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신권, "관리사각 펀드" 너무 많다 (Edaily)

투신권이 운용하고 있는 5882개의 펀드 가운데 설정금액이 너무 적어 제대로 운용되지 못하는 이른바 "관리 사각지대 펀드"가 전체펀드의 30%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이들 "관리 사각지대 펀드"는 2001년 이전에 설정된 뒤 고객들이 만기 이후에도 찾아가지 않았거나 부실자산만 남은 경우가 대부분. 사실상 "깡통 펀드"인 셈이다. 설정액이 10억원 미만인 경우가 많으며 심지어는 100만원 짜리도 발견되고 있다. 이처럼 관리 사각지대에 놓은 펀드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벌처펀드를 활성화시키거나 관련 규정을 바꾸는 등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운용사들은 "포트폴리오를 바꿀 때 소규모 펀드의 운용도 변경되도록 프로그래밍을 해놓거나 콜 또는 국고채 등에 안정적으로 투자한다"고 밝히고 있으나 손실을 내고 있는 펀드 가운데서는 깡통펀드가 유독 많다. 운용 담당자들로선 규모가 커 수익을 많이 낼 수 있는 대형 펀드에 관심을 쏟을 수 밖에 없으므로 소규모 펀드는 "쭉정이"처럼 방치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8월 현재 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2198개 펀드 가운데 30~40%가 비활성 펀드로 추정된다"며 "그런대로 이익을 내며 수명을 유지하고 있는 것들까지 감안한다면 전체 펀드 가운데 30% 가량이 문제형 펀드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런 펀드가 많을수록 운용사의 관리 부담만 늘어나므로 지속적으로 정리를 하고 있지만 고객들의 동의를 받기 어려운데다 2005년 이후에 정리되는 부실자산이 많아 애를 먹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원본 손실을 많이 본 주식형 펀드 투자자들의 경우 해지를 거부하는 경향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운용사로선 소규모 펀드라도 제대로 굴려야겠으나 지금처럼 장세가 안 좋을 때, 수많은 펀드를 개별적으로 신경쓸 수 없는 노릇"이라며 "소규모 펀드에서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판매사를 통해 고객들이 상품을 갈아타도록 설득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8월 현재 설정액 6억원이 남아 있는 한국투신운용의 계약형 주식혼합 상품의 경우 6개월 수익률이 마이너스 31.96%로 나타났으며 9.1억원인 대한투신운용의 새천년코스닥주식S-3의 경우 6개월 수익률이 마이너스 19.29%였다. 삼성투신운용의 1.1억원 설정 계약형채권은 수익률이 마이너스 23.22%였다. 한 운용사는 "일부 펀드의 경우 예전 대우사태 당시 떠안았던 부실자산만 남아 있는 상태여서 투자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한편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2198개의 펀드를 보면, 현대투신운용이 330개로 가장 많았으며 대한투신운용과 한국투신운용이 310개와 309개로 뒤를 이었다. 삼성투신운용은 132개로 외형에 비해 손실 펀드의 수가 적었는데, 이 회사 관계자는 "올해 초부터 소규모 펀드를 대거 청산해 630개에서 400개로 줄였으며 앞으로도 주식형은 50억원 미만, 채권형은 100억원 미만 기준으로 축소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수익을 못내는 소규모 펀드가 많을수록 펀드 운용 전체 실적이 부진한 것처럼 비춰지는 착시현상까지 나타난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며 "운용에도 부담을 주고 회사 실적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이런 펀드를 속히 정리하기 위해서는 부실자산을 매입하는 벌처펀드를 활성화시키거나 판매사나 운용사가 부실자산을 떠안아 신속하게 청산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바꾸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