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금리인하 운신폭 넓어져..내달초 선택은 (edaily)

미국의 추가 금리인하 조치와 국내외의 불투명한 경기상황이 맞물리면서 한국은행이 7월초 금리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점차 높게 점쳐지고 있다. 미국이 올 들어서만 무려 여섯 차례나 금리를 인하, 우리나라 콜금리와의 격차를 한층 벌려 놓아 선택의 여지가 넓어진 데다, 국내 경기를 짓누르고 있는 수출부진이 단기간내에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아울러 한국은행이 기대하고 있는 추경을 통한 경기대응이 정치권의 갑론을박으로 불투명한 상황이기도 하다. 물가부담이 향후 추가로 발생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점도 한은의 입지를 넓혀주고 있다. ◇한-미 단기 금리차 125bp로 확대 =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27일(현지시간) 개최된 공개시장위원회에서 올 들어 여섯번째로 금리인하를 단행했다. 연준리의 이날 25bp 금리인하 조치로 연방기금 금리는 3.75%로 낮아졌다. 한국은행의 콜금리 목표치가 5.0%인 점을 감안하면 한-미간 단기금리차가 125bp로 확대된 셈이다. 미국이 앞으로도 금리를 더 내릴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미간 금리차가 작다`는 말이 한은의 금리인하 불가방침을 설명하는 데 더 이상 등장하기 어렵게 됐다. ◇경기동조 심화에 따른 정책동조 강화 필요성 =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최근의 각종 미국 경기지표를 살피다 보면 우리 지표와 놀라울 정도로 흡사하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IT산업의 동향에 두 나라 경제가 함께 좌우되고 있다는 것. 통화와 재정정책 등 경기대책도 동조할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재경부의 다른 관계자는 이와 관련 "이미 정부는 5조원 규모의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해 놓은 상태"라며 이제는 한은이 나설 때임을 강조했다. ◇경기전망 불투명성 심화 = 미국경기가 불투명하다는 것은 곧 우리경제도 낙관하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4월 산업생산은 지난해 12월 이후 처음으로 전달보다 1.3% 줄었다. 미국의 경기침체 및 반도체 가격 급락으로 수출이 크게 부진해진 데 따른 것. 반면 재고는 17.1% 급증하며 재고율이 86.8%로 치솟았다. 29일 발표되겠지만 5월의 산업생산도 개선의 여지가 거의 없어 보인다. 4월에 9.9% 감소했던 수출이 5월에도 7.7%의 감소율을 기록했다. 내수가 상대적으로 덜 나쁘다고는 하지만 수출 공백을 메우기엔 역부족이다. 산업생산이 4월에 이어 5월에도 감소세로 판명된다면 완고했던 한은도 생각을 바꿀 가능성이 높다. 특히 우리경제가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국제 반도체 경기는 날로 사상 최악의 상황으로 빠져 들고 있어 산업활동 동향 등 이미 지나간 지표 해석을 놓고 논쟁을 벌일만큼 여유가 있는 것도 아니다. 수출은 이달에도 `전혀` 개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일본은 이날 5월중 산업생산이 3개월 연속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HSBC는 "예상했던 것보다 감소폭이 컸다"며 생산감소가 6개월은 더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일본은행은 이와 관련해 "그래도 금융정책을 현행대로 유지한다"고 발표했는데, 이에 주식가격은 급락세로 돌아섰다. ◇물가부담은 더 커지지 않을 듯 = 당초 재정경제부는 이달 소비자물가가 전달보다 소폭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연초 폭설과 한파의 여파가 이어지며 전달까지 높은 수준을 보였던 농산물 가격이 성출하기를 맞아 본격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 것. 뜻하지 않은 가뭄피해로 기대가 무산됐지만, 수해나 태풍 피해가 크지 않다면 다음달부터는 안정될 것이라는 게 재경부의 전망이다. 그동안 물가상승을 주도했던 농산물 가격은 이제 내리는 일만 남았고, 공공요금 인상도 폭이 크지는 않을 것이란 설명. 재경부는 특히 "지금까지의 물가 상승은 비용측면에서 발생한 것으로 통화정책으로 다스릴 일이 아니다"라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외국인 직접투자자금 유입으로 최근 원화가 엔화에 대해 상대적인 강세를 연출, 수출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는 문제도 금리인하를 통해 어느 정도 해소 가능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7월 금리인하 "한다" "안한다" 팽팽 = 그러나 7월 금통위가 금리를 내릴 것인 지 여부에 대해서는 여전히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ING베어링 증권은 지난 26일자 보고서에서 "최근 한국은행의 발언을 분석하고 정부관료와 토론을 벌인 결과 현재 정책의 초점이 인플레이션이 아니라 경기침체 문제 해결이라는 결론을 내렸다"면서 "한국은행이 오는 7월5일 25bp의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JP모건은 28일자 채권투자 전략에서 "미국이 금리를 25bp 낮췄지만, 7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콜 금리를 유지할 전망"이라면서 "리스크 관리를 위해 9월만기 국채선물을 팔라"고 권고했다. 안근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