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버린, SK(주)와 결별 시사..다음 수순은? (이데일리)

SK글로벌 지원을 놓고 SK(03600)(주)와 갈등을빚어오던 SK(주)의 1대주주인 소버린자산운용이 보유지분을 처분할 수도있다는 폭탄선언을 했다. 소버린 측의 이같은 발표가 단순한 경고용인지, 아니면 지분 처분을 위한명분쌓기인지 그 진의를 알기는 어렵지만 소버린 펀드가 최초로 SK(주)지분을 처분할 수도 있다는 언급을 했다는 점에서 앞으로 파장이 적지않을 전망이다. 특히 소버린펀드의 이번 발표는 그동안 내놨던 수차례의 공식 입장들가운데 가장 표현이 거칠고 비판의 강도가 높은 것이어서 소버린이 이미SK(주)에 대해 모종의 내부방침을 정하고 최후통첩을 보낸 것이 아니냐는추측도 제기되고 있다. ◇소버린, 분명한 입장 요구..공은 SK(주)로 소버린 펀드의 주장은 결국 SK(주)가 글로벌 지원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하라는 것으로 요약된다. SK(주)로 공을 넘긴 것. 그러나 SK(주)가 택할수 있는 카드는 매우 제한적이다. 사실 SK(주)는 그동안 SK글로벌 채권단과 소버린펀드의 상반된 입장과요구 사이에서 교묘하게 줄타기를 하며 나름대로 협상의 실리를 챙겨왔다. 이같은 이점은 채권단이나 소버린펀드 어느 한쪽의 입장으로 기울어버릴경우 그 가치를 잃게되는 것이어서 SK(주)의 줄타기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 자명하다. 결국 소버린 펀드는 명확한 입장 표명이라는 요구에 대해 만족스런 답을얻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 SK㈜는 소버린 입장에 대해 공시를 통해"지금까지 수차례 이사회를 중심으로한 투명경영체제 강화와 주주,채권자, 고객의 이익 제고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기본 방침을밝혔다"며 "현재 당사의 기본 입장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음을 분명히한다"고 했다. SK글로벌에 대해 현재 실사가 진행중인 만큼 결과를 보고 주주이익에 가장부합하는 방향으로 처리해 나갈 것이라며 소버린 요구에 대해 즉답을피했다. 또 그룹은 소버린의 입장이 글로벌에 대한 계열사간 협력관계를강조한데 따른 "오해"라고 했다. 그동안 채권단의 압력이 거세지면서 ▲주주이익에 반하는 지원불가→▲주주에 이익이 되는 범위에서 적극지원→▲무조건 SK글로벌회생으로 서서히 방향을 선회해온 SK(주)가 갑자기 "절대 지원불가"로돌아설 때 얻을 실익이 없어 그 가능성은 매우 적은 상황이다. ◇소버린 펀드의 다음 카드는? 그렇다면 공은 다시 미지근한 반응과 함께 소버린펀드로 넘어오게 되고결국 소버린펀드는 준비했던 카드를 꺼내들어야 하는 상황이 될 가능성이크다. 소버린이 택할 수 있는 카드는 여러가지가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말한다. 소버린이 언급한 대로 보유지분 매각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카드다. 지분 매각은 소버린이 "추가 비용없이" 택할 수 있는 유일한 선택이다.장내 매각, 그린메일 요구, 제3자 매각 등 다양한 가능성을 가진카드이기도 하다. 이가운데 소버린이 선택할 가능성이 높은 카드는 SK(주)에 자신들의지분을 매입할 것을 요구하는 이른바 "그린메일"이다. 적당한 이익을보장받는 선에서 이번 투자를 마무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깔끔하고 SK(주)입장에서도 가장 부작용 없이 문제를 마무리할 수 있다. 그러나 SK(주)는 이미 유정준 전무를 통해 "그린메일 요구에는 절대응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어 이같은 요구가 쉽게 관철될 지는의문이다. 제3자 매각은 그 대상이 누구냐에 따라 여러가지 파장이 예상된다. 소버린이 보유지분을 전량 내국인에 매각하면 SK(주)는 경영권이 넘어가고따라서 그룹 경영권도 위태해진다. 현행 외국인투자촉진법은 단일 외국인이 국내법인의 지분을 10% 이상보유할 경우 해당 국내법인을 외투기업으로 간주, 출자총액규제 예외를인정하고 있으며 이때문에 SK그룹은 계열사 지분을 그대로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소버린이 보유지분을 내국인에게 넘기면 SK(주)는 국내 기업으로신분이 바뀌고 출자총액규제 제한에 따라 SK그룹의 의결권은 6.21%에묶이게 된다. 유영국 세종증권 애널리스트는 "SK(주)는 현재 의결권 주식을 24% 확보해경영권을 지키고 있으나 출자총액규제를 다시 적용받을 경우 의결권주식은 단숨에 6.21%로 급감하게 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내기업이 SK(주)를 M&A(인수합병)시도하려 한다면 국민정서상이를 반대할 가능성이 있어 실제 나설 기업이 많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시장에선 소버린이 한국의 에너지사업에 관심이 높은 다국적에너지기업에 블록세일을 시도할 것이란 소문도 돌고 있다. 외국인이지분을 인수할 경우 소버린의 경우처럼 SK경영권은 보호받게 된다. 채권단 일부에 보유지분을 넘기는 방안도 생각할 수 있다. 채권단입장에서는 투자라는 명목으로 SK글로벌 지원의 최대 걸림돌을 제거할 수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이미 SK글로벌로 많은 손실을 떠안고 있는상황에서 투자를 결심하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소버린 SK(주) 지분 더 살 가능성은? 정반대로 소버린이 SK(주)의 지분을 장내에서 추가매입하는 것도 생각할수 있는 카드다. 이 카드는 약간의 추가비용이 들기는 하지만 SK(주)의주가를 올리는 효과가 있어 향후 제3자에게 지분을 매각할 때 유리하다. 소버린 펀드가 SK(주)의 지분을 15% 이상 취득하게 되면 SK(주)가 외국인회사로 간주되어 SK텔레콤 지분의 의결권이 제한된다. 결국 SK텔레콤의경영권에 문제가 생기게 되는 SK(주)에 대한 압박수단이 된다. 또 지분매각 가능성을 던져 주가를 떨어뜨려 놓고 추가로 지분을 사들이면 효과는갑절이 될 수 있다. 이같은 카드는 물론 SK(주)에 그린메일을 요구할 때 먹힐 가능성이 있지만근본적으로 SK텔레콤 경영권을 바꿀 수는 없는 카드여서 한계가 있다. 지분을 더많이 매입해서 아예 SK(주)의 경영권을 노리는 방법도 생각할 수있지만 추가 비용이 너무 크고 선례가 없는 시도여서 위험할 수 있다. 소버린의 또다른 카드로 외국인 우호지분 확보를 통한 협동플레이도생각할 수 있다. 소버린 펀드와 이해관계를 같이하는 외국인 투자자가"러닝메이트"가 될 경우 소버린의 입지가 굳건해진다. 일부에서는 최근 SK(주)의 외국인 지분율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들어 일부 외국인의 전략적 매입이 이미 진행되고 있는 게 아니냐는추측을 내놓기도 한다. 일부에서 제기하는 소버린과 SK(주)의 최후 협상 가능성도 나름대로설득력을 가진 가정으로 여전히 유효하다. 소버린 펀드는 그동안 SK(주)에 "투명한 지배구조"와 "글로벌 스탠다드","명확한 입장 표명"만을 요구했을 뿐 한번도 SK글로벌의 지원을반대한다는 직접적인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다. 이날 발표문에도 SK(주)에명확한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하긴 했지만 정작 "SK(주)가 지원 반대입장을밝혀라"라고 하진 않았다. 이는 투명한 지배구조와 글로벌한 기준이라는 명분만 세워준다면 사실상의SK글로벌 지원에 대해 묵인할 수도 있다는 암시로 해석되기도 하다는 게업계의 또다른 해석이다. 결국 SK(주)가 SK텔레콤 지분 매각 등 "투명경영의 일환"으로 포장된 주가부양책을 내놓는다면 소버린이 이를 받아들일 수도 있다는 가정이다. 이진우 기자 (voice@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