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전명 `손실헤지`..암호명은 전격교체 `ELW에서 ELS로!`

- 우리證 `매크로 헤지랩`
- 손실 헤지용 ELS 활용기

[이데일리 최한나 기자] 벌써 한 달째다. 유난히 잘 올라간다 싶기는 했지만 조정이 이렇게 길어질 것이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코스피 움직임에 가장 긴장하고 있는 것은 역시 랩(Wrap)이다. 소수 주도주 비중이 높기 때문에 약세장에서 받는 타격이 다른 어느 상품보다 크다. 조정이 길어질수록 잠 못 드는 투자자가 그만큼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태다.

우리투자증권이 애초 ELW를 헤지수단으로 편입한 랩어카운트를 기획한 것은 이 같은 상황을 배경으로 한다. 지수가 하락할 때 손실을 커버할 수 있도록 파생상품을 활용해보자는데 의견이 모인 결과다.

원리는 간단하다. 지수가 빠질 때 손실을 입지 않으려면 하락장에서 수익을 내는 상품에 투자하면 된다. 대표적인 상품이 풋옵션(Put Option)이다. 풋옵션을 사두면 미리 정해진 일정 수준의 가격에 기초자산을 팔 수 있기 때문에 가격이 하락할수록 유리하다.

아닌 척 다른 이름을 달고 있지만, 사실 ELW는 옵션이다. 사거나 팔 수 있는 권리를 쉽게 거래할 수 있도록 장내에 상장해 둔 옵션이다. 레버리지가 높아 적은 금액으로도 비싼 기초자산에 투자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닌다.

우리투자증권은 여기에 착안했다. 투자자가 랩에 돈을 넣으면 그 중 일부 자금을 떼어 풋ELW를 매입할 수 있도록 했다. 지수가 하락할수록 수익을 내는 상품을 편입해 지수 하락에 따른 손실을 메우도록 한 것이다. 높은 레버리지는 적은 비용으로 충분한 헤지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하는데 도움이 됐다.

다만 장내 상장된 ELW를 매수하면 만기가 짧아 롤오버 비용(roll-over cost)이 많이 든다. 이 때문에 우리투자증권은 장외에서 직접 맞춤형 ELW를 발행해 매입하는 방안을 택했다. 레버리지 효과는 충분히 누리되 비용을 낮춰 적은 부담으로 헤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의도였다.

문제가 불거졌다. 증권사와 스캘퍼(Scalper)간 유착 혐의가 대대적으로 보도되면서 검찰 수사가 시작됐다. ELW가 악마의 상품으로 불리기까지 했다.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면서 편입해도 되겠느냐는 우려가 잇따랐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지수가 언제까지고 무한정 치솟을 수는 없는 일. 상단에 접근했으며 빠질 때가 되지 않았냐는 고객이 많았다. 하단을 방어할 수 있는 헤지수단에 대한 수요가 대폭 늘었다.

그래서 나온 것이 ELS를 편입하는 방법이다. 현재 우리투자증권에서 팔리고 있는 `매크로 헤지 랩(Macro Hedge Wrap)`이 그 주인공이다.

헤지 효과는 비슷하다. ELS는 본래 투자자금의 90% 가량을 채권에, 나머지 10% 가량을 옵션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이 10% 자금을 풋옵션에 넣는 ELS를 사들이면 풋ELW를 사는 것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단 모든 구간에서 100% 헤지가 가능한 풋옵션을 사면 ELS 가격이 엄청나게 비싸지기 때문에 넉아웃(Knock-Out) 조건을 달고 있는 ELS를 선택했다. 낙폭의 일정 수준까지만 방어해주는 `부분 헤지(Partial hedge)`다.

지수가 일정 수준 밑으로 급락하면 넉아웃을 건드려 옵션 자체가 없어진다. `완전 헤지(Full hedge)`가 아니므로 그만큼 옵션 매입에 들어가는 비용이 줄어든다.

고객이 부담하는 비용은 ELW 매입 때보다 늘었다. ELW는 자체적으로 레버리지가 높기 때문에 적은 비용만으로 충분한 커버가 가능했지만, ELS는 그렇지 않다.

예컨대 1억원을 투자한 고객의 경우 ELW는 100만원어치만 사도 헤지가 가능하다. 하지만 ELS는 1000만원어치를 사야 비슷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900만원으로 채권을 사고, 나머지 100만원으로만 옵션을 매입하기 때문에 그렇다.

대신 참여율을 1000% 이상으로 높게 설정해 레버리지 효과를 최대한 끌어올렸다. 넉아웃 배리어(Knock-Out Barrier)는 13%. 지수가 12.99% 하락하더라도 방어가 가능한 구조다. 현재 코스피를 2100 정도로 본다면 1830선으로 내려갈 때까지는 지수 하락에 따른 손실분을 ELS에서 나는 수익으로 커버할 수 있는 셈이다.

ELW 편입 때와는 달리 ELW 매수 계좌를 별도로 분리해 안정성을 확보한 것도 특징이다. 즉 투자 원금이 들어있는 랩 계좌와 헤지 수단으로 활용되는 ELS 계좌를 따로 뒀다.

`매크로 헤지 랩`을 선 보인 지 한 달여. 반응은 나쁘지 않다. 무엇보다 출시 시점이 좋았다. 증시가 조정을 이어가면서 헤지 수단을 확보한 서비스에 관심이 몰렸다. LIG건설에서 발행한 CP에 물린 탓에 영업이 수월하지 않은 환경이었는데도 고객들은 우호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달만에 3000억원 가까운 자금이 들어왔다.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야심차게 준비한 ELW 헤지 랩이 세상 빛을 보지 못한 데 대해서는 아직도 아쉬움이 크다"면서도 "증시 조정에 앞서 시의적절한 서비스를 내놨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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