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신 예금표현 금지, 어떤 의미 담고있나 (Edaily)

금융감독원이 증권과 투신사의 상품에 "예금"이라는 표현을 금지함에 따라 명칭상 투자와 저축의 개념이 모호했던 금융상품이 자취를 감출 전망이다. 또 금융상품에 대한 투자환경을 보다 투명하게 만드는 계기가 될 것이란 지적이다. 금감원은 27일 "일부 증권회사가 투자상품에 예금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거나 원본 손실가능성을 명기하지 않아 혼란을 주고 있다"며 증권 및 투신사의 예금 표현을 아예 금지키로 했다. 물론 대부분 증권사나 투신운용사들은 수익증권 등을 안내할 때 실적배당상품이라는 것과 원본 손실 가능성에 대해 고객들에 고지를 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들은 "늦은 감은 있지만 바람직한 조치"라고 반긴다. 서울증시가 그동안 냄비증시의 오명을 벗지 못한 이유 가운데 하나로 저축자와 투자자의 개념 정립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탓이라는 지적이 있었던 만큼 이번 조치는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는 반응이다. 굿모닝투신운용 강창희 사장은 "고객들이 저축과 투자의 차이를 명확하게 인식하고 자신이 원하는 상품을 고를 수 있도록 교육을 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미국의 경우 이미 50년 전에 경제와 투자교육을 촉진시키기 위해 경제학자와 사업가, 노동단체의 대표 등으로 구성된 "미국경제교육협의회"를 발족시켜 운용하고 있다는 것. 저축은 말 그대로 쓰지 않고 모은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는 반면 투자는 원금 손실이 예상될 수도 있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원금의 확대 재생산을 추구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투자자의 관점에서도 저축자는 원금의 보전을 중시하고 필요할 때 현금화 할 수 있는 유동성을 추구하는 성향이 높다. 하지만 투자자는 장기적 관점에서 원금의 성장을 추구한다. 손실에 대한 책임도 감수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을 일컫는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 실제 상황에선 저축자와 투자자의 구분이 없는 것이 사실. 정책 당국부터 그 개념을 정리하지 못하고 좌충우돌했다. 지난해 침체된 주식시장 안정화를 위해 한시적으로 도입 판매됐던 주식형 투자상품의 이름도 "장기증권저축"이었다. 투자상품에 저축이란 이름을 사용한 것이다. 또 지난 99년 대우사태가 터진 뒤 정부는 대우채 편입 투신사 수익증권에 대해 손실을 보전해줬다. 엄연히 투자상품임에도, 투자자들의 투자실패에 대한 책임을 투신사들이 떠안도록 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더우기 투자신탁상품에 대해선 지난 2000년 7월부터 시가평가제를 시작하고 있지만 아직도 적잖은 투자자들이 투신상품을 저축상품으로 혼동하고 있으며 손실이 날 경우 해당기관을 탓하는 경향이 있다. 과거 투신사의 관행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투신사들은 대우 사태 발생 이전 까지만 해도 "은행 예금보다 수익이 높으면서 안전한 상품"이라며 고객들을 불러 모으고 고객재산에 손실이 나면 회사 돈을 축내 보전해주는 경향이 있었는데, 이같은 관행이 투자자들을 오도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정책당국은 물론 시장의 운용주체와 금융기관 투자자 모두 각자 맡은 분야에 충실하고 올바른 투자자세를 견지하려는 노력과 함께 중지를 모으는 지혜가 필요하다"며 "이번에 금감원이 저축과 투자의 혼동에서 빠져나온 것은 비로소 시장의 원칙이 확립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상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