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황제 빌 그로스, "그린스펀을 믿어보자" (edaily)

[edaily 강종구기자] “아주 민감한 시기입니다. 분석하기가 어렵습니다” 채권펀드의 황제라는 핌코그룹의 빌 그로스도 채권시장의 끝없는 랠리에는두 손과 두 발을 다 들었다. 세계 국채 가격은 “거품”이라는 경고를무시하고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고 일본 등에서 투자자들은 홀린 듯 채권사재기에 몰두하고 있다. 세계 최대의 채권뮤추얼펀드 그룹인 핌코에서 최고투자책임자(CIO)를 맡고있는 빌 그로스는 채권시장의 이정표와 같은 존재. 그의 말 한마디에 따라세계 채권매니저들이 투자전략을 바꾸는 교과서와 같은 인물이다. 그러나 정작 채권시장은 번번히 거장을 비웃고 있다. 빌 그로스와 핌코의동료매니저들은 지난 해부터 채권시장에 대해 비관적인 입장을 취해 왔다.이유는 단순하고 명쾌했다. 금리는 역사적 저점에 근접했고 조지 W. 부시행정부는 경제를 살리겠다며 세금감면정책과 적자재정의 카드를꺼내들었다. 그러나 지난 해 미국 국채가격은 잠시 흔들리다가 다시상승곡선을 그렸다. 지난 해 12월 빌 그로스는 마침내 “최소한 미국 국채 만큼은 잔치가끝났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그 이후에도 채권시장은 호황을 이어갔다.주식시장으로 치면 S&P500지수와 같은 리만브라더스전체채권시장지수는지난 12개월 동안 11.3% 상승했다. 정크본드 지수의 경우에는 올 들어서만10% 이상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비즈니스위크는 9일 빌 그로스와의 인터뷰를 인용해 그가코쿠닝(cocooning) 전략으로 선회했다고 보도했다. 코쿠닝이란누에고치(cocoon)처럼 보호막 안에 숨어들어 방어하려는 전략으로예측하기 어려운 위험이 높을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빌 그로스의 이 같은 전략은 채권시장의 거품이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는시각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계속해서미국의 저금리 기조가 당분간 지속될 것임을 시사해 왔다. 지난 3일 앨런그린스펀 의장은 디플레이션을 막기 위한 일종의 “보험”으로 저금리가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미국 2년물 국채 수익률은 사상 최저치를기록했다. 빌 그로스는 “당혹스럽다”고 인정했다. “전통적으로인플레이션과 싸워온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을 부추기려 하는 것은 보기드문 일이다”고 그는 말했다. 빌 그로스는 대폭 줄였던 포트폴리오의 채권 평균 만기를 다시 늘려 업계평균인 3.8년보다 조금 길게 했다. 또 모기지담보채권(MBS)에 대한 투자를업계 평균은 3분의 1로 유지했다. 대신에 최근 가격이 급등한 회사채와국채의 비중을 줄였다. 최대 채권펀드인 토탈리턴펀드의 현금비중은 30%에육박하지만 이는 채권가격 급락시 저가매수를 위한 것이 아니라헤지전략의 일환이라고 그로스는 설명했다. 그로스는 또 펀드자금의 10% 가량을 외국 채권, 특히 독일 등 유럽의국채에 투자하고 있다. 유럽의 경제가 아직 침체상태여서 중앙은행이금리를 추가인하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때문이다. 강종구 기자 (darksky@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