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투신 초저가 수수료 펀드, 왜 자꾸 나오나(edaily)

[한상복기자] 미래에셋에 이어 태광투자신탁운용이 초저가 수수료형 펀드를 내놓는 등 투신업계에 할인경쟁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초저가 수수료가 적용되는 이들 상품은 단기형 채권 펀드. 지난달 미래에셋투신이 "올마이티펀드(총보수 0.132%)"라는 상품으로 뭉칫돈을 끌어들이는 등 재미를 보자 이번에는 태광투신운용도 "태광shopping 엄브렐러 채권형펀드(총보수 0.22%)"라는 상품을 내놓고 할인경쟁에 뛰어들었다. 투신업계는 이같은 할인상품을 놓고 "제 살 깎아 먹기"라며 노골적인 적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금리가 낮은 형국에 펀드 수수료라고 해서 예외는 아닐 수 없으므로 수수료 파괴현상이 대세로 굳어질 것"이라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미래에셋과 태광투신 등은 최근 증시침체가 지속되면서 자금을 투신권으로 유입시키기 위해 보수율을 이처럼 낮춘 상품을 내놓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이같은 맥락이라면 초저가 수수료 펀드가 다른 대형 투신사로도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미래에셋이나 태광 같은 중소형 투신사가 아닌, 삼성이나 LG, 한투, 대투, 현투 같은 대형 투신사들이 "독한 마음"을 먹고 바겐 세일에 나선다면, 증권사들간에 벌어졌던 온라인 증권 거래 수수료 싸움이 투신업계에서도 모습을 바꿔 재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경쟁은 "덩치 싸움"으로 이어져 소형 투신운용사들을 벼랑 끝으로 몰아가는 위기를 촉발할 수도 있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하지만 대형 투신사들은 아직까지 수수료 인하 경쟁에 뛰어들겠다는 뚜렷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한 투신운용사 관계자는 "일부에서 초저가 수수료 펀드가 자꾸 등장하는 것은 투신업계가 전반적으로 어려운 가운데 연말이라는 특성이 겹쳤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그룹 계열에 속한 일부 투신사의 경우, 연말 성과가 내년의 인사고과에 반영될 것이란 위기감에 시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막판 실적에 쫓긴 경영진이 밀어내기 판매의 묘수를 찾다가 만들어낸 작품이 초저가 수수료 펀드라는 주장이다. 실제로 대형 투신사는 물론 중소형 투신사의 경영진이 판매창구를 방문하거나 기관투자가를 찾아다니는 등 펀드 판매 확대를 위한 연말 마케팅경쟁이 정점에 달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중소형사에서 시작된 수수료 인하 경쟁이 조만간 대형사로 확산되면서 업계가 치열한 바겐 세일 경쟁에 돌입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다른 투신사 관계자는 "초저가 수수료 펀드의 경우 수익률을 높이기 어려운데다 운용사도 손실을 볼 가능성도 높다"면서도 "그러나 만일 시장에서 이같은 전략이 먹혀들고 법인을 비롯한 고객이 몰려든다면 수수료 인하 경쟁이 확산되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일부 대형 투신사가 경쟁전략의 일환으로 오래전부터 수수료를 파격적으로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안다"며 "미래에셋이나 태광투신의 저가 수수료 펀드는 아직 빙산의 일각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다수의 업계 관계자들은 초저가 수수료 펀드가 연말 이후에는 자취를 감출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판매경쟁이 내년초에도 이어진다면 이 때부터는 단순한 판매경쟁이 아닌 "삶과 죽음을 결정짓는 대혈전"으로 양상이 바뀔 것이라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한편 미래에셋은 총 보수가 업계 최저 수준인 올마이티펀드(0.132%)를 지난 10월 출시, 일주일만에 5000억원 이상을 끌어들였으나, 투신권이 긴급 사장단 회의를 소집해 판매중단을 요구하는 등 반발이 확산되자 한동안 법인상대 영업을 중단했다가 최근 재개에 나섰다. bol@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