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결산 - ] 만만치 않은 시장에 주식형 선전, 채권형 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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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과 함께 마감된 2002년 상반기 펀드 시장은 월드컵 경기만큼이나 긴장과 환희, 희망과 좌절을 동시에 맛보게 했다.

특히 주식형 펀드 시장을 표현하면, 연초 한 움큼 쥐었던 모래가 손가락 사이로 슬금슬금 빠져나가더니 종국엔 눈으로 셀 수 있을 정도의 모래알만이 손바닥 안에 남는 형국이 아니었나 싶다.

지난해 9.11테러이후 가파른 상승을 보였던 주식시장은 올 3월까지만 해도 99년의 재현을 꿈꾸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4월 중순이후 시장이 조정을 받기 시작한 것이 최근까지 이어지며 시장의 방향성에 대해 혼란을 주기에 충분했다.

채권시장도 운용회사나 투자자들 모두에게 그렇게 녹녹하지만은 않았다.
대부분의 운용사들이 금리상승을 예상해 운용전략을 수립했으나 오히려 금리가 하락하면서 투자자의 기대에 못 미치는 수익률을 기록한 것이다.

■ 주식형, 성장형 연초이후 10%대 수익률 간신히 유지
상반기 마감을 3일 앞둔 6월 26일 종합주가지수가 전일대비 -7.15%나 하락하며 700선이 무너지기 일보 직전, 한 때 연초이후 30%대를 상회하며 고공행진을 구가했던 성장형 펀드의 수익률도 결국은 10%선도 무너지는가 싶었다. 그러나 다행히 27일, 28일 종합주가지수가 40.85포인트나 회복되며 그나마 성장형 펀드 수익률도 간신히 10%대의 수익률은 지킬 수 있었다.

지난 29일 기준으로 제로인이 연초이후 펀드수익률과 자금동향을 조사한 결과, 일반성장형은 12.24%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한 때 35%대를 상회하며 강세를 보였던 때와 비교하면 새옹지마를 느끼지 않을 수 없지만 그나마 막판 회복으로 10%를 상회했다는 사실에 만족해야 했다.
주식편입비율이 40 ∼ 70%사이인 안성형은 7.11%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4월24일 기준으로 성장형과 18.63%포인트나 벌어졌던 것과 비교하면 주식시장 조정이후 그 차이는 상당폭 줄어든 것이다.
주식을 40%이하에서 운용하는 안정형도 3.34%의 수익률에 그쳤다. 4.49%를 기록한 차익거래형 펀드보다도 낮은 수익률인 셈이다.

그러나 성장형과 안성형 모두 종합주가지수 상승률보다 초과수익을 올린 것은 눈 여겨 볼만하다.
연초이후 종합주가지수는 7.07%상승했고, 코스닥지수는 오히려 -15.73%나 하락했기 때문이다.

설정규모가 100억 이상이면서 6개월이상 운용된 245개 일반성장형 펀드 가운데 연초이후 수익률이 30%를 넘은 펀드는 SEI에셋자산의 세이고배당장기증권저축으로 34.82%를 기록했다.
이 펀드 역시 4월 중순 50%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하기도 했으나 최근 3개월 종합주가지수가 -16.80% 하락하는 동안 -12.08%나 하락하며 수익률이 많이 내려앉은 상태다.
연초이후 수익률이 25%를 넘는 펀드는 세이고배당장기증권저축을 포함해 7개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중 프랭클린 펀드가  최근 1개월간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5개가 포진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의 대표펀드인 미래인디펜던스주식형 1와 미래디스커버리펀드는 각각 24.87%와 23.52%로 그 뒤를 이었다.
10%이상∼ 20%미만의 수익률을 기록한 펀드는 168개로 전체 조사대상펀드의 68.6%로 차지했다.

한편 인덱스형은 8.59%로 일반성장형에 이어 가장 좋은 수익률을 기록했으며, 투기채 펀드인 하이일드와 후순위채 역시 2.66%, 2.73%로 코스닥시장의 약세에도 불구하고 일부 공모주 및 거래소 시장의 상승, 채권시장의 강세 영향을 받으며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코스닥펀드는 -0.46%를 기록해 주식관련 유형 중 유일하게 손실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 채권형, FRN 및 스왑펀드 고전 면치 못해
올 상반기 운용사를 괴롭힌 것은 사실 주식형보다도 시가채권형 펀드였을 지도 모른다.
대부분의 운용사들은 올 한해 금리상승을 대세로 보고 이에 상응하는 운용전략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즉 금리에 대한 민감도를 줄이기 위해 잔존만기가 짧은 채권의 편입비중을 높이고, FRN채권의 편입비중을 늘렸으며, 일부 운용사들은 채권의 고정금리를 주고 변동금리를 받는 스왑pay거래를 하는 스왑펀드에 적극적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약세를 예상했던 채권시장은 장기채를 중심으로 의외의 강세를 보여 약세에 대비했던 펀드들의 성과가 부진하게 나타나고 말았다.

시가채권형 펀드의 연초이후 수익률은 연 5.33%로 시가단기형은 연5.46%, 중기형 연5.17%, 장기형 연5.25%를 기록해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를 보였다.

같은 기간 국고채3년물은 -0.25%하락한 5.66%를 기록하는 강세를 나타냈다. 국고채 5년물은 3년물보다 더 큰 강세를 보여 -0.72%나 하락했다. 반면 단기물인 국고채1년물과 통안채1년물은 각각0.05% 상승해 장기물과 단기물의 스프레드가 축소되며 운용사를 곤혹스럽게 했다.

특히 최근 3개월동안 시장의 이러한 변화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것은 FRN 및 스왑관련 펀드들이었다.
설정금액 100억이상이면서 펀드명에 스왑 및 FRN라는 단어가 있는 37개 펀드 중 최근 3개월 수익률이 시가채권형 업계평균인 연5.35%를 상회하는 펀드는 고작 9개에 불과했다.
이중 26개 펀드는 연수익률이 5%에도 못 미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한편, 설정금액 100억이상 6개월이상 운용된 186개 시가 채권형 펀드 중 교보투신의 VISION21C 포커스장기E-1가 연8.72%로 가장 좋은 수익률을 기록한 가운데, 연초이후 수익률이 7%(연환산)를 넘는 펀드는 모두 16개로 선물을 공격적으로 활용하는 교보투신의 펀드들이 7개나 포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 설정금액, 채권형 14조나 감소

주식일반형(사모 제외)은 성장형에서 2,009억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안정형으로 2조8,909억, 안성형으로 6,212억이 늘어나 전체적으로 3조3,112억이 증가했다.
인덱스형으로도 자금유입이 꾸준히 지속되며 8,693억이 늘어 올 초 4,215억이었던 것이 1조2,908억으로 집계돼 1조가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초 52조원대에서 출발했던 시가채권형은 무려 14조1,069억이나 감소하며 40조원대마저 무너졌다. 특히 중기형에서 7조3,592억이 줄어들었으며, 단기형과 장기형도 각각 2조5,401억, 4조2,077억이 감소했다.
반면 MMF는 운용사들의 전체 운용자산 대비 비중이 과다하다는 우려 속에서도 6조3422억이 증가한 42조4,923억을 기록해 시가채권형 전체 규모보다 많은 상태이다.

<이재순>

 

주식 관련 펀드 설정금액 추이

단위: 억원, %

구       분

2001.12.29

2002.06.29

설정액증감

연초이후 수익률

총 계

476,179

528,797

52,618

 

성 장

161,277

167,425

6,148

 

안정성장

41,273

49,827

8,554

 

안 정

267,548

303,101

35,553

 

일반전체

209,703

242,815

33,112

 

일반성장

128,357

126,348

-2,009

12.24

일반안성

30,899

37,111

6,212

7.11

일반안정

50,447

79,356

28,909

3.34

코 스 닥

6,260

6,294

34

-0.46

스 폿

233

0

-233

 

인 덱 스

4,215

12,908

8,693

8.59

후순위채

87,409

53,672

-33,737

2.73

하이일드

71,778

85,419

13,641

2.66



채권 관련 펀드 설정금액 추이

구       분

2001.12.29

2002.06.29

설정액증감

주간수익률 

장부가전체

376,490

436,766

60,276

2.00

(MMF)

361,501

424,923

63,422

2.09

시가평가전체

527,350

386,281

-141,069

2.60

(단기)

256,912

          231,511

-25,401

2.66

(중기)

180,405

          106,813

-73,592

2.52

(장기)

90,033

           47,956

-42,077

2.56

시가일반전체

412,409

297,043

-115,366

 

(단기)

206,669

179,954

-26,715

 

(중기)

117,393

70,098

-47,295

 

(장기)

88,347

46,991

-41,356

 

시가국채전체

114,942

89,238

-25,704

 

(단기)

50,243

51,558

1,315

 

(중기)

63,013

36,716

-26,297

 

(장기)

1,686

965

-721

 

비 과 세

85,610

48,854

-36,756

 


*대우채 관련펀드, 모펀드, 사모펀드, 해외투자 펀드를 제외한 수익증권과 뮤추얼펀드를 합한 금액임.
*채권형 중 장부가는 1998년 11월16일 이전 설정펀드와 MMF(초단기 포함)를 합한 금액임.
*시가형은 일반형, 국채형, ABS형(일명 회사채펀드)으로 구성되며 일반형은 국채형을 제외한 나머지 펀드를 가리킴.
*비과세펀드는 최근 판매된 비과세 펀드를 말하며 설정금액의 경우 시가중기일반, 시가중기국채에 포함된 것을 별도로 보여주고 있는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