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16 해외] 어닝시즌 개막에 하락세로 돌아서

연초 상승세를 이어가던 글로벌 증시는 어닝시즌 개막과 함께 하락세로 돌아섰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기업들의 수익 악화가 예상된 가운데 미국과 유럽 각지에서 발표된 실업률 증가 소식이 증시에 악재로 작용한 것이다. 경기와 기업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가 수요위축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에 에너지관련주가 약세를 보였고, 금융과 소비재 역시 하락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www.FundDoctor.co.kr)이 16일 아침 공시된 기준가격으로 해외주식펀드의 수익률을 조사한 결과 주간 -6.29%의 수익률을 기록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유럽 증시 대부분이 일주일 내내 하락세를 기록했고 이에 동조하며 글로벌증시가 약세를 보였다.
대부분의 지역이 하락한 가운데 중국만이 정부의 기업들에 대한 지원책 기대로 상승하며 중국본토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들은 양호한 성과를 보였다. 반면 이를 제외한 대부분의 중국주식펀드는 홍콩 증시의 하락으로 약세를 기록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가 경기부양책 승인을 강력히 요청하는 등 경기부양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내 보이며 미 증시의 호재로 작용하는 듯 했다. 하지만 고용지표와 기업실적발표에 발목이 잡히며 다우존스지수가 일주일 내내 하락, MSCI북미주식 지수는 한주간 -6.83% 수익률을 보였다. 작년 12월 취업자수가 50만명 넘게 감소했다는 발표가 악재로 작용하며 투자심리가 냉각됐다. 동시에 12월 실업률이 16년래 최고 수준으로 치솟음에 따라 가계의 소비여력 감소가 경기위축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여기에 미국에서 두 번째로 규모가 큰 에너지업체인 쉐브론과 반도체 설계업체인 램버스가 작년 4분기 실적부진을 예고했고, 알코아를 필두로 4분기 어닝시즌이 개막하며 실적부진이란 악재가 시장을 끌어내렸다. 이에 북미주식펀드는 한주간 6.03%하락했다.

연초 상승세로 시작했던 유럽주요국 주식시장이 지난주에는 일주일 내내 하락세를 기록하며 유럽주식펀드는 한주간 -6.04%수익률을 보였다. 영국 중앙은행이 300년래 사상 최저치인 1.5%로 기준금리를 내렸지만 지난 11월 유로존의 실업률이 직전월 대비 7.7%상승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유럽지역 전반에 고용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퍼졌다. 특히 스페인의 경우 지난 11월, 13.4%의 실업률을 기록한 것으로 발표돼 눈길을 끌었다.
또한 프랑스 투자은행인 나티시가 2008년 15~20억 유로의 영업손실을 발표할 것이란 소문과 독일 도이체포스트방크 역시 2008년도 손실이 추정되는 등 기업들의 실적 악화우려가 시장에 만연해지면서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또한 영국사업회의소가 600개 안팎의 기업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영국의 경제상황이 조사가 시작된 1989년 이래 가장 어려운 상황이라고 결과가 나온 가운데 MSCI유럽지수는 -8.28%를 기록했다.

한주간 일본주식펀드는 5.94%, MSCI 일본지수는 7.98% 하락했다. 미국에서 발표한 지난 12월 소매판매현황이 부진했던 게 시장 참가자들에게 경기침체에 대한 심각성을 다시 한번 주지시켜 줬고, 엔화 강세 역시 수출주에 악재로 작용하며 증시 하락을 이끌었다. 주중 일본은 내수 부양과 기업지원을 위해 총 12조엔(약 150조원)규모의 재정지출을 예정하며 당초 목표로 삼았던 2011년의 재정 흑자화를 사실상 포기했다. 일본정부는 2006년 재정운용 중장기 계획을 내놓고 ‘2011년 재정 흑자화 원년’을 달성하기 위해 세입세출 개혁을 추진해 왔다. 이를 위해 공공 사업비 삭감, 국채 발행 감소, 소비세율 인상 등을 단계적으로 실시할 방침이었지만 작년 하반기 글로벌 금융위기로 재정건전화 계획을 전면 보류한 것이다. 일본 내각부는 2011년 기초 재정수지가 10조엔대 적자를 낼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해 재정수지 적자규모가 5조2천억엔이었지만 극심한 경기 침체, 재정지출 확대 악순환 속에서 3년 만에 재정적자 규모가 2배 이상 늘어나게 된 셈이다.

중국 증시는 정부의 기업들을 의한 지원책 기대와 기업 실적악화로 등락을 거듭한 끝에 상해A지수는 2.24% 상승, 항셍 중국기업(H)지수는 9.25% 하락하며 장을 마감했다. 중국정부가 경기 침체와 석탄 가격 상승 등으로 인해 지난해 막대한 손실을 입은 전력사들을 지원할 것이라는 소식과 추가 금리인하 기대로 증시는 상승했다. 반면 홍콩증시는 미국과 아시아 증시 동조 속에 해외자본의 이탈 우려가 가중되며 하락마감했다. 이에 홍콩투자비중이 높은 중국주식펀드는 -6.51%수익률을 기록했다.

인도판 엔론사건이 터졌다. 인도 4위 정보기술(IT)서비스 업체 새티암이 7년간 10억 달러 이상의 회계 부정을 저질러 왔던 것으로 밝혀진 것이다. 이 회사는 네슬레, 제너럴일렉트릭(GE), 캐터필라, 소니, 닛산 등에 IT서비스를 제공해 온 인도의 대표적인 아웃소싱 업체다. 이번 사건으로 인도 기업의 지배구조와 회계기준에 대한 불신이 커졌고, 새티암 주식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기업들의 주가가 동반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폭락한 주가로 인해 인도 시장이 보다 매력적으로 변했다는 낙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경기침체로 선진국 기업들이 아웃소싱 주문을 늘리며 이에 수혜를 받은 인도 2위 컴퓨터 서비스업체인 인포시스가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하는 등 기업실적 개선 기대감에 하락폭이 축소되는 모습을 보였다. MSCI인도주식 지수와 인도주식펀드는 각각 5.93%, 2.69%하락했다.

러시아 증시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가스공급 중단 조치가 해제된다는 소식에 상승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가스공급 책임을 둘러싼 새로운 가스분쟁이 증시 회복을 방해하며 MSCI러시아지수는 4.47% 하락했다. 러시아는 유럽으로 가스 공급을 재개한지 4시간 만에 다시 중단했는데 이는 수송관 차단 문제를 둘러싸고 우쿠라이나와의 치열한 공방전으로 가스분쟁이 또다시 가열됐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유럽연합 관계자들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의 비타협적인 태도를 강력히 비난했다. 이러한 시장 상황 속에 러시아주식펀드는 11.02% 급락했다.




순자산액 100억원 이상, 운용기간이 1개월 이상인 해외주식펀드들 가운데 중국본토에 투자하는 ‘PCA China Dragon A Share주식A- 1Class A’가 가 한주간 6.32% 상승하며 가장 우수한 성과를 보였다. 그 뒤를 ‘푸르덴셜중국본토주식자(H)-A’, ‘프랭클린인디아플러스주식형자-A’, ‘프랭클린템플턴재팬플러스주식형-자Class A’가 플러스 성과를 보이며 뒤를 이었다. 이 외 273개의 해외 주식형펀드들은 마이너스 성과를 기록했으며 ‘미래에셋맵스MSCI이머징유럽인덱스주식 1(C-A)’가 -15.24%로 가장 낮게 나타났다.

월간성과에서는 브라질주식에 투자하는 ‘미래에셋브라질업종대표주식형자 1(Class-A)’가 6.48%상승하며 가장 우수한 성과를 보였다. 이에 개별국가 펀드 중 브라질주식펀드가 -0.67%로 가장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원자재섹터와 에너지 섹터가 소폭 상승했다.





역내설정 해외펀드 자금동향

제로인 분류기준으로 조사한 결과 공모 해외펀드(역외펀드 제외)순자산액은 16일 현재 33조 4,899억원을 기록, 한주간 증시하락에 2조 1,423억원이 감소했다. 이중 중국주식펀드와 신흥국주식펀드의 순자산액은 각각 6,752억원, 5,597억원 감소했다.

한주간 현금흐름을 살펴보면 1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ETF를 제외한 해외주식형에 127억원이 들어왔고 다른 대부분의 유형에서 자금이 빠져나갔다. 유형별로는 한주간 순자산 감소가 컸던 중국주식에 129억원이 유입됐고, 아시아신흥국주식과 인도주식펀드에도 각각 77억원, 38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신흥국주식펀드에서는 78억원의 자금유출이 있었다.


[ 류승미 제로인 펀드애널리스트 www.FundDoctor.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