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행,"펀드"에 매각추진..원칙변경 논란(edaily)

정부가 서울은행을 외국계 투자펀드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외국계 은행들을 상대로 매각협상을 벌여 왔으나, 마땅한 인수희망자가 없자 차선책으로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는 `은행은 은행에만 매각하겠다`던 정부의 당초 원칙을 변경한 것으로 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제일은행과 한미은행 사례를 통해 외국계 펀드의 은행경영 방식을 바라 보는 시선도 곱지 않다. 정부안에서 조차 이 문제와 관련한 합의가 형성돼 있지 않은 상황이다. ◇그동안의 방침은 `단독펀드에는 은행매각 불가` = "펀드는 단기 투자를 목적으로 할 뿐 은행을 경영하는 곳이 아니다"라는 게 그동안 펀드의 은행지분 인수를 반대해 온 정부의 논리다. 이 때문에 지난해 세계적 은행인 JP모건과 컨소시엄을 구성, 한미은행을 인수한 칼라일에게는 `일정기간 지분매각 금지`라는 조건이 부과됐다. 비슷한 시기 조흥은행이 미국계 투자펀드인 서버러스로부터 5억달러의 지분투자 유치를 추진하던 과정에서도 이런 원칙은 확고하게 지켜졌었다. "`금융기관`이라야 동일인 소유한도 4%를 넘어 은행에 투자할 수 있다"고 규정한 현행 은행법 시행령은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 해왔다. `단독 펀드는 금융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은행 지배주주가 될 수 없다`는 것. 공적자금 관리위원회도 지난 4월 "매각대상은 원칙적으로 은행 또는 은행이 포함된 컨소시엄으로 제한하며, 인수자는 3년간 지분 처분을 제한받는다"는 서울은행 매각 원칙을 정했었다. ◇"사겠다는 곳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 그러나 진념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9일 서울은행 매각에 관해서는 다른 방침이 적용되고 있음을 밝혔다. 그는 "외국계 펀드가 현재 실사를 벌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근영 금융감독위원장은 "협상상대는 도이치뱅크 계열의 펀드"라고 전했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 "서울은행 매각문제는 가격에 있는 게 아니라, 사겠다는 사람이 없다는 데 있었다"고 말했다. 진 부총리는 "그동안 외국계 은행들이 여러번 타진을 했었지만, 성사단계까지는 진행되지 못했다"고 원칙을 바꾼 배경을 설명했다. ◇부총리와 금감위원장 조차도 여전히 이견 = 그러나 금감위는 아직까지도 원칙 수정을 수용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근영 금감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경영에 참여할 기관을 찾는 것이지, 단순한 투자자를 원하는 것은 아니라는 의견을 공적자금관리위원회에 위원자격으로 전달했다"고 말했다. 금감위의 다른 고위 관계자도 "제대로 된 기관이어야지 펀드가 들어온 것 가지고 매각했다고 할 수 있겠나"면서 "모양도 안날 뿐 더러 실질적으로 전혀 도움될 게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진 부총리는 생각이 다르다. 그는 "일부에서는 투자회사가 들어오는 것에 대해 우려했지만, 투자회사에게도 기회를 줘야 한다는 의견을 적극 피력했었다"고 말했다. 서울은행을 펀드에 매각하는 것과 관련해 진 부총리와 이 위원장은 적어도 공적자금관리위원회의 위원 자격으로서 반대의 의견을 갖고 있다는 얘기다. edaily 안근모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