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 채권

하이브리드 채권(신종자본증권)은 일반 채권처럼 확정이자를 주지만 만기가 없는 게 특징인 상품입니다. 혹은 만기가 있다고 해도 너무 길거나, 고무줄처럼 만기를 늘릴 수 있어서 '상징적인' 의미밖에 없습니다. 어떻든 이 채권은 '하이브리드(hybrid)'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주식과 채권의 성격이 뒤섞인 이종(異種) 채권입니다. 최근 국내은행들이 이 채권을 발행하거나 발행계획을 밝히고 있는데, 은행들은 이 채권의 발행을 통해 자본을 확충할 수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즉 금감위가 규정을 개정하면서, 은행들에겐 유상증자를 거치지 않고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을 높일 수 있는 길을 열어준 것이죠. 그럼 투자자들에겐 어떤 잇점이 있을까요. 뭐니뭐니 해도 이 채권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고금리 때문입니다. 당장 자기자본비율을 늘리는 데 다급한 은행들은 이자를 조금 더 얹어주는 부담을 안고 이 채권을 발행하고 있습니다. 국내은행들이 연6~8%대로 이 상품을 판매하니, 고객들로서는 요즘같은 저금리 시대에 보기드문 고금리 상품을 만난 셈입니다. 하지만 투자자들에겐 몇 가지 유의할 점이 있습니다. 우선 만에 하나 은행이 파산하게 되면, 이 채권에 투자한 사람들은 원리금을 맨 뒤에 돌려받게 됩니다. 돈을 떼일 수도 있다는 의미입니다. 또 최근 나온 상품들을 보면 5년 후에 은행이 언제든 돈을 갚을 수있는 권리(콜옵션)을 갖는 형태인데, 이는 은행이 발행 후 5년이 지나면 빚을 미리 갚아버릴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금리가 높은 대신 이처럼 투자자에게 불리한 '조항'들이 들어가는 것이죠. 아울러 은행이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되거나 하면 이자를 못받을 수도 있는 위험요소가 있습니다. 하이브리드 채권은 은행이 만기를 연장할 수 있는 등 사실상 만기가 없고, 투자자들은 중간에 해약하고 원금을 찾을 방법이 없습니다. 이런 문제는 당연히 투자에 대한 메리트를 떨어뜨리겠죠. 따라서 은행들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하이브리드 채권을 증권거래소에 상장시킬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