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텔 강세호 대표 (edaily 6.21)

PC통신사들이 모두 인터넷 서비스업체로 옷을 갈아입고 있다. 90년대 초,중반부터 PC통신을 통해 온라인과의 "오묘한" 만남을 가졌던 사람들은 이제 업그레이드된 통신이라 할 수 있는 인터넷을 더 많이 이용하게 됐으며, 따라서 PC 통신만으로 경쟁력을 가질 수 없는 업체들에게 변신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다소 늦은 출발이었지만 경쟁 PC통신사에 비해 화려하고 다양한 모습을 보여줬던 유니텔이 최근 독립출범 100일을 맞으면서 "인터넷 커뮤니티 인티그레이터(ICI)"라는 개념으로 방향설정을 마쳤다. "포탈 개념의 컨슈머 커뮤니티, B2B사업이 포함되는 비즈니스 커뮤니티, 의료보험이나 신용 등을 중심으로 하는 사회적(Social) 커뮤니티 등을 하나로 묶는 개념이죠. 유니텔이 하고자 하는 것은 이 커뮤니티들을 온라인상에 만들어주고 관리하는, 쉽게 말해 사이버 건설업이라고 보면 됩니다." 올 3월 삼성SDS에서 공식 분리되면서 취임한 강세호 대표는 "이건 어디에도 없는 개념"이라며 "내가 처음 하니까 세계 최초"라며 익살맞은 표정까지 곁들인다. 인터넷 커뮤니티 인티그레이터(ICI)로서 유니텔의 사업은 크게 e?컨설팅사업, 기업 대상의 비즈니스 플랫폼 서비스, 그리고 전자상거래로 요약된다. 유니텔은 먼저 커뮤니티의 구성과 기획, 비즈니스 모델 웨어하우스, 온라인 마케팅의 기능을 통해 e?컨설팅 사업을 전개하고, 비즈니스 인큐베이션, 멀티미디어 센터, ASP사업, 모바일 센터, 웹호스팅, 광통신망 구축 등 비즈니스 인터넷 분야의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즈니스 플랫폼 사업을 벌인다. 이는 기존의 하드웨어적인 IDC(Internet Data Center)의 개념을 벗어나 소프트웨어와 컨텐츠, 유통의 개념까지를 포함하는 복합기능의 비즈니스 서비스라는게 강대표의 설명이다. 유니텔은 또 얼마전 전국에 2.5GB의 초고속 광통신망을 구축, 위성서비스와 국내외 제휴망을 통한 네트워크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 네트워크 인프라 위에 각종 지원기능이 놓이는 것으로 보면 된다. 유니텔은 또 유니텔온라인과 웨피가 구축한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B2B, B2B2C, B2E, M2M의 다양한 고수익 상거래 비즈니스 개발에 나선다. "유니텔 수익은 비즈니스 인터넷과 통신망사업을 통해 전체의 3분의 2가 납니다. 따라서 수익모델이 확실하다고 할 수 있죠."라고 강대표는 자신한다. 유니텔이 주력하고 있는 또 하나의 사업축은 벤처투자다. 유니텔은 우선 "유니텔 벤처 패밀리"를 구축, 서로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공생 네트워크를 만들었다. 유니텔은 또 경쟁력있는 업체라면 과감히 출자하는 한편, 아이디어만 좋다면 직접 벤처기업을 만들 계획이다. 또 한편으로는 삼성 구조조정본부에서 만드는 벤처기업에 출자할 계획도 있다. 현재 시티넷과 미디어웹 등에 출자했고, 노인 요양과 관련된 유니실버는 직접 만든 업체다. 사내벤처 육성에도 발벗고 나섰다. 현재 바둑관련 사내벤처가 출범했고, 올해 100억원 정도를 여기에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이런 바탕에서 올해 유니텔이 기대하는 매출은 3032억원. 코스닥에는 내년 4월에서 7월쯤 등록할 계획이라고 한다. 강대표는 삼성SDS 출신이지만 유니텔에 오기 전까지는 소프트웨어업계에 잠시 있었다. 한국소프트창업자문을 설립했던 강대표는 그러나 석달 남짓 이 일을 한 뒤 유니텔로 자리를 옮겨 한 때 "일을 벌여 놓기만 하고 어디 가냐"는 식의 뒷소리도 꽤 들었다. "삼성SDS에서 컨설팅 비즈니스를 맡을 때 정부쪽 일을 많이 했거든요. 그때는 어떻게 소프트웨어 사업을 발전시키느냐는 것 자체가 관건이었죠. 그래서 내가 한번 공적 분야에서 이 부분을 개척해보자는 생각에 소프트창업자문을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유니텔에서 제의가 왔을 땐 물론 계속해서 한달 정도 고사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거절할 수 없어 자리를 옮겼죠. 하지만 소프트창업자문의 일을 그만두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자리만 옮겼지 아직도 계속 조언을 해주고 있거든요. 초기 지분도 그대로 16% 보유하고 있구요." 강대표가 생각하는 벤처문화는 무엇일까. "대기업이 조직, 체계, 기획 등의 말로 대변되지만 그 이면에는 경직성, 의사결정의 지연, 자율성 없음 등을 포함하고 있죠. 벤처기업은 조직적이거나 짜임새 있는 데서는 조금 거리가 있지만 대신 창의성과 신속성, 자율성이 있죠. 가장 중요한 것은 벤처기업이 가질 수 있는 생각의 유연성인 것 같습니다. 수직적인 조직에서는 그럴 수가 없죠. 그래서 저는 제가 직접 솔선수범해서 수평적인 조직을 만들려고 합니다." 그러나 복장자율이나 플렉서블 타임제 등만을 선호하고 자율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젊은 벤처기업인들도 많지 않냐고 물었더니 "우리는 그런 사람 없는데..."하며 자리에 있는 사람들 모두에게 웃음을 빼물게 한다. "그래서 저는 대기업에서 겪었던 문화의 장점과 벤처기업이 가질 수 있는 장점을 서로 결합해 보려고 합니다. 자율과 책임을 서로 엮는 거죠." 유니텔은 특히나 그야말로 "벤처기업다운" 문화를 만들기로 유명하다. 모든 직원을 백만장자로 만들겠다는 미션이나, 사내커플에게는 사장이 직접 200만원의 축의금을 주고 사내 헤드헌터제도를 도입, 경쟁력 있는 조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실제로 사내커플은 두 "팀"이 탄생했다고 한다. 강대표는 또 요즘 롤러브레이드에 취미를 붙였다며, 같이 유니텔에 "커뮤니티"를 만들자고 제의하기도 했다. "저는 다양성에 대한 이해를 늘 염두에 두고 삽니다. 획일적이고 고정적인 사고에서 탈피할 때 사업도 잘 진행되더군요. 비즈니스는 자기 중심에서 하면 안됩니다. 공동대표, 전략적 제휴가 잘 안되는게 다 자기 중심, 자기 회사 중심에서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타적(利他的)인 사고가 혹시 종교적인데서 비롯된 것은 아닌지 넌지시 물어봤더니, 아니나다를까 한때 목사가 되고자 했다고 강대표는 말한다. 강대표는 또 "더불어 하는 경영, 나눔의 경영을 하겠다는 마음으로 이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독불장군은 없죠. 벤처 생태계를 잘 이해하고 네트워크를 중시할 때 비로소 발전할 수 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동갑내기 부인에게 여전히 존대를 한다는 얘기가 전혀 부자연스럽지 않게 느껴지는 강대표는 과장도, 별다른 수식도 없이 "유니텔도 '한가족 만들기'란 생각에서 서로 존중하며 이끌어 간다"는 소박한 경영철학을 들려줘 욕심에 종속되는 사람들에게 한번쯤 자기를 돌아볼 화두 하나를 던져줬다. <산업팀 김윤경 기자> s914@edilay.co.kr <강세호 대표 이력> 1955년 서울 출생 1973년 연세대학교 전기공학과 졸업 1977?1979년 전매청 시설국 계획과 시솔계획과장 전기사무관 1979?1982년 과학기술처 국립종합과학관 연구부 전기사무관 1982?1985년 세영자료처리사(소프트웨어하우스) 대표 1984년 연세대학교 대학원 전기공학과 졸업(석사) 1992년 미 일리노이대학교 바이오엔지니어링 공학박사 1992?1993년 시카고 케이스대학 조교수 겸 학생과장 1993?1999년 삼성SDS 컨설팅사업부장(이사) 1999.11?2000.2 한국소프트창업자문 대표이사 사장 2000.3?현재 유니텔 주식회사 대표이사 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