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쟁, 채권시장 거품제거 신호인가 (이데일리)

미국의 이라크 공격이 임박하면서 채권수익률이급등(채권가격 급락)하고 있다. 전쟁과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투자자들의 최고의 안식처로 자리잡았던 미국 국채는‘거품제거’라는심각한 도전을 받고 있다.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채권시장의 애널리스트나투자자들이 채권가격의 미래에 대해 전망하기를 주저하고 있다고 전했다.푸트남인베스트먼트의 포트폴리오매니저 제임스 프루스코는 “채권시장의변동성 확대는 거의 모두 투기적인 매수나 매도 때문”이라고 말했다.투자자들은 채권시장의 강세가 지속될지 약세로 돌아설지 가늠하지 못하고있다는 지적이다. WSJ은 미국 국채가 투자자들의 매도압력에 시달리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모기지전문 기관투자가들이 제일 먼저 포트폴리오에서 국채비중을 줄이고있으며 애널리스트들은 국채수익률이 상승한다면 매도세는 더욱 커질것이라고 전했다. 금융전문 사이트인 CNN머니는 보다 강력한 경고메시지를 보냈다.채권가격이 최근 며칠 동안 큰 폭으로 떨어지자 일부 전문가들은“채권시장의 호시절은 과거지사”라고 공언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국채수익률은 이틀 연속 큰 폭으로 상승했다. 지난 10일 10년물국채의 수익률이 44년만의 최저치인 3.566%를 기록했던 것은 투자자들의뇌리에서 사라지고 있다. 18일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3.914%에 마감했다.투자자들은 이를 채권시장의 3년간의 랠리가 끝날 것이라는 신호로받아들이고 있다고 CNN머니는 전했다. 최근 각국 국채의 흐름을 보면 이 같은 경고는 타당하게 보인다. 미국10년물 국채 수익률 3.914%는 표면이율인 3.875%보다 높다. 가격이액면가보다 할인되기 시작한 것이다. 표면 이율이 1.50%인 2년물 국채도수익률이 1.698%를 기록, 마찬가지 신세다. 리만브라더스의 미국 국채가격지수는 올해들어 0.74% 떨어졌다. 이자의재투자까지 포함하면 올해 투자자들이 얻은 수익률은 0.30%밖에 되지않는다. 최근 12개월 동안 투자수익률이 12.86%였던 것과는 대조적이다.메릴린치의 미국 회사채지수도 18일 거의 모두 떨어졌다.하이일드채권지수만이 0.22% 올랐고 10년 이상의 장기회사채지수는 0.60%내렸고 10년 미만의 회사채지수는 0.29% 떨어졌다. 채권지수가 떨어졌다는것은 채권가격과 이자를 포함한 가치가 떨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손해가발생했다는 것이다. JP모건의 각국 국채지수에서도 일제히 빨간불이 켜졌다. 달러표시를기준으로 이머징마켓채권지수만이 0.37포인트 상승했고 일본 영국 독일프랑스 캐나다 네델란드 등 대부분이 하락했다. 최근 1개월 동안채권지수가 상승한 곳은 일본 캐나다 이머징마켓 정도고 영국 독일 프랑스네델란드 등이 모두 내렸다. 채권시장의 긴장감이 갑자기 고조된 것은 의심할 여지도 없이 미국과이라크의 ‘예정된’ 전쟁 때문이다. 전쟁 이후 경제가 어떻게 될지아무도 짐작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18일 기준금리를 현행 1.25%로 유지한 후 향후경제에 대해 낙관도 비관도 하지 않은 것을 주목하고 있다. WSJ는채권시장의 모든 참가자들이 전쟁의 전개양상에만 관심을 집중시키고있다고 전하고 있다. 현 상황에서는 채권을 매수하는 쪽도 매도하는 쪽도모두 투기세력이라는 지적은 설득력있게 들린다. 실제로 전문가들의 의견은 분분하다. A.G 에드워드의 채권투자전략가 빌혼바거는 “현 수준에서 채권을 매수하는 것은 주의해야 할 것 같다”고말했다. 그러나 시중자금의 흐름을 보면 꼭 그럴 것 같지도 않다고펀드평가회사 리퍼의 리서치 애널리스트인 돈 캐시디는 말했다. 돈캐시디는 “최근 주가급등에도 불구하고 올해 역시 채권뮤추얼펀드에 새돈이 들어오는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투자회사협회(ICI)에 따르면 지난해 채권뮤추얼펀드에는1403억달러라는 사상 최대의 순유입이 이루어졌다. 지난 1월에도126억달러가 순유입됐다. AMG데이타에 따르면 지난 12일까지 1주일동안에는 주간단위로 사상 최대인 47억달러의 자금이 채권뮤추얼펀드에 투입됐다. 그러나 무게중심은 채권 약세장으로 기우는 느낌이다. 뮤추얼펀드회사인뱅가드는 지난해 일찌감치 채권시장의 잔치가 곧 끝날 것임을 경고했다.이 회사는 “일부 투자자들에 의한 채권펀드의 ‘비이성적 풍요’와채권투자 및 채권의 위험에 대한 투자자들의 몰이해가 우려된다”고밝혔다. 채권투자의 황제로 일컬어지는 핌코그룹의 최고투자책임자(CIO)빌 그로스는 최근 “올해는 채권시장이 그럭저럭 괜찮을 것으로보인다”면서도 랠리는 멀지 않아 끝날 것 같다고 전망했다. 뱅가드에 따르면 채권 수익률이 0.5%포인트 오르면 투자자들은 평균2.01%의 수익을 포기해야 한다. 수익률이 1%포인트 오르면 5.67%의 수익이날라가고 1.5%포인트 오르면 9.17%, 2%포인트 상승하면 12.50%의 수익이사라진다. 이 때 수익이란 채권가격의 변동분과 이자를 포함한 것이다.이자를 빼고 나면 채권가격은 더욱 큰 폭으로 떨어지는 셈이다.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의 이코노미스트 존 론스키는 향후 6개월 동안채권 수익률은 지금보다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라크 전쟁이조기에 끝나고 미국 경제가 개선된다는 가정에서다. 채권 수익률이 하락할가능성도 배제하지는 않고 있다. “지정학적 위기로 경제활동이 얼마나위축됐는지에 대해 상당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론스키는 덧붙였다. 주식과 채권이 모두 약세를 보이는 이례적인 상황이 도래할 가능성이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로퍼시픽캐피탈의 피터 쉬프사장은 “가장 그럴듯 한 전제는 금융자산에 대한 전체적인 신뢰가 장기적으로 상실될 수있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달러표시 자산의 경우 그렇다”고 강조했다. 강종구 기자 (darksky@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