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저가매수 나서나 (이데일리)

연기금을 중심으로 한 일부 기관투자가들이 최근주식매수에 나섬에 따라 기관의 저가매수세가 유입될 것이라는 기대감이싹트고 있다. 종합주가지수가 600선에서 요지부동하고 있는 상황에서 싼값에 주식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기관은 지난 1월, 주식형펀드 환매요구에 따라 1조3203억원을순매도했으나 이달 들어서는 561억원을 순매수하는 등 주식보유 물량확대에 나서는 양상이다. 특히 600선이 무너진 지난달 29일 이후에는 5일연속 순매수에 나서고 있다. 전형적인 "저가매수"다. 그렇다면 기관의 저가매수 움직임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인가. 올해 4.9조원 상당의 연기금 자금이 증시에 투입될 예정이고, 4000억원이넘는 증권 유관기관의 주식매입도 이달부터 단계적으로 시작된다. 여기에김정태 국민은행장이 "1조원을 주식에 투자하겠다"고 밝히는 등 기관의잰걸음이 본격화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기관의 이같은 "사자" 움직임이 기근에 빠진 우리 증시에어느 정도 "단비"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거래규모와 대금이바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최소한 하방경직성은 굳혀줄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기관 자금의 본격적인 유입을 기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시각이많다. 더구나 대내외 리스크의 불확실성이 가닥을 잡지 못하고 있어기관이 일순간 매도로 돌아설 가능성 역시 높다는 이야기다. 김성노 동부증권 팀장은 "최근 기관의 매수세는 연기금을 중심으로 한주식매수 자금이 유입되면서 기관의 매수여력이 확충되었기 때문"이라고분석했다. 그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자금 유입이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만큼, 프로그램 매도가 줄어드는 국면에서는 기관의 적극적인 시장개입을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추가 상승을 위해서는 강한 저항선으로 작용하고 있는 610~620선돌파가 선행돼야 한다는 점이 부담스럽다"고 덧붙였다. 김무경 대한투자신탁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주식시장에 적극적인 매도주체가 없는 가운데 프로그램 매물에 대한 부담도 상당히 줄어든상황"이라며 "기관의 저가매수 심리가 확산될 경우 기대 저점 지수대가높아질 수 있고 전저점에 대한 지지 기대감도 커지면서 하락 리스크부담을 경감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주가가 많이 하락한 상황에서 대외 불확실성이 점차해소된다면 이같은 대기 매수세는 저가매수가 아닌 적극적인 매수 주체로변화할 가능성도 기대해 볼만 하다"고 말했다. 조재훈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기관의 저가 매수세가 일부 나타나고는있지만 이를 추세적으로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시각을 보였다. 조연구위원은 "악재가 많이 노출된 데다 금리가 워낙 낮아 마땅한 운용처가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주식에 입질을 하는 것일 뿐"이라며"기관의 본격적인 참여는 2월말 이후 대내외 리스크의 방향성이 잡힌이후에나 점칠 수 있다"고 말했다. 기관이 뚜렷한 방향성을 잡기 전까지는소극적, 제한적으로 참여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윤세욱 KGI증권 이사도 "기관이 600선 부근에서 저가매수를 하는 것은중장기 투자전략의 일환으로 보인다"면서 "주가가 추가로 하락하는 것을막아준다는 측면에서는 일단 긍정적이나 D램 가격이 계속 떨어지고 있고이라크전의 불확실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말했다. 윤 이사는 "최근 기관의 저가매수에 크게 기대할 요인은 없어보인다"고 덧붙였다. 한상복 기자 (bol@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