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높은 수익률 “못믿어”(Edaily)

[edaily 강종구기자] 주식 약세장에서도 나름대로 수익률을 올리며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헤지펀드지만 아직은 믿고 투자할 만한 대상은 아니라는 지적이 높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5일 보도했다. 정통 펀드라고 할 수 있는 뮤추얼펀드에 비해 규제를 거의 받지 않기 때문에 수익률 산정이 모호하고 부풀려지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또한 펀드자산과 실적은 감사를 받지 않는 경우도 있고 평가 자체가 어렵거나 불가능한 곳에 투자하고 있는 펀드도 많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헤지펀드는 레버리지 투자가 가능하다. 펀드자산을 담보로 자금을 차입한 뒤 이를 투자해 수익을 올리는 것이다. 기초자금이 1억달러인 헤지펀드가 1억달러를 빚을 내 총 2억달러를 주식에 투자하고 10%의 수익을 냈다면 펀드의 수익률은 20%로 뻥튀기가 되는 셈이다. 헤지펀드의 투자대상이 최근 크게 다양화되면서 수익률 평가는 더욱 어려워졌다. 헤지펀드는 과거처럼 주식시장이나 외환시장에 적극적으로 투자하지 않는다. 대신에 모기지유동화채권이나 전환사채 부동산 등 다양한 투자대상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당연히 과거의 잣대로 수익률을 평가하기는 곤란해졌고 뮤추얼펀드와의 직접비교는 의미를 잃고 있다. 지난해 ‘비콘힐 사건’은 헤지펀드의 불투명성을 증명한 상징적인 예로 꼽힌다. 헤지펀드회사인 비콘힐애셋매니지먼트는 모기지파생상품에 투자했다가 엄청난 손실을 보고도 이를 숨기다 결국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으로부터 사기혐의로 소송을 제기당했다. 비콘힐은 지난해 8월초부터 큰 손실을 입었지만 이를 투자자들에게 알리지 않았고 10월초에 가서야 펀드가 25%의 손실을 입었다고 알렸다. 비콘힐은 9월에도 자사의 최대 헤지펀드인 브리스톨펀드의 자산가치가 7억5600만달러라고 투자자들에게 통보했으나 당시 실제 펀드가치는 2억6000만달러도 되지 않았다. 월가의 유명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도 최근 헤지펀드에 발목을 잡혔다. 모건스탠리는 지난해 7월 랜서그룹의 헤지펀드인 랜서펀드에 1560만달러를 투자했으나 올해 1월 이를 전액 상각처리했다. 한 푼도 건질 수 없다고 인정한 셈이다. 모건스탠리는 헤지펀드가 투자가치를 확인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지 못해 어쩔 수 없는 조치였다고 주장했다. 반면 랜서그룹은 모건스탠리의 투자지분이 260만달러정도 되며 여기에 상당한 웃돈(프리미엄)을 주고 환매해 주겠노라고 했었다고 반박했다. 랜서 펀드는 적정주가를 판단하기 곤란한 소형주에 주로 투자하는 펀드였다. 또한 투자한 기업들에게 자금을 빌려주기도 했다. 더러는 담보를 잡기도 했지만 담보가치를 평가하기는 곤란했다. 헤지펀드들은 또한 주식과 채권의 성격을 모두 갖고 있는 전환사채에 투자하기도 하며 비상장기업이나 부동산 등 가치를 산정하기 곤란한 대상에도 접근하고 있다. 최근에는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한 기업(예를 들어 엔론 등)들의 채권을 매입해 ‘한 방’을 노리는 펀드들도 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헤지펀드들은 외부 전문가들에 의한 최소한의 감시장치라고 할 수 있는 ‘펀드 회계감사’도 수박 겉핥기 식으로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케이스웨스턴리저브대학교 빙 리앙 교수가 발표할 예정인 논문에 따르면 헤지펀드의 40%이상은 펀드감사를 받은 사실을 투자자들에게 알리지 않았으며 정보가 제한돼 제대로 감사를 할 수 없었던 펀드도 부지기수였다. 언제 청산돼 사라질지 모른다는 불안감도 투자자들을 위협한다. 투자자문회사인 트레몬트어드바이저스에 따르면 지난해 헤지펀드의 14%가 문을 닫았다. 최근 수년동안의 평균도 10%가량에 달한다. 뮤추얼펀드의 청산율이 연간 4%정도인 것에 비하면 매우 높은 수준이라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