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뉴욕금융시장]이틀째 하락..지표호조에 차익매물

- 3대지수 1%미만씩 하락..주간으로도 하락
- 기술주-이동통신주 부진..애플-페이스북 급락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뉴욕증시가 또다시 소폭 하락했다. 국내외 경제지표 호조에 반등을 기대했지만, 재정절벽 협상 부담감과 차익매물에 밀려 지수는 힘을 쓰지 못했다.

14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35.71포인트, 0.27% 하락한 1만3135.01로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도 20.83포인트, 0.70% 떨어진 2971.33을 기록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역시 전일보다 5.87포인트, 0.41% 낮은 1413.58을 기록했다. 주간 기준으로도 3대 지수 모두 소폭 하락했다.

개장전 중국 제조업지표가 두 달째 확장세를 이어가며 호조를 보였고 스페인도 전면 구제금융 지원 요청이 필요하지 않다고 공식 발표하면서 시장심리가 개선되는 모습이었다.

또 미국의 12월 마킷 제조업지표가 8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산업생산도 2년만에 최대폭으로 증가하는 등 경제지표 호조도 눈에 띄었다. 그러나 재정절벽 협상에서 양측이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하자 시장은 반등 대신 조정을 택했다.

대부분 업종들이 부진한 가운데 특히 기술주와 이동통신주가 약세를 주도했다. 시가총액 1위 업체인 애플은 이날 UBS가 목표주가를 700달러까지 하향 조정한 탓에 다시 4% 가까이 급락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다. 이로 인해 주요 공급업체인 제이빌와 퀄럼, 스카이웍스 등도 동반 하락했다.

페이스북은 1억5600만주에 이르는 또 한 차례 대주주 지분매각 제한조치 해제로 인해 물량부담이 커지며 5% 이상 급락했다. 전날 창업주인 리처드 슐츠의 지분 인수 제안 기대로 급등했던 베스트 바이도 제안이 내년 2월로 늦춰질 것이라는 소식에 15%에 가까운 급락세로 널뛰기 양상을 보였다.

반면 제너럴 일렉트릭(GE)은 12%나 배당률을 높인다는 소식에 강보합권을 유지했고, 어도비 시스템스 역시 시장 예상보다 좋은 실적으로 인해 5.71%나 올랐다.

◇ 라호이 “스페인 전면 구제금융 필요없다”

은행권 구제금융 지원 이후 추가적인 전면 구제금융 요청까지 검토해왔던 스페인이 결국 당분간 이를 요청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는 이날 “현재 우리는 전면 구제금융 지원이 필요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는 유럽중앙은행(ECB)이 유로존 국채 매입 방침을 밝힌 지난 8월 이후부터 꾸준히 지속돼온 전면 구제금융 지원 요청설에 대해 스페인 정부가 처음으로 확실한 입장을 밝힌 것이다.

라호이 총리는 “물론 우리는 구제금융 지원이 필요하다면 그것을 활용할 것이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제하면서 “지금으로서는 필요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시장에서의 자금조달에 실패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ECB가 국채 매입 재개 방침을 밝힌 이후 스페인 국채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스페인 재무부는 올해 계획했던 국채 발행량을 모두 채워 발행하는데 성공했고, 현재는 내년 자금조달을 위한 완충장치까지 확보하고 있다. 전날에도 입찰을 통해 3년과 5년, 28년만기 국채 발행을 성공리에 마쳤다.

다만 라호이 총리는 “ECB가 ‘유럽은 그리스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누구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상황인 만큼 EU 어떤 국가도 필요할 때 그런 지원책을 굳이 배제하지 않을 것이며 정작 지원이 필요할 때 이를 이용하지 않는 것은 엄청난 실수가 될 것”이라며 상황에 따라 이를 다시 검토할 수 있다는 여지는 남겼다.

◇ ‘매파’ 피셔-래커 총재, 연준 부양책 비판

지난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홀로 반대표를 던졌던 제프리 래커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 총재와 리처드 피셔 댈러스 연은 총재 등 소위 매파들이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부양책에 비판을 가했다.

래커 총재는 이날 성명서에서 “연준은 향후 기준금리를 언제 인상해야할지 전망을 시장에 제시하면서 실업률과 같은 목표를 사용해선 안된다”고 밝혔다. 그는 “실업률과 같은 하나의 지표가 노동시장 여건의 완벽한 그림을 제공할 수 없다”며 보다 질적인 관점에서 경제상황을 설명해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앙은행이 자산매입을 더 많이 할수록 그 만큼 인플레이션 상승 위험은 더 커진다”며 “연준은 국채만 매입하되 기존에 사왔던 모기지담보증권(MBS)은 더이상 매입하지 않아야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피셔 총재도 계속된 양적완화 조치로 악화된 연준의 대차대조표로 인해 제 때 출구전략을 펴기 어려울 수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특히 그는 전설적인 밴드인 더 이글스의 ‘호텔 캘리포니아’라는 노래의 마지막 소절을 거론하며 “체크아웃은 언제든 자유지만, 결코 떠날 순 없는(You can checkout anytime you like, but you can never leave)” 상황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美 제조업-산업생산 지표 동반 호조

마킷사가 발표한 12월중 미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는 54.2를 기록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52.0은 물론 앞선 11월 확정치인 52.8을 모두 웃돈 것이다. 특히 이는 지난 4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또한 경기 확장과 위축을 가르는 기준인 50선을 가볍게 넘어서기도 했다.

세부 항목별로는 출하지수가 55.1로, 앞선 11월 확정치인 53.5보다 높아졌고, 신규주문지수는 53.6에서 54.8로, 고용지수는 52.6에서 54.4로 각각 개선됐다. 출하와 신규주문, 고용지수도 모두 지난 4월 이후 최고치였다.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미국의 지난 11월 산업생산이 전월대비 1.1%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10월의 0.7% 감소에서 증가세로 급선회한 것으로, 시장에서 예상했던 0.3% 증가 전망도 크게 웃돌았다. 특히 이는 지난 2010년 12월 이후 무려 2년여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이었다.

산업별로는 전체 산업생산의 75%에 이르는 제조업 생산이 무려 1.1% 증가로 살아났다. 10월에는 1.0%나 감소했었다. 이 역시 지난해 12월 이후 1년여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이었다. 특히 자동차 생산이 늘어난 것도 산업생산 증가에 한 몫했다. 광공업은 0.8% 증가했고 유틸리티 생산도 1.0% 늘어났다. 11월중 가동률도 78.4%로 전월의 77.7%보다 높아졌다. 또 78.0%였던 시장 전망치도 가볍게 넘어섰다.

◇ 美 인플레이션 안정..CPI 6개월만에 하락

미국의 소비자물가가 지난달 6개월만에 처음으로 하락 반전했다. 유가 하락과 수요 둔화 등으로 인플레이션이 잘 통제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 여력도 높아지게 됐다.

미국 노동부는 이날 지난 11월 미국의 소비자물가가 전월대비 0.3%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0.2% 하락을 점쳤던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것으로, 지난 5월 이후 6개월만에 처음으로 하락했다. 전년동월대비로도 1.8% 상승에 그쳐 시장 예상치인 1.9%보다 역시 낮았다.

변동성이 큰 음식료와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는 전월대비 0.1%, 전년동월대비 1.9% 각각 상승했다. 이 역시 시장 전망치였던 0.2%와 2.0%를 각각 밑도는 수준이었다. 실제 품목별로는 에너지 가격이 4.1%나 하락했고 휘발유 가격도 7.4% 급락했다. 신차 가격은 0.2% 올랐고 음식료품과 주택가격은 각각 0.2%, 0.3% 상승했다.

거스 파우처 PNC뱅크 시니어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은 안정적”이라며 “현재와 같은 경제상황에서 기업들이 제품 가격을 인상하긴 어려우며 근로자들의 임금 인상률도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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