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델리티의 비밀, 공개되다 (이데일리)

월가에는 오랫동안 풀리지 않는 궁금증이 하나있었다. 바로 세계 최대 뮤추얼펀드 회사인 피델리티에 대한 것. 이회사는 비밀스런 가족경영체제를 유지하고 있어 도대체 기업가치는 얼마나되는지, 직원들 연봉은 어느 정도나 되는지 알기가 어려웠다. 이제 그 비밀을 풀 수 있는 열쇠가 나타났다.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은 27일 피델리티의 각종 재무자료 및 임직원보수 등의 내용이 담긴 대외비 채권발행 신청 서류를 공개했다.피델리티가 이런 정보들을 대외에 공개한 것은 지난 1999년이 마지막이다. 피델리티의 현재 시장가치는 대략 150억달러에서 200억달러 정도.경쟁사인 찰스스왑보다는 많지만 월가 대형사들인 골드만삭스나메릴린치보다는 적다. 최대주주인 에드워드 C. 존슨과 그의 가족이 절반가량인 100억달러 규모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지난 1999년에 비해 피델리티의 기업가치가 최소100억달러에서 최대 200억달러 가량 줄어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증시가장기침체에 빠지기 전인 1999년 애너리스트들은 피델리티의 기업가치를300억~350억달러로 매겼었다. 피델리티의 운용자산은 지난 2000년1조달러를 넘었으나 지난해 말에는 7738억달러 정도로 크게 줄었다. 피델리티는 이번주 4억달러 규모의 사모채권을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발행할 예정이다. 10년만기인 이 채권은 이자부담을 낮추기 위한 차환발행목적으로 발행된다. 피델리티의 최고관리책임자인 스티븐 조나스는 그러나피델리티가 주식을 매각하거나 기업을 공개할 계획은 여전히 없으며외부에서 내리는 어떤 평가절하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조나스는 “우리는 장기적인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투자한다”고 말했다.또한 재무구조는 여전히 튼실하며 신용등급도 투자등급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피델리티와 같은 펀드운용사의 가치를 평가할 때 애널리스트들은세전상각전 영업이익(EBITDA)을 주로 사용한다.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에 보고한 바에 따르면 피델리티는 지난해19억2000만달러의 EBITDA를 기록했다. 지난 2000년 40억달러, 2001년26억달러에 이어 2년 연속 실적이 급감하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지난98년과 99년 각각 5억달러와 10억달러를 밑돌던 것에 비해서는 여전히많은 이익을 올리고 있다. 피델리티와는 달리 증시에 상장돼 거래되고 있는 T. 로웨 그룹이나프랭클린 리소스같은 펀드운용사의 주식은 현재 주당 EBITDA 대비 8~10배수준에서 주가가 형성되고 있다. 이런 배경과 피델리티의 채권발행신청서의 자료를 토대로 추정할 때 피델리티의 시장가치는 150억달러로추정할 수 있다고 뱅크오브아메리카증권의 선임애널리스트 로버스솝하니는 주장했다. 반면 자산운용 컨설팅회사인 케세이 쿼크&아시토 회장존 캐세이는 피델리트의 가치가 200억달러에 근접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고경영진의 보수는 어느 정도나 될까. 일인당 평균 얼마나 받는지는 알수 없지만 대외비 서류에 따르면 매우 관대한 수준이다. 비공개 기업으로주식시장을 통해 보상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이를 보완할 방법을 마련해놓고 있다. 피델리트는 경영진들이 회사의 주식을 살 수 있도록 기회를주고 있으며 퇴사할 때는 이를 되사준다. 피델리티는 올해 1월에 퇴임하는 여러 고위층 경영자들에게2억1700만달러를 지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중 7500만달러는 채권으로지급하고 나머지 대부분은 현금으로 준다. 조나스는 이에 대해피델리티에서 장기간 근무한 데 따른 보상이라고 주장했다. 피델리티는 지난해 총 인건비가 39억9000만달러라고 보고했다. 전체매출액의 45%에 달한다. 업계 평균의 상위 30%안에 드는 수준이다. 반면피델리티의 세전 이익률은 13%정도로 업계 평균인 30%에 비해 현저히 낮은수준이다. 후한 인건비 덕분에 주주들에게 돌아갈 몫은 줄어든 셈이다. 강종구 기자 (darksky@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