(연환산 3.81%), 우량채권 펀드는 2.73%(연환산 5.50%)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6월 채권시장은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 등으로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됐고 금리인하 기대감도 사그라들며 채권금리가 급등했다. 이로 인해 채권형펀드는 같은 기간 -0.33%(연환산 -4.11%)의 부진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2) 주식/ 채권시장 요약

주식시장

2008년 상반기 국내주식시장은 6개월간 300포인트 대를 넘나드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이며 -11.71%의 부진한 수익률을 보였다.

상반기 증시 급락은 대외적인 요인들이 컸다. 1,853포인트로 시작했던 코스피지수는 지난해부터 국내증시의 발목을 잡아왔던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문제로 인한 신용경색과 경기침체 우려 등에 영향을 받으며 3월 1,500대까지 떨어졌다. 특히 3월들어 모노라인(채권보증업체)의 부실문제와 베어스턴스의 파산위기 등이 악재로 작용하고 연이어 미국 금융회사들의 추가 상각 소식들이 전해지면서 국내 주식시장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았다. 이렇게 극한의 상황이 계속되자 3월말 미 당국의 적극적인 대응책으로 과감한 금리인하가 이뤄졌고 이에 탄력을 받아 상승세를 보였다.

5월 중순 이후 증시의 최대 악재인 유가 급등에 따른 불안감이 본격화되면서 증시는 다시 내리막길로 돌아섰다. 중국 등 이머징마켓의 수요 급증에 따른 수급불안과 달러 약세에 따른 투기 세력 개입 등으로 배럴당 90달러대에서 움직이던 유가가 5개월만에 140달러까지 수직상승하며 글로벌 경제에 충격을 던진 것이다. 여기에 금, 철강 등 원자재 가격 역시 상승세를 보이며 물가 불안을 야기했다. 이러한 악재들은 6월에도 끊임없이 지속되며 코스피지수 1,600선을 가까스로 지키며 상반기를 마감했다.

시가총액 크기별로 상반기 동안의 수익률을 살펴보면 대형주는 11.68% 하락했고 중형주는 9.43%, 소형주는 5.33%의 하락세를 보였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 업종(5.49%)과 의료정밀업종(8.25%)만이 상승세를 보였다. 최근 원화약세의 지속과 엔화 강세에 따른 가격 경쟁력이 부각되며 전기전자업종이 강세를 보였고, 업종 대표주인 삼성테크윈의 실전호전에 힙입어 의료정밀업종 역시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채권시장

2008년 상반기 채권시장은 전반적으로 U자 형태의 금리흐름을 보였다. 글로벌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와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서로 상반된 영향을 미치며 일진일퇴하는 장세를 그렸다.

1분기 채권시장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지속되어 온 서브프라임 사태가 다시 악화되면서 신용경색 우려로 인한 금융시장의 불안이 가중됐다. 이러한 신용경색 우려의 파급효과가 글로벌 경기침체에 대한 염려로까지 확대되면서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되살아 났고 이는 채권금리를 큰 폭으로 끌어내렸다.
반면 2분기에 들어서 시장 및 정부의 관심은 경기둔화 우려보다는 인플레이션 우려에 집중되는 모습을 보였다. 5월 금통위 직전까지만 해도 경기둔화를 우려해 신정부가 경기부양에 나설 것이고 따라서 금통위에서 조만간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소문이 시장에 만연해 있었다. 하지만 연일 끝을 모르고 치닫는 국제유가와 원자재가격 등으로 인해 금통위에서는 금리를 동결할 수 밖에 없었다. 이로 인해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무산되자 시장참여자들의 실망감 및 손절매물 출현으로 채권금리는 큰 폭으로 상승하기 시작했다. 6월 금통위에서도 경기둔화보다는 인플레이션에 무게를 두며 향후 정책금리 인상에 대한 불안감이 가중됐다.

상반기 동안 국고채 5년물은 0.22%포인트, 국고채 3년물은 0.15%포인트 오른 반면 국고채 1년물은 0.41%포인트 하락했다.




3) 주식펀드 성과

순자산액 100억원 이상, 운용기간 1개월 이상인 330개의 주식펀드(기타인덱스 펀드 제외) 모두가 상반기에는 마이너스 성과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삼성그룹주 펀드가 상반기 성과 상위권을 차지하며 눈길을 끌었다. 삼성그룹주펀드들이 선방한 것은 같은 기간 삼성전자, 삼성SDI 등 IT주를 비롯한 삼성테크윈 종목들이 선전하면서 수익률 하락폭이 비교적 작았기 때문이다.

개별 펀드로는 인터넷 전용펀드인 ‘동양e-모아드림삼성그룹주식 1클래스A’펀드가 -0.44%의 수익률로 상반기 1위를 기록했고 중소형주에만 투자하는 ‘유리스몰뷰티주식 A’펀드가 -1.58%로 그 뒤를 이었다. 같은 기간 대형주가 11.68%하락한 것에 반해 중소형주는 -9.43%, -5.33%로 대형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선방하면서 펀드의 성과도 상대적으로 양호했다.

반면 ‘우리SK그룹우량주플러스주식 1-C1’가 -20.74%의 저조한 성적으로 상반기 성과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이 펀드는 SK그룹주 및 POSCO 등 대형 우량주에 집중 투자하는 펀드로 같은 기간 펀드내 상위10개 편입종목들 대부분이 큰 폭 하락세를 보이면서 수익률에 악영향을 줬다. 이 외에도 업종별 우량주에 투자하는 ‘삼성우량주장기-CLASS A’펀드와 지주회사에 투자하는 ‘CJ지주회사플러스주식 1-C1’펀드 등이 하위권에 머물렀다.

1개월 성과에서는 중소형주 펀드와 배당주식 펀드들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6월에도 대형주가 10%이상 큰 폭 하락하면서 중소형주 펀드들의 성과가 상대적으로 양호했다.




4) 채권펀드 성과

순자산액 100억원 이상, 운용기간 1개월이 넘는 56개 채권펀드 가운데 31개 펀드가 상반기 동안 콜금리(연환산 5.01%)수준을 웃도는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지난 6개월간 국고채 5년물과 3년물의 금리는 상승세를 보였고 1년물은 0.41%포인트 하락세를 보임에 따라 비교적 듀레이션이 짧고 이자수익이 상대적으로 높은 신용등급이 낮은 채권을 보유한 펀드들이 상반기 성과 상위권을 차지했다.

펀드별로 살펴보면 ‘Tops국공채채권 1’펀드가 4.09%(연환산 8.24%)로 상반기 성과 1위를 기록했고 뒤이어 ‘Tops국공채중기채권 1’펀드가 4.02%(연환산 8.11%) 수익률로 2위를 기록했다. 이 펀드들은 금리변동을 이용한 스왑매도와 국채선물매수전략이 펀드의 성과에 보탬이 되면서 상위권에 위치했다.

반면 보유채권의 잔존만기가 3.99년에 이르는 ‘KB장기주택마련채권 1’을 비롯해 ‘동양매직국공채 1ClassC- 1’, ‘Tomorrow장기우량채권K- 1 ClassA’등이 상반기 성과 하위권에 머물렀다.

월간성과 상위권 역시 듀레이션이 짧고 신용등급이 비교적 낮은 펀드들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그 중 CP 등 유동성 자산만을 보유하고 있는 ‘플러스탑시드채권혼합160’펀드가 월간 0.51%(연환산 6.46%)로 가장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 김주진 제로인 펀드애널리스트 www.FundDoctor.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