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해외] ‘R의 공포’에 수익률 큰 폭 하락

1) 개황

10월 글로벌증시는‘R의 공포(리세션, 경기침체)’가 시장을 위협한 가운데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였다. 금융위기에서 시작된 실물경기 침체는 또다시 금융위기 증폭으로 이어지며 악순환의 고리에 빠졌고 금융위기를 진정시키려는 각국의 동조 속에 고강도 대책들이 발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증시는 급락했다. 이에 해외주식형펀드들의 수익률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www.funddoctor.co.kr)이 2008년 11월 3일 아침 공시된 기준가격으로 10월 한달간 해외펀드의 수익률을 조사한 결과, 해외주식형펀드는 -25.73%의 부진한 성과를 기록했다.

정책금리 인하조치 등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에 대응한 갖가지 정책들을 내놓은 미국, 유럽 등 선진국 투자펀드들은 이머징마켓에 비해 비교적 수익률 하락폭이 작았다.

섹터투자펀드 중 경기에 따른 부침이 적은 헬스케어섹터펀드가 가장 양호한 성과를 기록한 반면 국제 유가하락과 증시 불안정에 악영향을 받은 러시아주식펀드와 유럽신흥국주식 펀드들은 직전월에 이어 가장 낮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해외주식혼합형과 해외채권혼합형은 같은 기간 각각 –17.27%, -9.17%의 저조한 성과를 보였고 해외 리츠에 투자하는 해외부동산형과 해외채권형도 -12.67%, -10.64%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2) 해외 주식시장 요약

10월 미국주식시장은 구제금융법안 발효에도 불구하고 경기후퇴 우려감이 증폭되면서 급등락을 거듭했다. 변동성이 커진 탓에 갖가지 기록들이 쏟아져 나오기도 했다.

한달간 다우존스지수는 14.06%하락하며 지난 1988년 이후 월간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고 2004년 10월 29일 이후 처음으로 1만선 아래로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또한 10월초부터 27일까지 -24.7%를 기록한 다우존스지수 하락률은 대공황과 1987년 블랙먼데이 이후로 최대의 낙폭으로 기록됐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월말에는 사상처음으로 3개지수(다우존스지수, 나스닥지수, S&P500지수)가 모두 10%이상의 급등세를 보이는 등 그야말로 카오스가 지배한 10월이었다.

미국 금융위기는 실물경제 위기로 확산되며 국제유가 및 원자재 가격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가 1983년 원유 선물거래 시작 이후 월간 32.6% 폭락하는 사상 최대의 낙폭을 보였고 증시불안감을 나타내는 증시불안지수(VIX)도 지수 도입 이후 89.53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가장 안전한 자산으로 인식되던 달러는 유로화 대비 달러화 가치가 한달간 10.6% 상승하며 역시 사상최고의 상승률을 보였다.

이러한 미국증시 불안정세가 글로벌 주식시장으로 퍼짐에 따라 유럽을 비롯한 아시아증시들도 폭락세를 보였다.

27개 EU회원국의 10월 경제심리지수가 7.4포인트 떨어진 77.5포인트를 나타내는 등 유럽 경제는 1990년대 초반 이후 최악의 상황을 맞이했다. 각국의 적극적인 노력과 미국 구제금융법안 발효에도 불구하고 경기침체 불안감이 가시지 않는 모습을 보이면서 유럽 각국들의 증시도 급락을 면치 못했다.

아시아증시 역시 10월 한달간 높은 변동성을 그리며 하락마감했다. 글로벌 수출시장 위축과 엔고추세가 맞물리면서 일본 니케이지수가 한달간 23.83% 하락하는 등 일본증시도 폭락세를 보였다. 중국주식시장 역시 급락세를 보였다. 정부의 잇단 금융조치도 증시하락세를 막기에 역부족이었고 원자재 가격 하락과 불량식품 사태들이 연달아 터지면서 수출이 악화, 낙폭을 더욱 벌렸다. 인도증시도 금융시장 혼란 속에 실물경제까지 타격을 입으며 큰 폭 하락했다.

브라질주식시장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자본조달과 투자유치가 어려워지면서 낙폭을 확대, 한달간 24.80% 급락했고 석유수출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러시아 증시도 유가 급락과 불안정한 증시 상황에 큰 타격을 입으면서 급락했다.




3) 해외 채권시장 요약

FRB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정례 및 긴급회의를 통해 1.0%포인트의 금리를 인하하는 등 금융위기의 전세계적 확산 및 실물경제 침체를 완화하기 위해 미국을 비롯한 유럽연합, 영국 등 각국들은 동시에 대폭적으로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10월 미국 국채시장은 국채발행물량 증가에 따른 시장상황 악화와 FRB의 기준금리 인하가 맞물리며 장단기물 가격이 엇갈리는 혼조세를 보였다. 10년물 국채수익률은 3.96%로 0.14%포인트 상승한 반면 2년물 수익률은 FRB의 대폭적인 기준금리 인하에 힘입어 0.39%포인트 하락한 1.56%로 마감했다.

월초 10년물 국채수익률은 금융위기 확산으로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인 국채투자를 늘림에 따라 급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FRB가 주요국 중앙은행과의 정책공조를 통해 대폭적인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한 이후 국채수익률은 급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미국정부가 재정자금 부족 보전을 위해 660억달러 규모의 국채를 발행하는 등 국채공급물량이 대폭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이후 글로벌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로 다시 하락세를 보이기도 했으나 월말들어 국채수익률은 다시 상승세로 전환했다. 재정자금 부족 보전을 위해 대규모의 정부차입 필요성을 언급함에 따라 발행물량 증가가 예상된 반면 미국증시 상승세로 안전자산 보유심리가 약화되며 수요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일본은행(BOJ)는 금융시장 안정 및 실물경기 부양차원에서 7년 7개월 만에 처음으로 정책금리를 0.2%포인트 인하했다. 이는 미국발 금융위기가 유럽과 이머징국가로 확산됨에 따라 일본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의 변동성 확대 및 실물경제 상황 악화가 심각했기 때문이다.

10년물 일본국채수익률은 변동성이 큰 가운데 주요국 국채금리와의 동조화 현상이 뚜렷한 모습을 보였다. 월초 하락세를 보였던 국채수익률은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이후부터는 상승세로 반전했다. 이후 글로벌 경제지표 부진으로 디플레이션 우려가 확산되면서 일본증시가 폭락하자 국채수익률은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고 월초와 비슷한 수준으로 마감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금융불안 완화차원에서 FRB등 주요국 중앙은행과의 공조 하에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했다. 이는 미국발 금융위기 확대와 지역경제의 침체 가속화에도 불구하고 정책주안점을 물가안정에 맞춰왔으나 유로지역내 은행파산 문제가 현실화되는 등 금융위기가 급격히 부상하고 실물경제 부진도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 지속되면서 긴급조치를 취한것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인플레이션 완화보다는 실물경제 침체 단기화에 정책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4) 해외주식펀드 세부 유형별 펀드 성과

10월 한달간 실물경기침체 우려에 글로벌 증시가 폭락세를 보이면서 해외주식펀드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해외주식형 가운데 헬스케어섹터 펀드가 10월 한달간 -11.81%로 가장 양호한 성적을 거뒀다. 이는 업종특성상 투자기업들이 경기변화에 둔감해 경기둔화에도 큰 영향을 받지 않았던데 힘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명품관련기업들이 속한 소비재섹터펀드도 월간 -16.51%의 수익률을 거뒀다. 금융섹터펀드도 그간의 낙폭과대에 따른 영향으로 -16.17%에 그치면서 선방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역별로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이머징국가들에게 본격적으로 타격을 입히면서 선진국 투자펀드들보다 이머징마켓 펀드들의 수익률 하락폭이 더 컸다.

각국의 적극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금융위기 불안감이 쉽게 가라앉지 않으면서 유럽증시가 급락했다. 6일에는 전 유럽증시가 급락하며 블랙먼데이를 맞는 등 우울한 분위기가 계속됐고 이에 10월 유럽주식펀드도 월간 -17.12%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일본주식펀드도 한달간 -24.14%의 부진한 성과를 면치 못했다. 월초 견고한 금융시장과 탄탄한 개인소비로 인해 일본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피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으나 이후 엔화가치 급상승으로 실물경제에 막대한 파급효과가 예상되면서 상황이 급반전됐다.최대 5천억~1조달러 규모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엔캐리 트레이드 잔액이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에 빠른 속도로 청산되면서 엔화 매입 수요가 급증한 것에 악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MSCI일본주식은 한달간 -20.41%를 기록했다.

인도중앙은행이 경제성장 둔화가 지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금융시장 혼란 속에 11.8%에 달하는 높은 인플레이션과 루피화 가치추락으로 실물경제에 까지 타격을 받은 인도증시는 10월 한달간 25.63%하락했다. 이에 인도주식펀드도 -28.17%의 하락세를 보였다.

중국주식펀드 26.45%의 낙폭을 보였다. 부동산 취득세와 거래세 인하 검토, 수출 환급세율 인상 등 정부의 금융조치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경기악화에 원자재가격이 급락하면서 수출이 위기를 맞았다. 이로 인해 투자와 고용위축을 유발, 이는 곧 소비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벌어졌다. 이런 분위기는 펀드 성과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브라질주식펀드도 -22.06% 급락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브라질경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원자재가격이 하락세를 지속했고 여기에 2009년 국내 총생산성장률이 급속도로 위축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했기 때문이다.

그루지아와의 전쟁과 글로벌 자본시장경색이 외국 투자자들의 이탈로 이어지고 유가급락으로 더 큰 타격을 입으면서 러시아 증시가 급락함에 따라 러시아주식펀드와 유럽신흥국주식펀드는 한달간 각각 -45.43%, 34.11% 급락하며 가장 낮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특히 10월 한달간 러시아주식시장은 주가폭락에 의해 장중 거래 정지가 이뤄진 날만 8일에 달하고 10일과 27일에는 증시급락에 따른 거래중단으로 개장하지 않는 등 극도로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계속된 수익률 하락에 러시아주식펀드는 연초이후 70.13%의 손실을 보였다.




5) 해외 주식펀드 10월 성과

순자산액 100억원 이상 운용기간 1개월 이상인 287개 해외 주식형 펀드를 대상으로 1개월 성과를 측정한 결과 일부 일본펀드를 비롯해 헬스케어섹터 펀드와 금융섹터펀드, 유럽주식펀드의 성과가 비교우위를 보였다. 반면 원자재가격 하락과 증시불안정 등으로 러시아주식펀드와 러시아비중이 높은 유럽신흥국펀드는 하위권을 기록했다.

특히 월간성과 상위권 중 일본에 투자하는 펀드들 가운데 환헷지를 실시하지 않는 펀드들이 엔화강세에 힘입어 상위권을 차지한 것이 눈길을 끌었다.

펀드별로 보면 ‘삼성KODEX JAPAN’가 월간 -9.64%로 가장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했고 ‘PCA아시안리더스주식자P 1클래스A’와 ‘삼성당신을위한N재팬주식종류형자 2_A’가 각각 -10.29%, -10.58%로 그 뒤를 이었다.

3개월 성과에서도 월간성과에서 강세를 보인 펀드들이 상위권을 차지했고 러시아주식펀드, 유럽신흥국펀드 등은 3개월 성과에서도 여전히 하위권에 위치하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펀드별로는 월간성과 1위를 차지한 ‘삼성KODEX JAPAN’와 ‘삼성당신을위한N재팬주식종류형자 2_A’, 프랭클린템플턴재팬플러스주식형-자Class A’가 3개월성과 1, 2, 3위를 기록했다. 이 펀드들은 모두 환헷지를 하지 않는 펀드들로 엔화강세 효과를 누리면서 비교적 하락폭이 작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제로인 김주진 펀드애널리스트 : www.funddocto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