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도 펀드 난립 골치..한국 닮았나(edaily)

[edaily 강종구기자] 유럽 뮤추얼펀드들이 "한국병"을 치료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유명 펀드회사들은 시장규모에 비해 너무 많은 펀드들이 난립하는 바람에 수익성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 대대적인 "펀드 수" 줄이기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펀드회사들은 운용자산 규모가 일정 수준에 미달하는 뮤추얼펀드들을 정리대상에 올려놓고 있다. 특히 주가하락과 자금이탈로 몸집이 지나치게 홀쭉해진 주식뮤추얼펀드들은 청산 또는 합병의 영(0) 순위에 올라 있다. 유럽 펀드사들이 소형펀드를 정리하고 있는 이유는 한마디로 수지가 맞지 않기 때문이다. 펀드를 운용해 얻는 얼마 되지 않는 수수료 수입으로는 마케팅, 펀드등록 및 관리 등 펀드비용을 충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소형펀드의 난립으로 해마다 펀드 정리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한국 펀드시장과 비슷한 사정이다. 한국의 투자신탁과 뮤추얼펀드의 수는 지난 4일 기준 6256개. 전체 펀드시장의 규모는 165조4500억원 정도로 펀드당 평균 규모는 264억원 가량이다. 1000억원 이상의 펀드는 400개가 채 되지 않고 4000개 이상의 펀드는 50억원 미만의 자금을 운용하고 있다. 10억원 미만의 펀드도 1700개가 넘는다. 유럽의 펀드 수는 2만6000개 가량으로 미국의 8000개에 비해 3배 이상 많다. 그러나 전체 뮤추얼펀드의 시장규모는 4조6000억달러 정도로 미국의 7조5000억달러의 60% 수준이다. 펀드당 평균 규모는 미국이 9억3750만달러(한화 1조1800억원 상당) 가량인데 반해 유럽은 5분의 1이 안되는 1억7690만달러 정도다. 유럽 펀드사들이 이렇게 된 배경은 크게 두 가지. 기본적으로 미국과 비교해 펀드시장의 규모는 작은데 펀드 수는 너무 많다. 또한 2000년 이후 지속된 주가하락과 자금이탈로 주식뮤추얼펀드의 규모가 크게 줄어 기준미달 펀드가 급증했다. 다국적 금융그룹인 암베스캅의 자산운용부문인 인베스코에 따르면 스탠다드앤푸어스(S&P)가 평가대상에 올려 놓고 있는 영국 1661개 펀드중 45%는 자산규모가 5000만달러 이하로 떨어졌다. 5000만달러는 암베스코가 펀드를 청산 또는 합병할지 아니면 계속 운용할지를 판단하는 기준중 하나다. 운용자산이 5000만달러가 안되면 계속 운용해 봐야 남는게 없는 장사로 보는 셈이다. 이에 따라 유럽의 유명한 펀드회사들인 UBS그룹의 UBS자산운용이나 알리안츠그룹의 드레스드너자산운용 등은 비용절감을 위해 규모가 기준 미달로 떨어진 펀드를 청산하거나 합병하고 있다. 메릴린치의 미국외 뮤추얼펀드 담당 수석인 엘리차베스 콜리는 "펀그규모가 5000만달러 아래로 떨어지면 계속 운용할지 청산할지 여부를 검토한다"고 말했다. 알리안츠그룹의 드레스드너자산운용은 지난해 50개의 펀드를 청산했고 메릴린치의 유럽부문은 10개 펀드를 청산 또는 합병했다. 유럽 최대 뮤추얼펀드 운용사인 UBS자산운용의 유럽부문 최고투자책임자(CIO) 마이클 스트로박은 "엄격한 규정에 따라 규모가 1000만~1500만유로 이하인 주식 펀드들은 운용을 계속하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