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도 TK출신 굳어지나(이데일리)

[이데일리 김영수 기자] 총 500조원 규모의 자산을 굴리며 국내 금융시장에서 `큰 손`으로 불리는 국민연금 기금 운용을 총책임지는 기금운용본부장(CIO) 선임이 임박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정치권과 인연이 있는 낙하산 인사에 무게가 실릴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무려 3개월여를 끌어온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 선임이 설 연휴 직후 단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본부장직(職)을 두고 대구·경북(TK) 출신인 강면욱 전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이사와 권재완 AJ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가 유력한 후보군으로 경쟁하고 있는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런 기류는 지난 4일 산업은행 회장에 영남대 출신의 대표적 친박계 TK 인사로 알려진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사장이 산업은행 회장에 내정되면서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 자리도 TK 출신으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실력 뿐만 아니라 정치적 연결고리가 키포인트로 부상한 셈이다.

강 전 대표와 권 대표는 TK 출신일 뿐만 아니라 현 정권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강 전 대표는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 비서관의 대구 계성고와 성균관대 1년 후배다. 그는 ABN암로, 슈로더 등 외국계 금융회사를 거쳐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이사를 지냈다. 대구고와 경북대 출신으로 기획재정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를 지낸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과 대구고 동기 동창인 권 대표는 상업은행, 씨티은행 등을 거쳐 공무원연금 자금운용단장을 역임했다.

금융투자업계는 현 정권과의 밀접한 관계를 놓고 본다면 강 전 대표가 권 대표보다 한발 앞서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맞물려 강 전 대표와 경합을 벌였던 것으로 알려진 이동익 전 KIC(한국투자공사) 투자운용본부장은 이번 경쟁에서는 거리가 멀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문형표 국민연금 이사장은 설 연휴 직후 최종 후보 1명을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추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번에 선발되는 본부장은 지난 1999년 기금운용본부 출범 이후 7번째 본부장이 된다. 본부장의 임기는 2년으로 1년간 연임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