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역동적인 황소의 해, 국내주식펀드 54.44%↑

주식시황

2009년 국내 주식시장은 역동적인 황소를 연상시킨 한 해였다.

2008년 9월 미국계 투자은행(IB) 리먼브러더스 파산 사태 이후 무너진 국내 증시는 유럽발 2차 위기와 실물경제 회복 사이에서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각국 정부의 확장적 경제정책 등에 따른 글로벌 금융불안 완화, 국내 경기의 양호한 회복세, 기업실적의 개선, FTSE선진국지수 편입 등에 힘입어 국내 증시로 외국인들이 귀환함에 따라 국내 증시는 빠른 회복세를 보이며 상승했고, 결국 코스피지수는 1682.77로 지난 해 대비 49.65% 상승하며 한 해를 마감했다.

2008년 10월의 미국발 서브프라임 사태로 인해 2009년 초반부터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던 국내 증시는 정부가 1월 '녹색 뉴딜사업’ 추진 방안을 발표하면서 녹색 테마주들이 강세를 보이기 시작했고, 더불어 코스피지수도 상승하는 계기가 마련됐다. 하지만 2월의 기준금리 인하 등의 호재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상승동력이 없이 하락해 3월 3일 992.69선까지 내려앉아 연중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3월부터 코스피는 반등하며 본격적인 상승국면에 접어 들었다. 경기부양을 위한 글로벌 각국의 공조가 이뤄지면서 경기회복 기대감이 주식시장에 고스란히 반영되었고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집중적으로 유입돼 4월까지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이후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소식, 북한 핵실험, GM의 파산보호신청 등 악재들로 인해 상승흐름이 둔화됐고, 횡보장세를 계속해오던 중 7월에 이르러 본격적인 2차 랠리가 시작됐다. 글로벌 기업의 실적개선과 국내외 각종 경기지표 개선의 영향으로 IT주와 금융주가 강세를 보이며 시장을 주도했다. 9월에는 FTSE 선진지수 편입이라는 대형 호재 덕분에 코스피는 1723.17까지 치솟으며 연중 최고치를 갱신했다.

이후 증시는 넘치는 차익매물로 하락세로 돌아섰고, 두바이월드 모라토리엄 선언으로 크게 하락했으나 12월 들어서 마지막 연말 랠리를 시도했다. 글로벌 증시의 안정적인 흐름과 미국의 고용 및 소비지표의 개선 소식에 연말효과까지 더해지면서 코스피의 상승흐름은 계속됐다. 12월 말에 금호그룹의 워크아웃 추진이라는 악재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오히려 상승세를 지속하는 등 견조한 투자심리를 보여줬다.

결국, 2009년 코스피 지수는 1132.87로 장을 출발해 1682.77로 거래를 마감, 49.65%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2008년 -40%가 넘는 하락세에서 빠르게 회복했다. 그야말로 역동적인 황소의 모습을 연출해낸 한 해였다.

업종별로는 의료정밀, 전기전자, 운수장비 업종이 글로벌 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국내 업체들의 경쟁력과 환율효과에 힘입어 시장을 주도했고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은행 업종도 글로벌 금융시스템이 안정화됨에 따라 지난 해의 저평가가 해소되어 꾸준한 강세를 보였다. 반면, 글로벌 해운 업황의 부진에 따른 여파로 운수창고업은 시장대비 부진한 성과를 보였으며, 경기방어 성격의 통신업종만이 마이너스 상승률을 기록했다. 결국 정책효과에 대한 기대감으로 경기소비재와 IT 등 경기민감 업종의 강세가 두드러지면서 업종별 수익률의 차별화가 극심하게 전개됐다.

코스닥지수는 글로벌 증시 호조에 따른 투자심리의 개선, IT관련 업종들의 실적개선 및 녹색성장관련 테마주 강세 등의 영향으로 급등하여 513.6으로 마감, 54.67% 상승했다.






채권시황

2009년 채권시장은 사상 최저 수준의 기준금리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국고채 금리는 꾸준히 상승했다. 정부의 확장적 경제정책에 따른 재정지출 확대, 국고채권 발행 증가,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 확산 및 이에 따른 출구전략 논의 등으로 국공채 시장은 연간 약세흐름을 지속한 반면, 회사채 금리는 크게 하락해 전년도 크게 벌어졌던 신용스프레드를 축소했다.

1월과 2월에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각각 50bp씩 인하해 사상 최저 수준인 2%를 기록했다. 연내 기준금리는 계속 동결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국고채 금리는 지속적인 상승흐름을 유지했다. 반면, 2009년 들어서면서 전통적 위험자산들이 강세를 보이기 시작하며 전년도 안전자산 선호현상으로 큰 폭으로 증가했던 신용스프레드가 축소되기 시작한 회사채 금리는 하락하며 강세였다. 특히, 중장기물보다는 단기물이 강세를, 국고채보다는 회사채가 강세를 보인 한 해였다.

1분기 채권시장은 두 차례에 걸친 기준금리 인하로 단기물은 강세를 보인 반면, 중장기물은 약세를 보이면서 수익률 곡선의 급격한 스티프닝을 보였다. 또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중 최저치를 기록한 후 반등하며 상승기조를 이어갔으나, 회사채AA-3년물은 거래량이 증가하면서 금리가 하락해 스프레드가 크게 축소됐다.

2분기에 들어서며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불확실성이 공존하며 외국인 투자자를 중심으로 국채선물 매수와 매도우위가 교차하면서 금리는 하락과 상승을 반복했지만 전반적으로 상승기조를 유지했다. 회사채는 2사분기에도 A급을 중심으로 전기간에 걸쳐 활발한 거래를 보이며 금리는 강세를 지속했지만 6월 들어서면서 채권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이익실현 차원의 매도물량이 출회되면서 약세로 전환됐다.

3분기 채권시장에서는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부각되며 금리가 전반적으로 상승하는 약세장이 연출됐다. 출구전략이 이슈화되면서 단기물을 중심으로 통화정책 변경에 대한 우려감과 CD금리의 상승세로 금리 상승폭이 확대됐다.

4분기에는 10월과 11월의 금통위 이후 금리인상시기의 지연전망이 확산되면서 상승추세였던 금리가 하락추세로 전환되는 모습을 보였다. 두바이 쇼크로 안전자산선호 현상이 강화되며 단기물에 국한되었던 금리 하락추세는 중장기물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연말 조정장세를 이어가며 미국시장과 커플링 양상을 지속했다.

연간 국고채 1년물은 30bp 상승한 3.49%를 기록했고, 국고채 3년물과 5년물은 각각 101bp, 115bp 상승한 4.41%와 4.92%를 기록해 장기물보다는 단기물이 강세를 보였다. 반면, 회사채 AA- 3년물 금리는 219bp 하락한 5.53%, BBB- 3년물은 50bp 하락한 11.56%로 국고채보다는 회사채 시장이 강세였다.






주식형 펀드성과

외국인들이 귀환하며 역동적인 상승장세를 보인 2009년 코스피 시장의 영향으로 국내주식펀드는 연간 54.44%의 성과를 시현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www.funddoctor.co.kr)이 2010년 1월 4일 공시된 기준가격으로 2009년 연간 펀드수익률을 조사한 결과, 일반주식펀드는 54.18%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코스피지수가 2008년의 손실폭을 만회하며 49.65% 상승했고, 코스닥지수도 IT업종 실적개선 및 녹색성장 테마주의 강세 등으로 54.67% 상승한 영향으로 주식형 펀드는 50% 이상의 성과를 보였다.

유형별로 살펴보면 중소형주식펀드가 57.61%의 수익률을 기록해 가장 우수한 성과를 보였다. 중소형주식펀드는 중∙소형주 및 코스닥 테마주식의 강세에 힘입어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 등 시장수익률보다 높은 성과를 나타냈다. 이외 모든 주식형펀드의 수익률이 50%를 초과해 강세였던 국내증시의 성과를 그대로 반영했다.

주식투자비중이 주식형보다 낮은 일반주식혼합펀드와 일반채권혼합펀드는 각각 28.45%와 16.84% 수익률을 기록해 연간 주식시장 상승에 따른 효과를 입었다.




개별 주식형 펀드성과

순자산액 100억원 이상, 운용기간 1년 이상인 359개의 주식펀드 모두가 플러스 성과를 기록했고, 이중 302개의 펀드가 코스피지수 상승률 49.65%를 상회했다.

상반기는 녹색성장 및 4대강 정비사업과 관련한 중소형 테마주와 관련한 펀드들이 강세를 보였고, 하반기 이후에는 IT 및 자동차관련 업종들을 중심으로 한 대형 성장형 펀드들의 성과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평가를 해소해 낸 은행주들의 편입비중이 높은 펀드들도 상위권에 자리했다.

펀드별로 살펴보면 ‘대신GIANT현대차그룹 상장지수형[주식]’ 펀드가 연간 154%라는 경이적인 수익률을 기록하며 주식펀드 중 1위를 차지했다. 이 펀드는 MKF 현대차그룹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로서 현대차의 주가가 연간 200% 넘게 상승했고 현대차그룹주들이 일제히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코스피지수 상승률의 3배 가까운 성과를 보였다.

한국거래소가 발표하는 ‘KRX Semicon’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펀드인 ‘미래에셋맵스TIGER SEMICON 상장지수(주식)’ 펀드와 ‘삼성KODEX반도체 상장지수[주식]’ 펀드가 각각 143.48%와 142.44%를 기록하여 그 뒤를 잇는 등 상장지수펀드(ETF)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반면, 배당주식펀드인 ‘한국투자셀렉트배당 1(주식)(C)’ 펀드는 23.20%를 기록해 주식펀드 중 최하위를 차지했다. 일반주식펀드와 배당주식펀드의 성과를 단순히 비교하는 것은 무리일 수 있으나 배당지수(KODI)의 연간 수익률이 34.96%임을 감안하더라도 저조한 성과를 보였다. 2009년 국내 증시는 대형성장주가 강세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가치주와 배당주에 주로 투자하는 펀드들이 하위권에 대거 포진했다.






채권형 펀드성과

2009년 신용과 듀레이션으로 철저히 차별화된 채권시장에서 채권형펀드는 연간 3.8%의 성과를 나타냈다.

2009년 국고채보다 회사채가, 장기물보다는 단기물이 강세를 보인 채권시장의 영향으로 채권형펀드도 운용전략에 따라 성과가 차별화됐다. 회사채의 투자비중이 높고 듀레이션을 낮게 유지했던 펀드들의 성과가 두드러졌다.

세부 유형별로 살펴보면 일반채권펀드는 연간 4.06%의 수익률을 기록했고, 신용등급이 낮은 채권에 투자해 고수익을 추구하는 하이일드채권펀드의 수익률은 6.46%로 채권펀드 중 가장 높은 성과를 나타냈다. 초단기채권펀드도 3.99%로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과를 보인 반면, 국공채 등 우량채권에 주로 투자하는 우량채권펀드와 듀레이션을 2~4년으로 하는 중기채권펀드는 각각 3.34%와 3%로 타유형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결국, 신용과 듀레이션에 의해 차별화되었던 채권시장이 채권펀드에도 그대로 반영됐고 채권펀드의 운용전략에 따라 성과 역시 차별화됐다.




개별 채권형 펀드성과

순자산액 100억원 이상, 운용기간이 1년 이상인 51개의 채권펀드 중 절반에 가까운 25개의 펀드가 KIS채권1년지수 수익률을 상회했고, 4개 펀드는 오히려 콜금리 이하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2009년은 국고채 3년물 금리가 101bp 상승한 반면, 회사채AA- 3년물 금리는 219bp 하락해 2008년 확대됐던 신용스프레드가 큰 폭으로 줄이며 회사채 위주의 시장이 형성되었고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이 낮은 회사채의 투자비중이 높은 채권펀드의 성과가 양호하게 나타났다. 또한 기준금리 인하 등으로 장기물보다는 단기물이 강세를 보이면서 채권수익률 곡선이 스티프닝되어 상대적으로 듀레이션을 낮게 가져가는 펀드의 성과가 두드러졌다.

펀드별로 살펴보면, ‘동양장기회사채 1(채권)C- 1’ 펀드가 연간 14.14%의 수익률을 기록해 채권펀드들 중 1위를 차지했다. 주로 AA와 A등급의 대기업 발행 회사채들을 채권 포트폴리오 내 절반 이상을 집중 편입함으로써 채권펀드 중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주로 신용등급이 A급인 카드채 등 비은행금융채에 집중투자한 ‘아이러브평생직장채권 4Class C 2’ 펀드가 11.92%로 그 뒤를 이었다. 하이일드채권펀드들 중에서는 ‘동양분리과세고수익고위험 K- 1(채권)C- 1’ 펀드가 6.99%로 가장 높은 성과를 보였다. 1년 수익률 상위 10개 펀드들 중 동양투신운용에서 운용하는 펀드가 4개, 하나UBS펀드가 3개 자리하고 있는 것도 눈여겨볼만하다.

반면, 국고채 중장기물로만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피델리티코리아 자N(채권)’ 펀드는 연간 0.34%의 성과를 기록하면서 채권펀드 중 최하위에 자리했다. 국공채 중장기물 위주로 투자비중을 높게 가져갔던 ‘KB장기주택마련 1(채권)’ 펀드 등 주로 국공채를 비롯한 우량채권 중장기물에 투자한 펀드들이 대부분 하위권을 차지했다.





[ 홍준 제로인 펀드애널리스트 www.FundDoctor.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