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문사 근황과 성과

투자자문사 근황과 성과


투자자문사의 일임펀드는 투자자로부터 금융투자상품에 대한 투자판단의 전부 또는 일부를 위임 받아 투자자별로 구분하여 운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에 투자자의 성향에 따른 맞춤 운용이 가능하지만 일반적인 공모펀드와는 달리 주식편입비와 편입종목 비중에 대한 제한 등이 없고 수익률과 위험수준이 개별 펀드마다 다르기 때문에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주된 편입자산이 주식이므로 펀드성과를 KOSPI지수 등락률과 비교해볼 수도 있지만, 탄력적인 자산배분과 소수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특성 때문에 공모펀드에 비해 비교가능성은 떨어진다. 특히 개별 펀드별로 전혀 다른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도 있기 때문에 KOSPI지수뿐만 아니라 자문사의 평균수익률(통합성과)과도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일 수 있다.

투자 비용에 해당되는 보수체계도 펀드와 다르기 때문에 투자자문사를 선택할 때에는 더욱 신중해야 한다. 일반적인 공모펀드에서 성과보수는 거의 없다고 할 수 있으나 투자자문사 일임펀드의 경우에는 일정한 운용보수 이외에도 성과보수를 고려해야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로 인해 지나치게 공격적인 운용을 하면 위험수준은 더욱 올라가기 마련이다.

증권사 랩어카운트 연계를 통해 등 2010년 소수 종목으로 수익 극대화

지금은 적자를 내고 있는 투자자문사들이 많지만, 불과 3~4년전만 해도 상황은 크게 달랐다. 증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011년 초까지 강한 상승장을 통한 회복기였다.

분산투자에 대한 규제가 없어 소수 종목에 집중하는 투자자문사 일임펀드들은 다른 금융상품보다 높은 수익률을 거두었다. 자문사와 증권사가 연계하는 랩어카운트가 크게 주목 받았고, ‘차화정’ • ‘7공주’ • ‘사천왕’ 등과 같은 신조어로 대표되는 자문사 집중 종목들은 크게 상승했다. 자산운용사의 공모펀드 시장에는 일임펀드와 유사한 압축포트폴리오 펀드가 유행하기도 했다.
 



투자자문사 영업실적 악화 지속

이렇게 잘 나가던 자문사 수익성에 빨간 불이 들어온 것은 유럽과 미국 재정위기가 불거진 2011년 중반부터다. 소수 종목에 집중 투자했던 투자자문사들은 2011년 이후 지속되어 온 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증시부진으로 투자손실을 크게 입었다. 게다가 고객자산뿐만 아니라 고유자산을 운용하던 경우도 많아 자문사별 체감손실은 더욱 커졌다.

투자심리가 얼어붙으면서 계약고도 감소했고, 시장 진입 조건이 완화되면서 자문사 수가 크게 늘어 경쟁이 심해진 것도 수익성 악화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다. 현재 약 60% 이상의 자문사가 적자를 기록하고 있을 정도이다.

 


일임 및 자문 계약고는 2009년 14.8조에서 2010년 26.1조로 크게 늘었으나 2012년에는 19.9조로 2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이에 따른 당기순이익도 2010년 877억원에서 2012년 146억원으로 크게 감소했다.

특히 영업기반이 약한 신설 및 중소형 투자자문사들의 어려움이 훨씬 심하다. 반면 계약고가 일정규모 이상인 대형 투자자문사는 높은 영업이익을 실현하고 있어 양극화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10개사의 당기순이익이 380억원으로 자문사 전체의 당기순이익(146억원)을 크게 상회한다. 손실을 입은 자문사가 그만큼 많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부실자문사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한편, 수익성 개선을 위해 투자 가능 자산군 범위 확대 등 대책마련에 고심 중이다. 현재 자문사는 부동산이나 실물자산 등에 투자할 수 없다.


부실 운용사 및 자문사 퇴출이 가능하도록 금융투자업 규정 개정

이처럼 손실을 보는 자문사가 늘어나며 재무건전성 부실이 우려되자 금융위원회는 지난 9월, 개정 자본시장법(8월 시행) 관련 5개 하위 규정에 대하여 일부 개정규정안을 의결했다. 이 중에는 투자자문사에 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투자자문사 일임펀드 운용현황

투자자문사의 일임펀드는 고객과의 1:1 계약에 의한 개인계좌이므로 그 운용결과는 투자자 본인 이외에는 공개되지 않는다. 펀드평가사 KG제로인은 자문사와의 평가계약을 통해 2006년부터 투자자문사 일임펀드의 그룹수익률을 산출해왔다. 공사모펀드 주식형 펀드와의 비교를 위해 설정액 10억원 이상이며, 분산투자를 하는 일임펀드를 대상으로 KG제로인 평가방법론을 따르고 있다. 따라서 아래에 언급하는 자문사 성과는 업계의 모든 회사나 펀드를 대상으로 한 것은 아니며, 일반 개인투자자가 기대할 수 있는 일임펀드 성과와는 다소 차이가 있으므로 자문사 성과만으로 투자 의사 결정을 내리는 것은 위험하다.

펀드평가사 KG제로인이 2013년 11월 1일 기준으로 자문사 일임펀드 수익률을 집계하여 자체 분류기준상 일반주식형 1년 수익률(순자산 합계 100억원 이상인 회사 대상)을 비교한 결과, 디에스투자자문이 39%의 수익률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는 밸류시스템투자자문이 30%, 페트라투자자문과 리드스톤투자자문이 각각 24%로 상위권에 위치했다.

최근 3년 성과에서는 상위 2개사가 각각 100% 이상, 그 다음 1개사가 50~100%의 수익률을 보였으며 30~50%의 수익률을 보인 회사가 5개였다.

투자자문사 일반주식형 일임펀드 평균수익률이 자산운용사 일반주식형 공모펀드 평균수익률보다 소폭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1년 성과는 자문사가 8.02%로 운용사보다 1.31%포인트 높았고, 3년 성과 역시 6.32%포인트 높았다.

낮을수록 안정적이라고 할 수 있는 지표인 표준편차는 운용사 쪽이 좀더 양호했다. 1년 표준편차는 운용사가 11.75%로 자문사의 11.99%에 비해 0.24%포인트 낮았다.

 


 

[ 박제영 제로인 펀드애널리스트 www.FundDoctor.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